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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2.9 금/ 모든 것을 좋게 하시는 주님 - 기 프란치스코 신부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8-02-08 조회수2,714 추천수8 반대(0) 신고




연중 5주 금, 마르 7,31-37(18.2.9)

“‘열려라!’ 하고 말씀하시자 그의 귀가 열리고 혀가 풀렸다.”(마르 7,35)





The healing of a deaf man


 



모든 것을 좋게 하시는 주님

 

예수님께서는 티로 지역을 떠나 하느님의 놀라운 권능을 보여주셨던 데카폴리스 지역 한가운데를 가로질러 갈릴래아 호수로 돌아오십니다. 그분께서는 하느님의 힘으로 "열려라!" 하고 말씀하시어, 귀먹고 말 더듬는 이의 귀를 열어주시고 묶인 혀를 풀어 제대로 말하게 해주십니다(7,33-35).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의 권능과 신비 그 자체를 보여주신 것입니다. "만질 수 없는 권능께서 만질 수 있는 육신을 입고 내려오시어, 절망에 빠진 사람들이 당신께 다가와 당신 인성을 만짐으로써 신성을 깨닫게 하시려는 것이었습니다. 그 결과 굳게 닫혀 있던 입이 황폐함을 풍요로움으로 바꾸어주신 분을 찬양하기 시작합니다."(시리아인 에프렘)

예수님께서는 닫히고 묶인 모든 것을 풀어주시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시며, 거룩한 소통의 문이십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기심과 탐욕의 어두운 감옥에 자신을 가둘 때가 많습니다. 하느님에 대한 기억상실증에 걸려 세상의 아픔을 공감하지 못한 채 살아갑니다. 욕망에 사로잡히고 스마트폰에 중독되어 다른 이의 소리를 듣지 못합니다.

아집과 교만은 영적인 감각세포를 마비시켜버립니다. 현세 권력에 대한 야망과 물욕에 사로잡혀, 진정 보아야 할 것을 보지 못하고, 들어야 할 것을 듣지 못하는 때도 있지요. 그러나 예수님을 품으면 닫힌 영혼의 귀가 열리고, 묶인 혀가 풀려 '제대로' 소통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예수님의 손을 잡고 그분 안에 머무는 순간, 묶힌 것이 풀리고 닫힌 문이 열립니다.

예수님께서 귀먹은 반벙어리를 고쳐주시자 사람들은 '더할 나위 없이 놀라서 말합니다. "저분이 하신 일은 모두 훌륭하다."(7,37) 이를 직역하면 '그분이 모든 것을 좋게 하셨다.'는 뜻이지요. 예수님이 바로 모든 피조물과 인간의 삶을 창조 때의 '보기에 좋은 상태'로 되돌려주시는 재창조의 열쇠이십니다.

우리 모두 삶의 결정적 중심이요 목적이신 주님 곁에 머물러야겠습니다. 각자 자신 안에 굳어지고 닫히고 묶인 부분은 없는지 성찰해봐야겠습니다. 무의식의 작동과 익숙한 습관, 굳어진 사고의 틀과 신념고착의 덩어리를 알아내어 풀어내야겠습니다. 이런 것들에서 벗어나 주님의 영 안에 머물러야겠지요. 그리하여 귀를 열여 다른 이들의 한숨소리를 듣고, 사랑의 소통을 하도록 힘써야겠습니다.

우리 모두 다른 사람의 말과 세상의 아픔과 피조물의 신음소리를 듣지 못하는, 고질적인 병에 감염되지 말아야겠습니다. 그러려면 세상 재물과 권력과 명예가 아닌 주님을 소유해야겠지요. 소통의 샘이요 해방의 문이신 주님을 늘 기억해야 합니다. 그리하여 '모든 것을 좋게 하시는'(7,37) 주님께서 바라시는 것을 바라고, 그분 뜻에 맞는 것을 행하며, 그분의 마음으로 사랑하고, 그분 눈으로 만사만인을 바라봐야겠습니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story.kakao.com/ch/france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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