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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성 티모테오와 성 티토 주교 기념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8-01-26 조회수2,077 추천수11 반대(0)

처음으로 예비자 교리를 했던 때를 기억합니다. 저는 군대에서 제대를 하고, 돈보스코 센터에서 지냈습니다. 학생들에게 영어를 가르쳐 주었고, 용접 일을 배웠습니다. 본당 신부님께서 토요일에 학생들에게 예비자 교리를 가르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매주 신길동에서 봉천동으로 가서 학생들을 만났습니다. 30년 전의 일입니다. 교리를 하기 전에 기타를 치면서 함께 노래를 부르기도 했습니다. 학생들의 이름이 기억나는 것을 보면 정성을 다 했던 것 같습니다.

 

첫 본당에서 예비자 교리를 했던 때를 기억합니다. 많은 분들이 강당으로 오셨습니다. 저는 마치 학원 선생처럼 교리를 가르쳤습니다. ‘인간, 종교, 하느님, 예수 그리스도, 성서, 성사, 전례, 교회, 신앙생활, 교회사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가방에 선물을 넣어가지고 질문을 받았습니다. 가방에는 묵주, 성서, 십자가를 담았습니다. 예비자들은 몇 번의 질문 만에 가방에 있는 선물을 알아맞혔습니다. 재미있었고, 보람 있었습니다.

 

적성에서는 두 명에게 예비자 교리를 가르쳤습니다. 한명은 통닭을 배달하였고, 다른 한명은 우유를 배달하였습니다. 통닭을 배달하던 친구는 가끔씩 통닭을 가져왔습니다. 우유를 배달하던 친구가 노루를 가져왔던 기억도 있습니다. 교구청에 있으면서 예비자 교리를 할 기회가 거의 없습니다. 매일 복음 묵상을 나누는 것으로 대신하지만 사제는 늘 복음을 전해야 합니다. 복음을 말과 행동으로 실천해야 합니다.

 

가끔 외식을 할 때가 있습니다. 며칠 전에는 해물 뚝배기를 하는 곳에서 점심을 먹었습니다. 음식은 맛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직원들을 보면서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모두들 지치고, 힘들어 보였습니다. 얼굴 표정은 근심과 걱정이 가득해 보였습니다. 손님들과 눈을 마주치려고 하지도 않았습니다. 나중에 다시가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았습니다. 함께 식사를 한 친구들도 한마디씩 하였습니다. 직원들이 좀 더 친절하고, 환하게 웃으면서 손님을 맞이하면 좋겠다고 하였습니다. 저녁을 먹은 식당도 맛이 있었습니다. ‘갈치조림을 먹었습니다. 경치도 좋았고, 직원들도 친절했습니다. 얼굴의 표정이 모두 밝았고, 손님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배려하였습니다. 당연히 친구들도 나중에 다시 오자고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두 곳의 식당에서 식사를 하면서 우리들의 신앙을 잠시 생각하였습니다. 세상 사람들은 종교를 선택한다면 천주교를 택하겠다고 말을 많이 합니다. 그런 사람들이 천주교와 개신교를 방문한다면 어떤 느낌을 가질까? 천주교나 개신교 모두 예수님의 가르침을 따르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전해준 사랑과 희생을 본받아 영원한 생명에로 나가려고 합니다. 그러나 과연 우리들의 모습이 세상 사람들에게 예수님의 사랑과 희생을 보여 줄 수 있는지 생각합니다. 우리들의 이기적인 모습, 우리들의 이율배반적인 신앙생활, 우리들의 나약함 때문에 어쩌다 성당을 찾은 사람들에게 실망을 주는 것은 아닌지 생각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을 파견합니다. 어떻게 복음을 전해야 하는지, 어떻게 행동을 해야 하는지 알려 주십니다. 복음을 전하는 이들은 신념이 있어야 하고, 복음을 전하는 이는 자기 자신의 욕심을 버려야 하고, 복음을 전하는 이는 희망을 보여 주어야 한다고 말씀을 하십니다. 오늘 바오로 사도는 바로 그런 모습을 잘 보여 주고 있습니다. 비록 감옥에 있었지만, 결코 좌절하거나, 낙담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제자들을 걱정하였고, 제자들의 가족들까지 배려하고 있었습니다. 그런 바오로 사도의 모습을 보면서 티모테오와 티토는 참다운 제자의 길이 무엇인지를 배웠습니다.

 

바오로 사도는 힘들고 어려웠지만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우리들은 주님을 전하는 제자들입니다. 우리가 감사하는 마음을 가질 때, 우리들의 모습을 보면서 세상 사람들이 위로와 희망을 얻을 것입니다. 감사하면 감사할 일들이 생긴다고 합니다. 적어도 하루에 하나씩은 감사할 일을 찾으면 좋겠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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