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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1.13 토/ 꺼내시고 들어가시어 살려주시는 주님 - 기 프란치스코 신부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8-01-12 조회수2,142 추천수6 반대(0) 신고




연중 1주 토, 마르 2,13-17(18.1.13)

“나는 의인이 아니라 죄인을 부르러 왔다.”(마르 2,17)





The call of Levi


 



꺼내시고 들어가시어 살려주시는 주님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세관원인 레위를 부르시어 제자로 삼으시고(2,14), 그의 집에서 당신을 따르던 많은 죄인과 세리들과 제자들과 함께 음식을 잡수십니다(2,15). 그분께서는 죄의 온상인 세관에서 마태오를 '꺼내시고', 죄인인 그의 집으로 '들어가시어' 함께하심으로써 다시 시작할 수 있게 해주십니다.

헤로데 대왕 때(기원전 37-서기 4년) 세금은 왕의 관리들이 거두었습니다. 그 아들 헤로데 안티파스도 이 관행을 따랐습니다. 왕의 관리 중 하위 고용인들이 보통세와 관세(지방세), 통행세를 거둬들였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들은 이방인들과 접촉할 뿐 아니라 세금을 터무니없이 많이 매겨 부당이득을 취했기에 죄인으로 여겨졌습니다(마태 11,19).

식민통치자들을 도우며 탐욕에 빠진 그들은 매국노라 불렸습니다. 미슈나는 그들을 도둑들, 살인자들, 죄인들과 연결지었지요. 세관은 탐욕의 샘이었고 죄의 온상이었습니다. 하느님을 잊은 영혼들의 썩어가는 악취가 가득한 곳이었지요. 예수님께서는 탐욕이 들끓는 환경에 있던 레위를 꺼내시어 '선물받은 사람'이란 뜻의 제자 마태오를 부르신 것입니다. 자비와 해방을 체험한 죄인은 '일어나 그분을 따라' 부활의 발걸음을 내딛습니다.

이어 예수님께서는 죄인 레위의 집에 '들어가시어' 다른 많은 세리와 죄인들과 함께 식사하십니다. 죄와는 무관하신 분이 죄인들 속으로 들어가신 것입니다. 죄를 품은 사람들끼리 어울리면 죄는 더욱 커가고 악성을 더해가며 불의를 일삼게 되지요. 그러나 우리의 죄는 죄없으신 선 자체이시며 자비이신 분의 끼어듦으로 창조의 깨끗함을 회복합니다. 그분의 들어오심으로 탐욕 대신에 나눔이, 불의 대신에 공정이 드러납니다.

율법에 따르면 예수님께서 이런 죄인을 제자로 삼으시고 그들과 함께 어울리신 것은 명백히 불경스러운 일이었습니다. 바리사이파 율법학자들이 이의를 제기하자(2,16), 예수님께서는 의인이 아니라 영혼의 병을 앓고 있는 죄인을 구원하러 왔다(2,17)고 하십니다. 의인을 미워하시거나 차별하신 것이 아니라 '먼저' 죄인들에게 다가가 친교를 나누신 것이지요.

오늘도 예수님께서는 우리 각자의 세관에서 꺼내주고자 하시고, 죄로 얼룩진 내 영혼의 집으로 들어와 함께하고자 하십니다. 부패와 탐욕과 불의로 혼탁해지고 차거워진 세상 한복판으로 들어오고자 하십니다. 우리의 응답은 일어나 나의 세관을 박차고 그분을 따르는 것뿐입니다. 일시적인 몸짓이 아니라 그분의 삶의 방식을 항구히 따르는 것이지요.

우리는 예수님께서 살아가신 것처럼 살아야 합니다. 현세 사물을 탐내지 말고, 썩어 사라질 돈벌이에 집착하지 말아야 합니다. 세상 명예와 권력을 멀리하고 하느님을 갈망하도록 힘써야겠습니다. 누구에게나 선을 행하고, 상처를 주지 말아야 합니다. 오해받고 무시 당해도 분노하지 말며, 원수마저도 사랑하도록 힘써야겠습니다.

오늘도 탐욕과 불의의 자리인 세관을 벗어나지 못한 채 영혼의 병을 앓고 있는 이들을 사랑으로 '꺼내고', 하느님의 선으로 함께했으면 합니다. 병을 고쳐주시는 주님께 '사랑 진료'를 받는 복된 날이길 희망합니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story.kakao.com/ch/france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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