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 1.15 월/ 왜 단식하는가? - 기 프란치스코 신부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8-01-14 조회수2,172 추천수5 반대(0) 신고




연중 2주 월, 마르 2,18-22(18.1.15)

“신랑을 빼앗길 날이 오면 단식할 것이다.”(마르 2,20)





The question about fasting


 



왜 단식하는가?

 

오늘 복음에서 사람들이 예수님께 “요한의 제자들과 바리사이의 제자들은 단식하는데, 선생님의 제자들은 어찌하여 단식하지 않습니까?”(마르 2,18) 하고 묻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온갖 것을 새롭게 하시고 구원의 기쁨을 주는 당신과 함께 있는 동안에는 단식할 필요가 없다 하십니다. 그 기쁨이 사라지는 때, 곧 메시아인 당신이 죽음을 맞을 때가 바로 단식할 때라고 하십니다(2,19-20).

중요한 핵심은 단식하는 이유와 목적입니다. 유다인들에게 단식은 의무였습니다. 단식해야 하는 이유는 애도, 속죄, 간구였습니다. 그들에게 단식은 죄인임을 알아차리는 행위였지요. 또한 그들은 단식으로 자신의 비참한 처지를 드러내면서 하느님의 은총을 간구했습니다. 그들은 하느님의 진노를 피하거나, 죄의 위험에 걸려넘어지지 않도록 도움을 청하려고 단식하기도 했습니다.

세례자 요한의 제자들도 스승의 고행을 본받아 자주 단식했던 것 같습니다. 단식은 하느님께서 반기시는 신심행위였으나 바리사이들은 다른 사람의 시선을 끌려고 위선적으로 했습니다. 단식 자체가 나쁜 것이 아니지요. 문제는 어떤 동기로 하느냐입니다. 사람들은 건강, 종교적 신념, 사회정의 등 다양한 목적으로 단식합니다. 문제는 사리사욕을 채우거나 드러내보이려고 하는 단식입니다.

예언자들은 정의와 이웃사랑과 무관한 거짓 단식을 신랄하게 비판했지요(이사 58,3-9; 예레 14,12).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신랑이 함께 있는 동안에는 단식할 수 없다. 그러나 그들이 신랑을 빼앗길 날이 올 것이다. 그때에는 그들도 단식할 것이다."(2,19-20) 예수님께서는 단식해야 하는 근본적인 이유를 알려주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단식은 종말론적인 구원의 기쁨과 연관되어 있습니다. 이는 유다인들이 애도, 속죄, 간구를 목적으로 해오던 공적 단식을 부인하신 것이 아닙니다. 그보다 더 근본적으로 하느님의 부재와 메시아의 죽음 때문에 단식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따라서 단식은 결코 자신을 드러내거나 자기만족 때문에 할 일이 아닙니다.

참 단식은 온 존재로 신랑이신 예수그리스도를 만나려는 것입니다. 단식은 우리가 사랑하는 신랑이신 예수그리스도의 고통과 수난에 동참할 목적으로 해야 합니다. 가난과 소외, 불의와 차별, 거짓과 악행으로 추방되어버린 하느님을 모셔오려는 단식이 되어야겠지요. 따라서 단식은 소극적으로 악습을 삼가거나 절제하는 개인적인 수련 그 이상의 것입니다.

영원한 기쁨을 가져다주는 그분과 함께하지 못하는 ‘사랑의 결핍과 부재’를 다시 하느님으로 채우는 것이 진짜 단식입니다. 여기서 단식의 사회적 차원이 드러납니다. 단식한다면 굶주린 사람들을 외면하지 말아야 합니다.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과 함께하며 인간다운 삶의 회복을 꾀하고 불의에 저항하지 않는 단식은 위선입니다. 교회도 권력과 돈에서 자유로워져 하느님의 선과 자비와 정의를 드러내는 단식을 해야 할 때입니다.

우리 모두 위선, 과거 전통과 제도에 매인 폐쇄적인 태도에서 벗어나야겠습니다. 돈의 우상, 탐욕과 이기주의, 무관심, 차별을 부르는 사회구조들, 비합리적 사고, 폐쇄적인 태도, 고정관념과 편견, 권력의 남용과 부패 등을 끊어버려야 합니다. 그런 단식을 통해 새 포도주를 새 부대에 담는 우리가 되었으면 합니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story.kakao.com/ch/francesco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