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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2.10 토/ 연민과 내어줌으로 모두를 살리시는 주님 - 기 프란치스코 신부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8-02-09 조회수1,382 추천수7 반대(0) 신고




연중 5주 토, 마르 8,1-10(18.2.10)

“내가 저들을 굶겨서 집으로 돌려보내면 길에서 쓰러질 것이다.”(마르 8,3)





The feeding of the four thousand


 



연민과 내어줌으로 모두를 살리시는 주님

 

마르코 복음사가는 구원의 보편성을 강조하려고, 유다인 지역에서 행한 빵의 기적(6,30-44)에 이어, 이교인 지역에서 사천 명을 먹이신 기적을 전해줍니다.

오늘 복음에서, 군중들은 이교인 지역인 데카폴리스를 지나는 예수님의 긴 여정에 함께했습니다. 그들은 몹시 지쳤고, 광야에서 사흘 동안이나 굶주린 채 예수님 곁에 머물렀습니다(8,2). 그들이 지닌 것은 배고픔과 먹을 것도 없는 가난뿐이었습니다. '사흘'은 하느님의 도우심이 오는 날 또는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기간을 가리킵니다. 그들은 주님의 도움이 없으면 안 될만큼 비참한 처지에 있었던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을 가엾이 여기시며(8,2) 말씀하십니다. "내가 저들을 굶겨서 집으로 돌려보내면 길에서 쓰러질 것이다. 더구나 저들 가운데에는 먼 데서 온 사람들도 있다.”(8,3) 그분께서는 '먼 데서 온 사람들', 곧 이교인들에게도 눈길을 돌리시어 구원하려 하십니다. 가난하고 비참한 처지에 있는 이들을 외면하지 않고 모두를 생명의 샘으로 이끌려 하신 것이지요.

에수님께서 분부하지 않으시는 데도, 제자들이 먼저 그분의 의도를 알아채고 군중의 배고픔을 해결하려고 나섭니다. 그런데 그들은 "이 광야에서 누가 어디서 빵을 구해 저 사람들을 배불릴 수 있겠습니까?" 하며 의문을 제기합니다. 아직 그들은 예수님이 어떤 분이신지 이해하지 못한 상태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빵 일곱 개와 물고기 몇 마리를 축복하시어 군중에게 나누어주십니다(8,6). 그러자 사천 명 가량의 사람들이 배불리 먹고, 남은 조각을 모으니 일곱 바구니가 되었습니다(8,9). '일곱'은 '이교인들'을 암시하고, 사천 명의 '넷'은 우주의 네 모퉁이와 연관되며 이교인들의 거둬들임을 암시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D. J. Harrington). 이렇게 이교인들도 주님의 축복 안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광야로 보내지시어 배고픔을 경험하셨던 예수님께서, 이제 이교인들을 포함한 모든 이를 구원하려 하십니다. 생명의 빵으로 오신 그분께서 인간의 처지를 가엾이 여기시며, 이교인들과 굶주리고 고통받는 모든 이를 행복과 선으로 이끌고자 하십니다. 군중은 배고픔을 감수하며 예수님 곁에 머물렀고, 그분께서는 사랑으로 그들의 처지에 희망을 불어넣어주신 것이지요.

우리도 인간의 굶주림과 비참한 처지를 연민의 눈길로 관찰하고, 모든 사람의 처지를 챙겨주시는 주님을 본받아야겠습니다. 나만 잘살면 된다는 식의 이기적인 태도를 버리고, 이웃과 세상의 가난과 비참한 상황을 함께 개선하도록 힘써야겠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가 결코 이웃의 아픔과 사회의 불의에 눈감고 살아가기를 바라지 않으실 것입니다.

오늘 우리 사회는 돈의 권력화와 빈부의 양극화 속에 부패와 무관심의 병을 앓고 있습니다. 돈을 더 벌려고 비정규직을 늘리고 부당해고를 서슴지 않습니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부담을 피하려고 인원을 감축하거나 근무시간을 단축하는 꼼수를 부립니다. 교회 또한 가난의 영성을 말하면서도 가난한 이들에게서 멀어져갑니다.

우리 모두 지금이 바로 인간다운 삶을 회복하고 연민과 나눔의 정신을 되살려, 구원의 보편성을 살아내야 할 때임을 알아차려야겠습니다. 애정어린 관심과 다가감, 함께함과 나눔으로 사랑 기적을 낳는 오늘이길 기도합니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story.kakao.com/ch/france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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