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5주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8-02-04 조회수1,768 추천수10 반대(0)

신학교에서 많은 것을 배우게 됩니다. 규칙적인 생활을 통해서 기도하는 법, 시간을 지키는 법, 함께 사는 법을 배웁니다. 강의실에서는 신학과 철학을 배웁니다. 그러나 숨은 보물처럼 신학교에는 눈으로 보고 배울 수 있는 조형물들이 있습니다. 제 마음에 잔잔한 감동을 준 것들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최민순 신부님의 두메꽃이라는 시가 있습니다.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묵묵히 주어진 일을 성실하게 하는 사제가 되라는 뜻으로 만들어 놓은 것 같습니다. 사제직은 영광의 자리가 아님을 늘 마음에 새기라는 가르침 같았습니다.

일은 사람이 하지만 결정은 하느님께서 하신다는 잠언의 글도 있습니다. 사제는 늘 순명하는 마음으로 지내야 한다는 가르침인 것 같습니다. 교만하지 말라는 뜻인 것 같았습니다.

신학교의 교가가 있습니다. 교가에는 하느님의 부르심을 받는 젊은이들이 걸어가야 할 길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모든 것을 버리고 오직 주님만을 따라야 한다는 가르침이 있습니다.

평신도가 바라는 사제상이 있습니다. 이 글을 읽으면서 많은 묵상을 하였습니다. 신자들이 원하는 사제는 그리스도께서 바라시는 사제와 같다고 생각하였습니다. 교황님의 말처럼 사제는 양 냄새가 나야 합니다. 신자들을 위해서 살아야 합니다.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의 동상이 있습니다.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의 동상은 사제가 가야할 길은 희생과 순교의 길임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순교로 모범을 보이신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이 자랑스러웠고 고마웠습니다.

“Omnibus Omnia(모든 이의 모든 것)”이라는 바오로 사도의 글도 있습니다. 사제는 이념, 사상, 신분, 계급, 성별, 세대, 피부라는 벽을 허물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 그러셨던 것처럼 가난한 이들을 먼저 생각해야 합니다. 고통 앞에 중립은 없기 때문입니다.

 

마음을 열고 세상을 바라보면, 하느님의 사랑이 가득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명동 성당 들머리에 구걸하는 걸인이 있습니다. 매일 지나다니면서 그분들을 봅니다. 그리고 그분들에게 도움을 주시는 분들도 봅니다. 예수님께서는 부자와 나자로를 말씀하셨습니다. 걸인은 어쩌면 우리에게 하느님께서 보내 주신 천사일 수도 있습니다. 눈에 보이는 형제를 사랑하는 사람이 보이지 않는 하느님을 사랑할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명동에는 폐지를 줍는 자매님이 있습니다. 늘 긴 치마를 입고 다니십니다. 어디에서 주무시는지, 무엇을 먹는지 모르지만 폐지를 가득 주워서 묶어 놓는 자매님은 거리를 깨끗하게 치워주는 고마운 분입니다. 가끔씩 가톨릭 회관 후문 쪽에서 껌과 사탕을 파는 형제님이 있습니다. 몸이 좀 불편하신 분입니다. 불편한 몸임에도 추운 겨울바람을 맞으면서 열심히 일을 하는 모습은 아름다웠습니다.

 

어떤 강사가 있었습니다. 그 날도 그 강사는 수많은 사람들이 모인 세미나에서 열띤 강의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그 강사는 수표 한 장을 높이 쳐들고 말했습니다. “여러분 이 돈을 갖고 싶은 사람 있습니까. 이 돈을 갖고 싶은 사람 손 한번 들어보시겠습니까.” 그러자 세미나에 참석한 수많은 사람들 대부분이 손을 들었습니다. 강사는 계속해서 말을 이었습니다. “저는 여러분 중에 한사람에게 이 돈을 드릴 생각입니다. 하지만 먼저 나의 손을 주목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러더니 갑자기 쳐들었던 수표를 손으로 이리저리 마구 구겼습니다. 그리고는 여러분 아직도 이 수표를 가지기를 원하십니까.”라고 다시 묻습니다. 사람들은 갑작스러운 강사의 행동에 놀랐지만 역시 모든 사람이 손을 다시 듭니다. 그러더니 강사는 이번에는 그 10만 원짜리 수표를 땅바닥에 던지더니 구둣발로 밟으며 더럽혔습니다. 그리고 땅바닥에 떨어져 있는 구겨지고 더러워진 그 10만 원짜리 수표를 집어 들고 아직도 그 돈을 갖고 싶은지를 또 다시 물었습니다. 또 다시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손을 들었습니다. 이 때 강사는 힘찬 어조로 다음과 같이 이야기했습니다. “제가 아무리 이 수표를 마구 구기고 발로 짓밟고 더럽게 하여도 그 가치는 전혀 줄어들지 않습니다. 10만 원짜리 수표는 항상 10만 원짜리의 가치가 있는 것입니다."

 

"우리도 삶 안에서 여러 번 바닥에 떨어지고 밟히며, 더러워지는 일이 있습니다. 실패라는 이름으로 또는 패배라는 이름으로 겪게 되는 그 아픔들 그런 아픔을 겪게 되면 사람들은 대부분 자신이 쓸모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놀라운 사실은 실패를 하는 한이 있더라도 사람의 가치는 여전하다는 것입니다. 마치 구겨지고 짓밟혀도 여전히 자신의 가치를 지닌 이 수표처럼 말입니다. 지금 힘들어하는 분들이 있다면 희망과 용기를 내십시오.”

 

오늘 우리는 복음에서 예수님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기적을 행하시고,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으셨던 예수님이십니다. 언제나 기도 중에 하느님과 함께 하셨던 예수님이십니다. 하지만 그런 예수님께서도 십자가의 고난을 받으셨습니다. 오늘 제2독서에서 우리는 바오로 사도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언제나 모든 이를 위한 모든 것이 되려했던 바오로 사도 역시 수많은 역경과 고난을 겪었습니다.

 

지난 주 평화 신문에 나왔던 시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어느 분을 추모하면서 쓴 시일까요?

 

큰 바위 얼굴

그는 위대한 대통령이라고

사람들이 말했습니다.

경제를 발전시키고 나라를 부흥시켰다고

기념관을 만들고 동상을 세웠습니다.

그러나 그는 큰 바위 얼굴이 아니었습니다.

 

그는 많은 돈을 벌었고

큰 기업도 거느린 재벌이 되었습니다.

세계적인 기업가로 인정을 받았고

이름을 날리며 명성도 높았습니다.

그러나 그는 큰 바위 얼굴이 아니었습니다.

 

그는 하늘에서 보내준 지도자라고

사람들이 모여서 칭송을 하였습니다.

기적을 일으킨다고 선전하면서

집회를 열고 찬양하며 경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그는 큰 바위 얼굴이 아니었습니다.

 

그는 언제나 가난한 사람들과 함께 있었습니다.

힘없고 약한 사람들의 편이 되어

그들을 위로하며 힘이 되었습니다.

언제는 철거민들과 함께 아파하고

언제는 쫓기는 자들을 감싸며 안아주었습니다.

그는 권력을 내세우지도 않았고

이름도 자랑하지 않았습니다.

오직 나는 바보야! 하고 자신을 낮추면서

빙그레 웃기만 하였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보았습니다.

진실로 우리나라의 큰 바위 얼굴은

바로 그 사람이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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