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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1.16 화/ 존엄한 생명을 살리는 법 - 기 프란치스코 신부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8-01-15 조회수2,061 추천수5 반대(0) 신고




연중 2주 화, 마르 2,23-28(18.1.16)

“안식일이 사람을 위하여 생긴 것이다.”(마르 2,27)







 



존엄한 생명을 살리는 법

 

예수님께서 안식일에 밀밭 사이를 질러가시게 되었는데 그분의 제자들이 밀이삭을 뜯기 시작합니다(2,23). 그러자 바리사이들이 안식일을 어겼다며 예수님께 시비를 겁니다(2,24). 이에 그분께서는 그들에게 말씀하십니다. “안식일이 사람을 위하여 생긴 것이지, 사람이 안식일을 위하여 생긴 것은 아니다.”(2,27)

하느님께서는 인간을 사랑으로 창조하신 다음 쉬셨습니다(창세 1,26-2,4). 따라서 누구나 생존 때문에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멈추어 하느님 안에 쉴 권리가 있습니다. 사람이 먼저이지 법이나 제도가 앞서지 않는다는 것이지요. 법이나 제도는 인간의 존엄을 살리려고 존재하는 것입니다.

바리사이들도 일정한 경우에는 율법의 예외를 인정함으로써 율법을 완화시켜 해석하려고 했지요. 그러나 안식일의 주인이신 예수님께서는 훨씬 폭을 넓혀 율법을 인간을 위한 사랑의 바탕 위에서 해석하셨습니다. 율법은 상대적인 의미와 가치가 있을 뿐이며, 인간의 존엄을 해쳐서는 안된다는 것이지요. 예수님의 권위 있는 사랑의 가르침이 인간을 살리는 것이지요.

우리는 차별과 소외를 조장하는 입법, 법에 의한 폭력, 불공정한 법 적용 등을 수없이 경험하고 있습니다. 재벌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 황제노역, 사법부와 검찰에 대한 심각한 불신 현상은 그런 현실을 잘 표현해줍니다. 영화 '1987'에서 보듯 법 자체를 완전 무시한 공권력에 의한 살인이 자행되기도 하지요. 유신독재 때 이루어진 인권탄압과 5.18 군부 쿠테타에 의한 시민 무차별 살상은 극을 달한 경우입니다.

인간을 도구화하고 인간의 소외와 차별을 불러일으키며 죽음에 이르는 폭력행사는 입법, 해석, 적용의 모든 과정에서 일어납니다. 그런 일은 권력욕과 재물욕에 눈이 먼 사람들에 의해 서슴없이 저질러지곤 합니다. 권력과 자본이 결탁하여 언론의 감시기능을 마비시킬 때 그것은 더 가공할 폭력성을 드러냅니다. 우리는 그 가증스러운 현실을 이 땅에서 보아왔습니다.

양상이 좀 다르긴 하지만 한국교회도 이런 면에서 심각한 성찰과 반성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복음의 근본정신과 영 안에서의 자유를 체험하고 살도록 격려하고 돕는 것이 사목자의 역할일 것입니다. 그런데 교역자들의 뜻과 그들이 정한 지침에 조금만 벗어나도 죄인시 하는 경우가 적지 않지요.

교회마저 세상 권력과 돈의 힘에 기대어 더 커지고 더 부유해지고 더 강한 힘을 지니려 애씁니다. 그럴싸한 외형을 갖추고 복음과는 별 상관없는 갖가지 규정들을 만들어 강요하는 바리사이의 병폐를 되풀이하기도 하지요. 그런 썩은 구태를 벗어버리고, 인간을 최고의 가치로 삼아야겠지요. 모든 제도와 법이 생명의 혼을 불어넣는 사랑의 도구가 되도록 해야겠습니다. 인간을 위하시는 하느님의 사랑으로 서로를 소중히 여기며 생명을 존중하는 의식의 전환이 필요할 때입니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story.kakao.com/ch/france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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