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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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양치기신부님의 매일묵상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18-01-17 조회수2,062 추천수1 반대(0) 신고

 

 

거룩한 분노

 

 

이 땅에 오신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의 외아들로서 신성(神性)을 지니고 계신 분이셨지만, 동시에 우리 인간과 똑같은 처지로 오셨습니다. 다시 말해서 우리와 똑같은 인간 조건, 인성(人性)을 동시에 겸비하셨습니다.

 

 

복음서를 통해 드러나는 예수님의 모습은 참으로 인간적이십니다. 우리네 인간들이 이 세상 살아가면서 느끼게 되는 감정들을 고스란히 지니고 계셨습니다. 그분에게서는 지극히 자연스런 인간미가 풀풀 풍기셨습니다.

 

 

잔치집에 가신 예수님께서는 우리와 똑같은 모습을 보이셨습니다. 차려진 음식을 원없이 드셨고, 포도주도 한 잔도 마다하지 않으셨으며, 분위기도 곧잘 맞추셨습니다. 예수님께서 공개석상에서 얼마나 잘 드시고, 잘 마시셨으면, 주변 사람들은 이런 말까지 했습니다. “보라, 저자는 먹보요 술꾼이며 세리와 죄인들의 친구다.”(마태오 복음 1119)

 

 

뿐만 아니라 예수님께서는 절친 라자로의 영안실을 방문하셔서는 마음이 복받치고 살란해지셔서, 눈물까지 흘리셨습니다. “마리아도 울고 또 그와 함꼐 온 유다인들도 우는 것을 보신 예수님께서는 마음이 복받치고 산란해지셨다. 예수님께서도 눈물을 흘리셨다.”(요한 복음 1133, 35)

 

 

그뿐이 아닙니다. 한없이 대자대비하신 예수님이셨지만, 때로 크게 화를 내신다거나 분노를 터트리기도 하셨습니다. 언제? 바로 인간의 사악함 앞에서, 하늘을 찌르는 인간의 불의 앞에서.

 

 

한 인간의 깊은 슬픔이나 끝도 없는 고통은 뒷전이고, 그저 안식일 법을 어기는가, 아닌가에 혈안이 된 바리사이들의 사악함 앞에, 예수님께서는 크게 분노하시며, 동시에 슬퍼하셨습니다.

 

 

그분께서는 노기를 띠시고 그들을 둘러보셨다. 그리고 그들의 마음이 완고한 것을 몹시 스러하시면서 그 사람에게, ‘손을 뻗어라.’ 하고 말씀하셨다.”(마르코 복음 35)

 

 

오늘 우리에게도 때때로 분노가 필요합니다. 그 분노는 그저 내 기분 상하니까, 아무때나 상관하지 않고 터트리는 분노가 아니라, 예수님께서 보여주신 거룩한 분노입니다.

 

 

무수한 악행과 비리의 온상이면서도 끝까지 회개하지 않는 저 사악한 무리들의 거듭된 죄악 앞에, 침묵하거나 포기할 것이 아니라 분노하며, 선으로 그들의 악을 제압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내뱉는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어찌 그리도 천박하고 저질인지, 입을 열 때 마다 영향 받을 우리 청소년들 걱정이 앞서는, 저 악한 일당들의 언행 앞에 거룩한 분노가 필요합니다. 그게 아니다, 사실은 이렇다는 외침이 필요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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