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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4주간 수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8-01-31 조회수1,864 추천수9 반대(0)

오늘 사제평의회가 열리고 서울대교구 인사이동이 있을 예정입니다. 인사이동의 대상이 되는 신부님들은 어디로 가게 될지 궁금할 것입니다. 새 사제들은 내일 서품식이 끝나면 추기경님께서 처음으로 사목할 본당을 알려 주실 것입니다. 교구에서는 인사이동을 하면서 몇 가지 원칙을 지키고 있습니다. 첫째는 출신 본당으로 임명을 하지는 않습니다. 두 번째로 같은 곳에 두 번 보내지는 않습니다. 세 번째로 같은 신부님과 두 번 지내게 하지는 않습니다.

 

따뜻한 신부님, 사랑이 많은 신부님, 강론을 정성껏 준비하는 신부님, 미사시간 30분 전에 고백성사를 주는 신부님, 함께 사는 수도자와 신부님들과 잘 지내는 신부님, 성체조배를 자주하는 신부님, 합리적으로 본당의 재정을 관리하는 신부님, 직원들의 마음을 이해하는 신부님, 가난하고 외로운 이들을 먼저 찾아가는 신부님이 떠나면 아쉬움의 눈물을 흘릴 것입니다. 그런 신부님은 어디로 가셔도 사랑받는, 존경받는 신부님으로 지낼 것입니다. 그런 신부님들은 어디로 가도 그 자리가 꽃자리가 될 것입니다. 주교님께서도 그런 신부님들만 있으면 인사이동을 하는데 어려움이 적을 것입니다.

 

말을 함부로 하는 신부님, 강론 준비를 제대로 하지 않는 신부님, 성사를 정성껏 집전하지 않는 신부님, 말을 경청하지 않는 신부님, 지나치게 음주를 하는 신부님, 책을 가까이 하지 않는 신부님, 세상의 것에 관심이 지나치게 많은 신부님은 출신 본당이 아니어도 앉은 자리가 가시방석 같을 것입니다. 다른 본당에 가서도 어려움을 이야기할 것입니다. 문제는 장소에 있는 것이 아니라, 본인에게 있기 때문입니다. 신학과 철학을 머리로 배우기 전에 가슴으로 하느님의 사랑을 먼저 체험해야 합니다. 커다란 능력과 재능이 없어도 신자들은 하느님을 사랑하는 사제들을 알아봅니다. 그런 사제들에게 마음을 열기 마련입니다.

 

비판과 비난은 비슷한 면이 있지만 커다란 차이가 있습니다. 독일의 철학자 칸트는 순수이성 비판이라는 책을 통해서 비판은 사상의 발전에 반드시 필요한 요소라고 말을 했습니다. 비판은 공정하고 사심이 없는 가운데서 시작하는 것입니다. 가난하고, 약한 이들에 대한 배려를 생각합니다. 비난은 공동체를 분열시키고 사회 발전에 도움을 주시 못합니다. 비난은 질투와 사적인 감정에서 시작합니다.

 

오늘 복음은 비난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저 사람이 어디서 저 모든 것을 얻었을까? 저런 지혜를 어디서 받았을까? 그의 손에서 저런 기적들이 일어나다니! 저 사람은 목수로서 마리아의 아들이며, 야고보, 요세, 유다, 시몬과 형제간이 아닌가? 그의 누이들도 우리와 함께 여기에 살고 있지 않는가? 그러면서 그들은 그분을 못마땅하게 여겼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예언자는 어디에서나 존경받지만 고향과 친척과 집안에서만은 존경받지 못한다.”

 

공정하고 올바른 비판은 받아들일 줄 아는 겸허함이 있어야 합니다. 질투와 사적인 감정에서 나오는 비난은 하지 않는 절제가 있어야 합니다. 심미숙 시인은 이렇게 이야기 합니다.

흔들리니까 사랑이다. 그대여 아파하지 말아라. 흔들리니까 사랑이다. 온갖 비바람 순순히 허락한 들장미가 눈부시게 아름답듯, 사랑도 그러하리. 때론 굳은 약속도 깨지고 뜨거운 다짐도 비틀거리면서 잔잔한 사랑으로 여울지는 것. 갈대가 수만 번을 흔들리고도 섣불리 꺾이지 않듯 호수에 일렁이는 잔물결처럼 사랑도 쉼 없이 흔들려야 그 향기가 오래오래 고운 법. 그대여 애태우지 말아라. 가까이 하면 할수록 자꾸만 달아난 것이 사랑이다.”

 

1월의 마지막 날입니다. 고칠 수 있는 것은 개선할 수 있는 용기를 청하고, 고칠 수 없는 것은 받아들이는 겸손함을 청하고, 고칠 수 있는 것과 고칠 수 없는 것을 식별할 수 있는 지혜를 청하면 좋겠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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