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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1.12 금/ 생명의 물꼬를 트는 믿음과 사랑 - 기 프란치스코 신부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8-01-11 조회수2,119 추천수5 반대(0) 신고




연중 1주 금, 마르 2,1-12(17.1.12)

“일어나 네 들것을 가지고 걸어가라.”(마르 2,9)





The healing of a paralytic


 



생명의 물꼬를 트는 믿음과 사랑

 

예수님께서 카파르나움의 시몬의 집에 계시다는 소문이 퍼지자, "문 앞까지 빈자리가 없을 만큼 많은 사람이 모여듭니다."(2,2). 그분께서는 그들에게 복음 말씀을 전하십니다. 주님께서는 모든 이의 모든 것이 되려고 오신 것입니다. 영원한 생명이신 분께서 그 어떤 조건도 차별도 없이 모두에게 생명을 주신 것이지요.

예수님께서 시몬의 집에 모인 이들에게 복음 말씀을 전하고 계실 때(2,2), 사람들이 중풍병자를 그분께 데려갑니다(2,3). 중풍병자는 집에서 한 발짝도 떠나지 못한 채 고통과 절망 속에 지냈을 것입니다. 그는 몸만 마비된 것이 아니라 마음과 생각마저 무디어짐을 절실히 느꼈을 것입니다. 나아가 가족들의 분위기도 무거웠음이 분명합니다. 집안에 누워만 있다보니 외부와 단절되고 모든 관계도 소원해져갔을 것입니다.

사람들은 '삶과 영혼의 마비'로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을 겪고 있는 그를 생명의 빛이신 예수님께 데려갑니다. 그분 곁으로 가서 관계를 맺음으로써 몸과 마음과 영혼이 풀림을 알아보고 믿었던 까닭입니다. 그런데 "군중 때문에 그분께 가까이 데려갈 수가 없었습니다."(2,4) 생명의 샘이신 예수께서는 모든 이를 살리고자 하시나 사람들이 생명의 물길을 막은 것이지요.

우리 자신은 어떻습니까? 생명을 갈구하면서도 생명으로 가는 길을 막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봐야겠습니다. 폐쇄적이고 경직된 사고와 마음이 영혼의 중풍을 일으킵니다. 고정관념과 편견, 폐쇄적인 태도, 과거지향적 삶, 무의식의 작동에 내맡기는 자세는 영혼을 마비시킵니다. 냉정과 무관심, 맹목적인 신념과 돈에 끌려다니는 신앙생활, 교회지도자들의 수직적이고 권위적인 태도는 인간과 사회를 마비시켜버립니다.

관계를 단절하고 소원하게 하는 모든 것들이 생명으로 가는 길을 막는 암초들입니다. 서로를 살리고 기쁨과 희망으로 바꾸는 것이 아닌 모든 것이 우리를 마비시켜버립니다. 그럴 때마다 우리는 생명의 샘이신 예수님을 찾아나서야 합니다. 온갖 마비를 풀어내려면 달리 길이 없는 까닭입니다.

중풍병자에게 다가간 사람들의 태도는 놀랍습니다. 그들은 온 존재가 마비되어 생명에서 멀어져 있는 중풍병환자의 집으로 들어갑니다. 자신들 안에 계신 생명의 힘으로 꺼져가는 생명에게 손을 내민 것입니다. 작은 생명이 더 크고 영원한 생명의 집으로 함께 들어가려고 죽음을 향해가는 희미한 생명과 관계를 맺은 것입니다.

사람들은 생명이신 그분께서 계신 자리의 지붕을 벗기고 구멍을 내어, 중풍 병자가 누워 있는 들것을 달아 내려보냅니다(2,4). 생명으로 가는 장애물을 만나자 하느님과 더 가까운 지붕위로 올라가 '희망과 사랑의 물꼬'를 틉니다. 예수님께서 그들의 믿음을 보시고 중풍 병자에게 말씀하십니다. “너는 죄를 용서받았다. 일어나 들것을 들고 집으로 돌아가거라.”(2,5-11)

우리도 편견과 아집, 냉정과 무관심, 관계단절과 폐쇄적인 태도를 버리고 생명의 샘이신 주님을 찾아나서야겠습니다. 절망과 어둠의 집을 떠나 희망이신 주님의 손을 잡아야겠습니다. 오늘도 ‘일어나라’고 하시며 굳어진 우리 몸과 영혼에 활기를 불어넣어주시는 주님과의 생명의 관계 속으로 들어가야겠습니다. 나와 우리 사회와 교회를 마비시키는 들것을 떠나보내고 생명의 물길을 막는 지붕을 벗겨내는데 헌신해야겠습니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story.kakao.com/ch/france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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