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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양치기신부님의 매일묵상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18-02-02 조회수1,609 추천수5 반대(0) 신고

 

 

님 마음에 드는 참다운 봉헌

 

 

한국 축구계에서 홀대받으셨던 박항서 현 베트남 남자 축구 대표 감독님이 지난 1월 한달 동안 베트남 전역을 뜨겁게 달구었습니다. 지금 현재 그는 베트남에서 전국민적 영웅으로 떠올랐습니다.

 

 

물론 박항서 감독님께서는 짧은 기간 안에 선수들을 잘 다듬었고, 베트남 역사상 단 한번도 없었던 아시아 23세 이하 축구 선수 대회에서 준우승이라는 대단한 결과물을 만들어냈습니다. 준우승도 준우승이지만 그는 이번 대회를 통해 1억명에 가까운 베트남 국민들을 하나로 묶는 구심점 역할을 톡톡히 했고, 베트남 국민들의 자긍심을 한껏 드높여주었습니다.

 

 

저희 살레시오회 국제회의 갈때 마다 언제나 베트남 형제들에게 늘 미안했고, 죄인인 심정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회의 때는 조금 편안한 마음으로 참석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박항서 감독의 일거수일투족, 말씀 한 마디 한 마디가 지금 모든 베트남 국민들에게 큰 울림으로 다가가고 있습니다.

 

 

우즈베키스탄과의 결승전에서 연장 후반전 단 1분만을 남기고 통한의 결승골을 내주고, 우승의 문턱에서 좌절했을때, 박항서 감독님은 라커룸에서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 선수들에게 한 마디 말을 건넸는데, 참으로 아름다운 말씀이었습니다.

 

 

최선을 다했는데 왜 고개를 숙이느냐? 당당히 고개를 들어라. 다음을 기약하면 된다.”

 

 

입만 열었다 하면 천박하기가 하늘을 찌르는 폭언들을 여과없이 쏱아내시는 분들, 말만 시작하면 국민들 가슴에 대못을 박아대는 분들의 수천, 수만 마디 말보다, 잘 정련되고 진심이 담긴 박항서 감독님의 단 한 마디 말이 백배, 천배 더 영양가가 있는 것 같습니다.

 

 

베트남 참전문제, 그리고 라이 따이한’(베트남에서 살고 있는 한국인 2) 문제로 인해 언제나 지고 있는 큰 마음의 빚을 손톱만큼이라도 덜게 해주신 박항서 감독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정말이지 그분은 존재 자체로 대한민국의 국격을 크게 높인 애국자이십니다.

 

 

오늘은 주님 봉헌 축일이자 봉헌생활의 날입니다. 특별히 봉헌생활을 하고 있는 저희 수도자들이 존재 자체로 주님 마음에 드는 선물이자 축복이 될 수 있도록 더 노력해야 되는 하루입니다.

 

 

말라키 예언자는 주님 마음에 드는 참다운 봉헌이 어떤 것인지를 명확하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는 은 제련사와 정련사처럼 앉아, 레위의 자손들을 깨끗하게 하고, 그들은 금과 은처럼 정련하여, 주님에게 의로운 제물을 바치게 하리라. 그러면 유다와 예루살렘의 제물이 옛날처럼, 지난날처럼 주님 마음에 들리라.”(말라키 예언서 33~4)

 

 

불순물이 많이 포함되어 있는 우리네 삶입니다. 제련사가 불순물을 걸러내듯 열렬한 기도를 통해 우리 안의 악과 죄를 걸러내야겠습니다. 진지한 성찰 작업을 통해 우리 내면의 불의와 우상숭배를 걸러내야겠습니다.

 

 

다른 무엇에 앞서 주님 앞에 합당히 서기 위해 늘 자신의 가슴을 치고, 하느님과 이웃들 앞에 죄를 고백하며, 깨끗한 몸과 마음으로 주님 앞으로 나아가야겠습니다. 주님 마음에 딱 드는 의로운 제물로 변화되어야겠습니다.

 

 

사랑하는 평신도, 성직자, 주교님! 하느님의 놀라운 일들을 세상에 보여주는 일, 하느님 나라의 기쁜 소식을 우리의 몸과 마음과 영혼으로 보여주는 일, 이것이 비록 우리가 부족하고 연약한 인간이지만 이 자리에 불림을 받은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리스도를 따름이 현실의 세계에서 녹록지 않음을 매일 체험하며 살아가면서 여러 도전과 어려움과 관성에 빠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리스도께 대한 희망 안에서 복음적 권고를 실천할 때 우리와 세상 안에 궁극적인 변화가 찾아오리라는 것을 결코 포기하지 않는 신앙의 길이 우리가 걸어가야 할 여정이기도 합니다.

 

 

우리 축성생활 회원들이 예수님께서 산상설교에서 말씀하신 참된 행복의 정신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격려해 주시고 도와주시기를 바랍니다. 저희들이 가난한 이들, 어려움과 절망에 빠진 이들, 고통 받는 이들과 슬퍼하는 이들, 깊은 갈망 중에 있는 이들, 정의와 평화를 실천하는 이들 가운데 있게 하시고, 진실한 연대와 사랑이 넘치는 공동체 안에, 창조 질서가 보존되는 우리의 '공동의 집' 안에서 그리스도의 제자로 머물 수 있도록 우리의 모든 활동과 지향들을 격려해 주시고 축복해 주시기를 청합니다.”

 

 

-2018년 축성생활의 날 담화문, 베네딕토 수도회, 한국남자수도회 사도생활단 장상협의회 회장 박현동 블라시오 아빠스-

 

 

 

   †살레시오회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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