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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양치기신부님의 매일묵상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18-01-31 조회수1,384 추천수5 반대(0) 신고

 

 

참 사랑은 주고 받는 것

 

 

저희 사부 돈보스코 축일을 맞아, 그분의 제자이자 살레시오 회원, 청소년 사목자로서, 지난 제 삶 안에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 언제였던가? 한번 돌아봤습니다.

 

 

아무래도 혈기왕성했던 젊은 사제 시절, 상처투성이에다 오갈 곳 없던 아이들과 스물 네 시간 동고동락하던 때가 아니었던가 생각합니다.

 

 

돌아보면 상처 많은 아이들 사이에서 힘든 점도 참 많았고, 부끄러운 일도 많았으며, 젊은 혈기에 아이들을 힘들게도 많이 했지만, 행복했던 순간들도 참 많았습니다.

 

 

쉬는 시간이 되면 이 녀석, 저 녀석들이 제게 다가와서 졸라댔습니다. 한 아이는 게임하러 가자. 지난 번 시합에서 끝장을 못봤으니, 오늘 담판을 지어야하지 않겠냐고 다그칩니다. 다른 한 아이는 제 팔을 붙들고 늘어지며 농구장으로 가자고 합니다. 자신의 3점슛이 얼마나 늘었는지 보여주겠다고 아우성입니다. 다른 한 아이는 큰 고민이 하나 있는데, 자기 이야기 좀 들어주라고 졸라댑니다.

 

 

참으로 행복한 순간이었습니다. 이 몸이 하나 뿐인게 너무나 아쉽고 안타까우면서도, 정말 행복했습니다. 그 당시 저는 돈보스코께서 왜 그런 말씀을 하셨는지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여기 청소년들 가운데 있으면 행복합니다. 청소년들은 제 삶의 기쁨이요 전부입니다. 저는 청소년들을 위해 일하고, 청소년들을 위해 공부하며, 청소년들을 위해 목숨까지 바칠 각오가 되어 있습니다.”

 

 

그때 당시 청소년들 가운데 살던 저 역시 돈보스코와 똑같은 마음이었습니다. 생각해 보십시오. 제가 회의나 피정으로 한 며칠 자리를 비우면 아이들은 궁금해 죽습니다. 외국이나 출장지에서 열심히 일을 하고 있는데, 그까지 아이들로부터 전화가 옵니다. 대체 어디갔냐? 뭐하고 있냐? 밥이나 제때 먹고 다니냐? 여행에서 돌아오면 아이들을 제 주위를 뺑 둘러싸고 좋아서 난리가 납니다.

 

 

그 순간, 제 머리 속에는 이런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 그래! 사랑은 오고 가는 것, 주고 받는 것, 흘러가는 것이로구나. 아이들을 진정으로 사랑하려면 먼저 아이들로부터 사랑받아야겠구나.’

 

 

이 사랑스런 아이들을 두고 앞으로 내가 밖으로 돌아다니면 절대 안되겠구나. 어떻게 해서든 이 아이들 사이에 현존해야겠구나.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미우나 고우나, 어떻게든 아이들 사이에 꾸준히 함께 있어주는 것, 그것이 가장 큰 사랑이로구나.’

 

 

200여년전 탄생하셨던 착한 목자 돈보스코의 청소년 사랑은 참으로 각별한 것이었습니다. 그가 토리노 발도코를 떠나 로마에 한 몇 개월 체류할 때 아이들에게 이런 편지를 썼습니다.

 

 

사랑하는 청소년 여러분, 나는 멀리서나 가까이서나 언제나 여러분을 생각합니다. 내게 있어 단 한 가지 소원은 여러분들이 이 세상에서나 저 세상에서나 행복하게 지내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이렇게 여러분과 떨어져 지내는 것이 내게 얼마나 큰 섭섭함이요 괴로움인지 여러분은 짐작하지 못할 것입니다.”

 

 

창립자의 축일을 성대히 기념하는 우리 모든 살레시오 회원들과 세상의 모든 부모들과 교육자들의 마음 속에도 돈보스코가 지니셨던 청소년들을 향한 그 뜨거운 사랑, 그 애틋한 사랑, 그 각별한 사랑, 그 사심 없는 순수한 사랑이 가득히 깃들길 기원합니다

 

 

 

   †살레시오회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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