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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양치기신부님의 매일묵상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18-01-22 조회수1,798 추천수3 반대(0) 신고

 

 

무서운 성령 모독죄

 

 

내전(內戰)이 거듭되는 한 선교지 선교사 형제가 겪은 가슴 아픈 이야기를 전해 들었습니다. 지속되는 부족 간의 내전에 나라 전체가 대혼란에 빠졌습니다. 각국의 대사관에서는 자국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신속히 탈출하도록 교통편을 제공했습니다. 부자들과 정치인들은 다들 앞다투어 해외로 빠져나갔습니다. 결국 죽어나는 사람들은 가난한 백성들과 힘없는 아이들이었습니다.

 

 

그 와중에도 우리 선교사 형제들은 끝까지 전쟁터에 남아 아이들을 지켰습니다. 한 선교사 형제께서 아이들 먹거리를 구하기 위해, 차를 몰고 시장을 보고 돌아올 때였습니다.

 

 

수도원을 거의 목전에 두고 한 검문소를 지나가게 되었습니다. 칡뿌리로 막은 보잘 것 없는 검문소였는데, 총을 든 군인들은 신부님을 차에서 내리게 했습니다. 그날따라 잘못 걸린 것입니다. 무례하기 짝이 없는 군인들은 신부님을 땅 바닥에 무릎 꿇린 다음 몇 시간 동안이나 갖은 욕설을 퍼붓고 폭력을 가했습니다.

 

 

계속되는 협박과 모욕 앞에 저는 이 땅의 가난한 청소년들을 위해 일하는 천주교 신부입니다.”라고 말했더니, 그 군인들이 하는 말. “네가 신부면 나는 하느님이다!” 우여곡절 끝에 가진 것 다 빼앗기고, 간신히 풀려났지만, 너무나 속상하고 큰 충격에 휩싸였던 신부님께서는 다음 날 새벽 미사를 봉헌하면서 미사를 이어가지 못했습니다.

 

 

이 세상 살아가다보면 대놓고 하느님과 성령을 모독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습관적으로 성모님과 예수님의 이름으로 욕설을 해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예루살렘에서 온 율법학자들이 그랬습니다. 그들은 하느님의 외아들이신 예수님을 보고 베엘제불이 들렸다고 말했습니다. 그들은 예수님이 마귀 우두머리의 힘을 빌려 마귀를 쫒아댄다고 말했습니다.

 

 

해도해도 너무한 그들을 향해 진노하신 예수님의 음성이 부들부들 떨릴 정도였습니다. “성령을 모독하는 자는 영원히 용서를 받지 못하고 영원한 죄에 매이게 된다.”(마르코 복음 329)

 

 

혹시라도 오늘 우리 역시, 자신도 모르게 하느님과 성령을 모독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겠습니다. 우리의 말과 행실로 하느님의 이름과 성령을 욕되게 하는 일은 없는지 성찰해봐야겠습니다.

 

 

어찌 보면 우리 인간 각자는 하느님의 성령께서 현존하고 계시는 성령의 궁전입니다. 비록 부족한 죄인인 우리 인간이지만, 우리 안에 하느님의 성령께서 살아 숨쉬고 계십니다. 이토록 소중한 성령의 현존 장소인 인간 존재를 모독하는 일 역시, 일종의 성령 모독죄입니다.

 

 

하느님께서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시고 희망하시는 나를 향해, “나는 틀렸어!” “내 인생을 끝났어.”라고 외친다면, 이것 역시 성령 모독죄입니다. 하느님께서 매일같이 인내하시며, 든든한 성채처럼 지켜주고 계시는 그를 향해, “너는 도저히 안되!” “너는 희망이 없어!”라고 말한다면, 이것 역시 일종의 성령 모독죄입니다.

 

 

 †살레시오회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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