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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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연중 제3주간 토요일(신학교 합격생 감사미사)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8-01-27 조회수1,875 추천수10 반대(0)

합격생 여러분 먼저 축하드립니다. 사랑하는 자녀를 하느님의 부르심에 응답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시고, 격려해 주신 부모님과 가족들에게도 감사드립니다. 2018년도에는 수시모집으로 6, 정시 모집으로 12명 합격했습니다. 합격생 여러분들은 이제 하느님의 부르심에 응답한 사람으로서 언제나 감사하는 마음으로, 늘 기뻐하는 마음으로, 항상 기도하는 생활을 하시기 바랍니다. 부모님과 가족들께서는 신학생들이 쟁기를 잡고 뒤를 돌아보지 않도록 기도로 함께 해 주시기 바랍니다.

 

1982년에 저는 신학교에 들어갔습니다. 36년 전의 일입니다. 아마 지금 여기 있는 합격생들이 태어나기 전일 것입니다. 저는 신학교에 들어가서 참 좋았습니다. 함께 기도하기 때문에 좋았고, 신학과 철학을 배우기 때문에 좋았고, 같은 길을 가는 친구들이 있어서 좋았습니다. 하지만 또 다른 이유로 신학교에 들어가서 좋기도 했습니다. 제 방과 제 침대가 있어서 좋았습니다. 화장실도 수세식이어서 좋았습니다. 맛있는 반찬도 좋았습니다. 신학교를 졸업한지 27년이 지났는데 지금도 신학교 생각이 나곤 합니다. 신학교는 모든 사제들에게는 못자리요, 고향과 같기 때문입니다.

 

여러분들 중에는 신학교의 생활, 규칙, 학업, 동아리들이 궁금한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마음먹기에 따라서 신학교는 여러분들에게 천국처럼 느껴질 것입니다. 신학교 생활은 여러분들을 영적으로 충만하게 해 줄 것입니다. 규칙은 교통신호와 같아서 여러분들을 안전하게 안내해 줄 것입니다. 학업은 여러분들에게 지혜의 날개를 달개 해 줄 것입니다. 동아리 활동은 여러분의 재능과 끼를 드러내 줄 것입니다.

 

저는 산을 좋아해서 산악 반에 들어갔습니다. 덕분에 북한산엘 자주 갔습니다. 연극 반에 들어가서 제 안에 숨어있는 가능성을 표현했습니다. 매점을 운영하면서 신학생들에게 필요한 것들을 팔았습니다. 돌아보니 저는 외적인 동아리 활동을 많이 하였습니다. 여러분들에게도 기회가 주어진다면 동아리 활동을 하시기 바랍니다.

 

오늘의 복음을 묵상하면 예전에 있었던 추억이 떠오릅니다. 동창신부가 백령도 성당의 본당 신부로 있었고, 동생 수녀님은 그 성당의 수녀로 있었습니다. 동생도 보고, 동창도 만날 겸 백령도로 휴가를 갔었습니다. 배안에는 백령도에서 근무하는 해병들도 있었고, 백령도 주민도 있었고, 저처럼 여행을 가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연안부두에서 출발한 배가 중간 쯤 갔을 때, 갑자기 파도가 높아졌습니다. 귀신 잡는 해병들도 배 멀미 때문에 화장실을 들락거리고, 저도 태어나서 그렇게 심한 배 멀미는 처음 해 보았습니다. 그런데 백령도 주민들은 파도가 심해지자 모두들 자리에 누우셨습니다. 파도와 몸이 하나가 되는 것처럼 그렇게 누워계신 분들은 멀미도 하지 않으시고 백령도까지 무사히 가셨습니다. 저도 백령도 주민처럼 가만히 누워보았습니다. 그랬더니 정말 멀미가 조금씩 사라졌습니다.

 

파도가 심해서 제자들은 모두 두려움에 떨고 있었는데 예수님께서는 조용히 누워계셨다고 합니다. 아마도 백령도 주민처럼 파도와 하나가 되려고 하신 것은 아닐까 생각합니다. ‘두려움은 희망이 일구어 놓은 많은 것들을 너무나 쉽게 무너뜨리기도 합니다. 욕망과 욕심은 하느님께서 주신 많은 은총을 한 순간에 날려버리기도 합니다. 우리는 신앙생활을 하면서도 어쩌면 다른 것들을 더욱 신뢰하면서 사는 것은 아닌지 생각합니다. ‘자존심, 욕심, 재물, 명예와 같은 것들을 따라가면, 우리는 언제나 삶의 풍랑 앞에 흔들릴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여러분보다 먼저 신학교 생활을 했던 선배로서 여러분들에게 두 가지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이 이야기를 마음에 새긴다면 신학교 생활은 물론, 앞으로 여러분의 삶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첫 번째는 나는 내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알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하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나는 그 일을 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 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하시기 바랍니다. 신학생으로서 여러분들이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요? ‘건강, 지식, 영성의 삼위일체를 위해서 최선을 다하시기 바랍니다.

두 번째는 내가 이 일을 꼭해야만 하는가?’라는 질문을 하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나는 그 일을 해야만 했다.’라고 대답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신학생은 사제가 되기 위해서 준비하는 사람입니다. 사제에게 필요한 덕목은 판단력입니다. 여러분의 행동이 깊은 위로와 용기를 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여러분의 행동이 걱정과 근심으로 변했다면 오늘 다윗이 그랬던 것처럼 주님께 용서를 청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주님의 부르심에 라고 응답하신 여러분들에게 하느님의 사랑과 은총이 가득하시기를 기도합니다.(2018년 신학교에 합격한 신학생들을 위해서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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