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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항상 기쁠 능력이 있으면 권위가 있는 사람이다
작성자김리원 쪽지 캡슐 작성일2018-01-28 조회수2,121 추천수1 반대(0) 신고

 




2017년 나해 연중 제4주일 



< 예수님께서는 권위를 가지고 가르치셨다.
 >


   복음: 마르코 1,21ㄴ-28






그리스도


엘 그레코 작, (1606), 톨레도 주교좌 성당

 

 

아이가 친구와 싸우다 안 될 것 같으면 형을 데려나옵니다. 형을 데려오는 아이는 당당합니다. 하지만 겉으로만 힘 있는 척 하는 아이는 속으로는 자신이 힘이 없는 것이 들통날까봐 마음이 편하지 않습니다. 마귀는 이것을 잘 노립니다. 마귀는 마치 약한 놈을 먼저 공격하는 맹수들처럼 힘이 빠진 사람을 찾습니다. 힘이 빠진 사람이란 기쁘지 않은 사람입니다. 외롭고 지치고 우울하면 어둠의 공격을 받습니다.

 

제가 보좌신부 때 아들이 군대 갔는데 귀신을 본다고 상담하러 온 자매님이 있었습니다. 저는 그 군인에게 외롭지 않은 척부터 하라고 권해주었습니다. 기분이 안 좋으면 그것이 더 나쁜 일들을 불러들이기 때문입니다. 그 군인은 입대하기 전 고등학교 때부터 사귄 여자 친구와 헤어진 상태였습니다. 심한 외로움과 절망감에 군대에서의 힘든 병영생활까지 겹쳐지니 무방비 상태가 된 것이었습니다. 마치 누구에게나 두들겨 맞을 수 있는 왕따 아이처럼 된 것입니다. 그러니 남들이 건들지 못하게 만드는 방법은 자신의 뒤에 싸움 잘 하는 형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뿐입니다. 자신이 먼저 그렇게 믿어야 남들도 믿게 됩니다.

그 군인이 보던 귀신은 군복에 이름도 있었고 그 이름을 대니 몇 년 전에 화장실에서 목을 매어 자살한 병사의 이름이라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실제로 귀신이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악령에 의해 괴롭힘을 당하는 것은 분명하였습니다. 다행히 고등학교 때까지는 성당에 열심히 다니던 친구였기 때문에 악령이 그 사람의 속으로까지는 들어오지 못한 상태였습니다. 그래서 며칠 동안 악령의 괴롭힘에도 놀라지도 않고 두려워하지도 않고 외로워하지도 않으며 그의 말에 반응하지도 않으니 그 악령은 내무반 밖으로 나가더니 더 이상 보이지 않게 되었습니다.

 

외롭지 않은 척만 하여도 악령을 이길 수 있다는 것은 외로운 척만 해도 악령의 공격을 받을 수 있다는 말과 같습니다. 그래서 마음 상태를 항상 기쁘고 평화롭게 유지해야합니다. 그래야 나쁜 일들을 끌어들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기분을 좋은 상태로 유지하며 살아갈 수 있을까요? 바로 성령을 받는 길밖에 없습니다(갈라 5,22-23: 성령의 열매들). 기분 좋은 척을 하는 것은 한계가 있습니다.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기쁨이라야 자신도 모르게 자신에게 힘을 줄 수 있습니다. 성령은 육체의 죄를 이기고 규칙적인 기도생활을 하면 자신 안에 충만히 머무시게 됩니다. 그 성령의 불이 켜 있는 사람 안에 어둠이 들어올 자리는 없습니다. 성경에서는 이 성령께서 그 사람에게 주시는 힘을 권위라 표현합니다. 반면 죄를 지으면 성령께서 빠져나가시고 그 사람은 양심상 벌을 받아야한다고 생각하며 우울해집니다. 그러면 악의 세력이 벌로 그 사람을 괴롭히게 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회당에서 가르치시는데 율법 학자들과 달리 권위가 있으셨다고 증언합니다. 그리고 그 말 다음엔 예수님께서 마귀의 입을 막으시고 그것을 사람에게서 쫓아내시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러자 사람들은 이게 어찌 된 일이냐? 새롭고 권위 있는 가르침이다. 저이가 더러운 영들에게 명령하니 그것들도 복종하는구나라고 말합니다. 마르코 복음사가가 말하려고 하는 것은 말에 권위가 있다는 것과 악령을 쫓아내는 성령의 힘은 결국 같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성령은 사랑입니다. 다시 말하면 사랑이 없는 사람은 권위도 없다는 뜻입니다. 권위가 없는 사람들은 폭력을 쓰거나 회유를 합니다. 말을 듣지 않을 때는 목소리가 커지게 마련입니다. 사랑이 없이 하는 말을 잔소리라고 합니다. 잔소리를 잘 하는 사람들은 틀린 말을 절대 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말에 권위가 없습니다. 그 이유는 사랑하는 마음으로 말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사랑만이 사람을 말 한 마디로 움직일 수 있습니다.

 

오노다 소위는 필리핀 루방 섬에 주둔하고 있던 일본제국군 부대의 정보장교였습니다. 그는 태평양전쟁 막바지인 1944년 겨울, 필리핀 마닐라 근처의 작은 루방 섬에 파견되었습니다. 그는 250명의 훈련되지 않은 병사를 이끄는 지휘관이었습니다. 오노나 소위는 미군의 루손 섬 공격을 지연시키기 위하여 비행장 활주로를 파괴한 후, 항복하지 말고 끝까지 유격전을 벌이라는 명령을 받았습니다. 이듬해 봄 19452월 미군이 상륙하면서 오노다의 부대는 첫 전투에서 207명이 전사했고, 나머지 43명은 산속으로 흩어졌습니다. 오노다 소위는 처음에 세 명의 동료와 함께 산에서 살았습니다. 그 중에 한명은 필리핀 정부군에 항복했고, 나머지 두 명은 각각 1954년과 1972년에 지방 순찰대와 교전 중에 총에 맞아 사망했습니다. 그 이후로 오노다 소위는 혼자 외로운 전투를 벌였습니다. 그는 2차 대전이 끝났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끝끝내 29년 동안이나 투항을 거부하며 정글에서 홀로 지냈습니다. 2차 대전 중 연합군이 살포한 선전물은 물론 2차 대전이 끝나고 필리핀 정부군이 뿌린 전쟁은 끝났으니 항복하라는 내용의 선전물까지 자신들을 기만하는 계략이라고 굳게 믿었습니다. 일본 정부와 오노다의 가족들도 필리핀에 와서 항복을 권유했지만, 이것도 연합군의 계략이라고 생각하여 응하지 않았습니다.

종전 30년째인 1974년 겨울, 마침내 오노다는 스즈끼 노리오라는 일본인 탐험가에게 발견됩니다. 스즈끼는 오노다의 이야기에 깊은 흥미를 느껴 그를 직접 만나 설득을 하고자 하여 루방 섬으로 간 것이었습니다. 그는 섬을 돌아다니며 천황께서 걱정하신다!”라고 소리를 질렀습니다. 오노다는 그제야 비로소 일본이 패전하였다는 사실을 받아들였습니다. 그리고 30년 간의 혼자만의 긴 전쟁을 마치고 일본으로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사람의 마음 안에 있는 어둠은 오직 사랑의 빛으로만 몰아낼 수 있습니다. 그를 찾아내려던 다른 시도들은 그 안에 멍청한 놈!’이란 보이지 않는 비난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스즈키 노리오의 천황께서 걱정하신다!”라는 말 안에는 난 널 사랑해!’라는 안타까운 마음이 들어있었습니다. 오직 사랑만이 믿음을 줄 수 있고 그 믿음만이 사람 안에서 어둠을 몰아낼 수 있습니다. 그 어둠이 무지(無知)건 악령(惡靈)이건 간에 말입니다. 무지는 가르침으로써 몰아낼 수 있고 악령은 구마로써 몰아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힘은 다 같은 성령님이시고 성령께서 함께 계시다는 증거는 성령의 열매로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성령의 열매는 사랑과 기쁨과 평화와 오래 참음과 친절함과 온유함과 절제의 힘입니다. 발레를 할 때 표정이 어둡고 힘들면 그것은 발레가 아니라 운동이나 서커스가 됩니다. 이는 보는 사람이 금방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우리가 하는 말 안에서도 그 권위의 표정인 사랑이 함께 묻어나는지 아닌지는 듣는 사람도 쉽게 알아차립니다. 사랑하는 마음이 없다면 한 마디도 안 하는 것에 낫습니다.

 

하지만 사랑의 권위를 가진 예수님도 사람들에게 십자가에 못 박히게 됩니다. 약하고 권위가 없어 보이는 것 같겠지만 그런 것까지도 다 좋은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힘이 바로 권위입니다. 권위는 이 세상에서 강하게 되고 성공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런 세속적인 권위는 돈만 있으면 됩니다. 그리스도의 권위는 이 세상의 모든 고통까지도 다 은총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지혜입니다. 자신 안에 있는 성령께서 영원한 생명의 보증이시니 모욕하면 받고 죽이면 죽어도 된다고 여기는 마음이 참 권위입니다.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 참 권위입니다. 그런 권위를 가진 사람만이 큰 힘을 발휘하여 세상을 바꿀 수 있습니다. 김수환 추기경님이 그러셨고 마더 데레사나 이태석 신부님이 그런 권위를 지니셨습니다. 권위 있는 삶을 살고 싶다면 먼저 마음의 기쁨과 평화를 원하십시오. 마음이 기뻐지고 평화로워졌다면 이미 그 안에 성령께서 함께 하시는 것입니다. 그래서 사랑이 넘쳐나면 그 사랑으로 사람의 어둠도 세상의 어둠도 몰아낼 힘을 지닌 것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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