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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2.8 목/ 주님의 연민을 불러일으키는 끈기와 믿음 - 기 프란치스코 신부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8-02-07 조회수2,104 추천수6 반대(0) 신고




연중 5주 목, 마르 7,24-30(18.2.8)

“상 아래에 있는 강아지들도 자식들이 떨어뜨린 부스러기는 먹습니다.”(마르 7,28)





The Syrophoenician woman's faith


 



주님의 연민을 불러일으키는 끈기와 믿음

 

공생활 내내 이스라엘을 거의 벗어나지 않던 예수님께서는, 이제 이교인의 땅인 티로 지역에 가십니다. 그곳은 티로 관할권 아래 있는 갈릴래아 접경지역입니다. 그분께서 유다인들의 사고와 문화와 종교와 의식의 경계를 넘어서신 것입니다. 그분께서는 '믿음의 변두리 지역'(오리게네스)을 찾아가, 여성에게 남성과 똑같은 품위를 약속하신 것이지요(테르툴리아누스).

티로 주민들은 유다인들의 모진 원수들이었고, 서기 66년 유다전쟁 때 그들은 많은 유다인들을 죽이고 감옥에 가뒀습니다. 하여 유다인들은 예수님께서 그곳에 가신 것에 층격을 받았을 것이고 못마땅해 했을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어떤 집으로 들어가시어, 아무에게도 알려지기를 원하지 않으셨습니다.”(7,24) 그러나 그분의 권능과 신비로운 현존은 시리아 페니키아 출신의 이교인 부인에 의해 계시됩니다(7,24).

더러운 영에 들린 딸을 둔 이교인 부인이 곧바로 예수님의 소문을 듣고 와서 그분 발 앞에 엎드려, 자기 딸에게서 마귀를 쫓아내 달라고 청합니다(7,25-26). 그분께서는 “먼저 자녀들을 배불리 먹어야 한다. 자녀들의 빵을 집어 강아지들에게 던져주는 것은 옳지 않다.”(7,27) 하시며 거절하십니다. 그녀의 믿음을 시험하시려는 주님의 이 거절은 그녀에게서 더욱 애절한 울부짖음을 터져나오게 합니다.

이 부인은 “주님, 상 아래에 있는 강아지들도 자식들이 떨어뜨린 부스러기는 먹습니다."(7,28) 하고 응답합니다. 그녀는 고분고분하거나 억지를 부리지 않고, 구원받을 자격이 없음을 인정하면서도, 확고한 믿음 위에서 자비를 청했습니다. 주님께서는 그 믿음을 보고 그의 딸에게서 마귀를 쫓아내주십니다(7,29). 그 여인은 끈질긴 간청으로 주님의 연민을 불러일으킨 것입니다(요한 크리소스토무스). 그렇게 구원의 손길이 이방인에게도 펼쳐지게 됩니다.

우리는 주님을 움직이게 만든 시리아 페니키아 여인의 태도를 배워야겠습니다. 그녀처럼 참으로 소중한 것을 얻으려고 그분의 발 앞에 엎드리는 신뢰의 자세를 지녀야겠습니다. 그녀처럼 매몰찬 거절을 당할 때에도 주님 곁에 머물며, 끈기있게 매달려야 합니다. 주님께서는 어떤 경우에도 끈질기게 청하는 이의 바람을 외면하지 않으시기 때문입니다.

이 이교인 여인처럼 절박한 순간에도, 자신을 '개'가 아닌 '귀여운 강아지' 부르시며 배려하시는 주님의 애정을 알아차릴 수 있어야겠습니다. 사랑은 신뢰를 불러일으키고, 믿음은 끈기를 낳아 주님을 감동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 또한 그러한 영적 감각과 끈기로, 서로를 가르는 굳은 틀과 구원의 손길을 가로막는 담을 허물어야겠습니다.

오늘도 우리 모두 예수님과 함께 일상의 갈릴래아에서 티로의 경계를 넘어서도록 힘써야겠지요. 사고의 틀과 신념, 문화와 민족 등의 경계를 넘어, 열린 마음과 확고한 믿음으로 주님을 움직여 참 해방의 길로 나아갔으면 좋겠습니다. 시리아 페니키아 여인처럼 주님께 대한 굳건한 믿음으로 ‘그분의 발 앞에 엎디어’ 주님의 자비와 은총을 이끌어내는 오늘이길 소망합니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story.kakao.com/ch/france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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