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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2.3 토/ 모두를 가엾이 여기시며 동행하시는 주님 - 기 프란치스코 신부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8-02-02 조회수1,700 추천수5 반대(0) 신고




연중 4주 토, 마르 6,30-34(18.2.3)

“그들은 목자 없는 양들 같았다.”(마르 6,34)




 


 

 



모두를 가엾이 여기시며 동행하시는 주님

 

오늘 복음에서 사도들은 사람들에게 회개하라고 가르치고, 마귀를 쫓아내며 많은 병자를 고쳐준 뒤 돌아와 예수님께 보고합니다(6,30). 그들은 예수님께서 파견하시며 맡겨주신 사명을 수행하느라 음식을 먹을 겨를조차 없었습니다(6,31). 이렇듯 자유에 대한 사람들의 갈망은 강했고, 제자들의 복음선포는 성황을 이루었지요.

예수님께서는 지친 제자들을 향한 배려와 연민의 마음으로 "따로 배를 타고 외딴곳으로 가서 좀 쉬라."(6,31) 하십니다. 그분께서는 제자들이 육신만이 아니라 영적으로도 지쳐있음을 보셨을 것입니다. 따라서 그분께서는 제자들이 다시 하느님 안에 머물도록 배려하신 것입니다. 외딴곳에서의 쉼은 재창조에 필요한 거룩한 멈춤이요, 하느님을 호흡하는 영원의 카이로스입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외딴곳으로 가라 하시어 군중들을 그곳으로 가게 하신 또다른 이유가 있습니다. 그분께서는 갈릴래아 사람들이 하느님의 아들인 당신을 알아보지 못하였기에, 그들을 불신앙과 거리를 둔 외딴곳으로 불러내신 것입니다. 그분께서는 영원한 생명의 빵을 주시고자, 그들을 불신과 몰이해 저편 ‘외딴곳’으로 부르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배를 타고 외딴곳으로 쉬러가는 제자들과 함께 하십니다. 그분께서는 늘 제자들과 함께 지내며 함께 일하시고, 함께 일상의 모든 것을 겪으시며 쉼까지도 함께 하십니다. 그분께서는 하느님의 마음으로 우리와 동고동락하시고, 매사에 늘 동행해주시는 '거룩한 연민'을 지니셨습니다. 이것이 우리가 지녀야 할 마음입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이' '모든 고을에서' 나와 예수님과 제자들에게 달려갑니다. 육로로 함께 달려간 그들은 예수님과 제자들보다 '먼저' 그곳에 다다릅니다(6,33). 그들은 아직은 예수님의 정체를 제대로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그럼에도 그들은 자유와 해방에 대한 타오르는 목마름이 있었습니다. 그들 눈에 쉼이 필요한 제자들의 상황이 들어올리 없었지요.

예수님께서는 배에서 내리시어 많은 군중을 보시고 가엾은 마음이 드시어 그들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 주십니다(6,34). 그분께서는 ‘목자 없는 양들’처럼 뿔뿔이 흩어진 군중을, 한데 모아 일치시키고 해방시켜주시려 하신 것이지요. 이렇듯 예수님께서는 사명을 수행하느라 지친 사도들과 군중 모두를 하나도 빠짐없이 가엾이 여기셨습니다.

'가엾이 여기는 마음'은 단순히 내 밖의 어떤 대상을 불쌍히 여기는 마음이 아닙니다. 그것은 다른 이의 고통과 처지를 조건없이 통째로 삼켜, 나의 아픔으로 삼는 마음입니다. 한 영혼이 되어 항구히 함께 아파하고 슬퍼하는 마음입니다. 그것은 대상화된 사랑이 아니라 온전히 동화된 주객일체의 사랑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런 마음으로 우리를 구원하시려고 목숨까지 바치신 것이지요.

오늘도 주님께서는 우리 모두를 가엾이 여기시어 외딴곳으로 부르십니다. 우리 모두 서로를 가엾이 여기는 연민의 땅, 불신과 불의, 차별과 소외를 벗어난 생명의 땅으로 달려가야겠습니다. 그곳은 사랑 때문에 나를 떠나 이웃에게로 가는 희생의 땅이지요. 거기서 다 함께 영원한 생명의 빵이신 주님을 만나야겠습니다. 가엾이 여기는 마음을 불러일으키며...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story.kakao.com/ch/france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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