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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양치기신부님의 매일묵상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18-02-10 조회수1,339 추천수6 반대(0) 신고

 

 

먼 데서 온 사람들

 

 

마르코 복음 사가에 의한 빵을 많게 한 기적사화를 분석해보면, 참 재미있고 의미심장합니다. 우리 민족도 그러했지만 유다인들도 숫자에 참 많은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그들이 유달리 선호했던 숫자들이 있었으니, 3, 7, 12였습니다.

 

 

사천명을 먹이신 기적에서는 7이라는 숫자가 돋보이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군중에게 땅에 앉으라고 분부하셨다. 그리고 빵 일곱 개를 손에 들고 감사를 드리신 다음, 떼어서 제자들에게 주시며 나누어 주라고 하시니, 그들이 군중에게 나누어 주었다. 사람들은 배불리 먹었다. 그리고 남은 조각을 모았더니 일곱 바구니가 되었다.”(마르코 복음 86~8)

 

 

유다인들은 결혼식을 7일간 계속했습니다. 큰 축제들도 대체로 7일간 진행되었습니다. 6일간 일하고 7일째 되는 날은 안식일로 정했습니다. 예수님께서도 베드로에게 일곱 번씩 일흔 번이라도 용서하라며 7을 강조하셨습니다. 오늘날 우리 교회 안에서 이루어지는 성사 역시 7성사입니다. 성령의 은사도 7가지입니다.

 

 

이렇게 7은 더 이상 좋을 수 없는 숫자, 완벽함, 완전함, 완성을 의미합니다. 하느님 나라의 흘러넘치는 풍요로움을 의미합니다.

 

 

예수님을 따라다니느라 사흘 내내 굶주렸던 사천명의 군중을 빵 7개로 배불리 먹이신 장면, 머릿 속에 가만히 떠올려보니, 놀랍고 신기하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참으로 신명나고 흥겹습니다.

 

 

군중은 예수님의 말씀과 기적을 통해 이 땅에 오신 메시아 그리스도, 전지전능하신 하느님의 얼굴을 자신들의 두 눈으로 직접 목격하는 영예를 얻었습니다. 꿈에도 생각할 수 없었던 일, 하느님을 직접 자신들의 눈으로 바라본 것입니다.

 

 

예수님의 인품과 말씀에 매료되어 끼니조차 잊고 따라다니던 군중은 예수님 손으로 재창조된 빵과 물고기로 원없이 굶주림을 해소했습니다. 빵을 먹은 사람들의 숫자는 남자 장정만 해도 4천명, 자매님들과 아이들까지 합하면 만명, 만오천명이라는 큰 숫자였습니다.

 

 

끝도 보이지 않는 수많은 인파의 군중들이 환한 얼굴로, 기쁨과 감사로 가득찬 마음으로, 빵과 물고기로 원없이 배를 채우는 모습을 상상만 해도 은혜롭고 풍요롭습니다.

 

 

군중 안에는 먼 데서 온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먼 데서 온 사람들이란 바로 이방인들, 나그네들, 중죄인들, 교회 밖의 사람들을 의미하는 것이겠지요. 예수님께서는 그 누구든 따지지 않고, 차별하지 않고 흘러넘치게 빵을 제공하셨습니다.

 

 

오늘 우리 교회의 발밑을 내려다봅니다. 먼 데서 온 손님들에게도 흔쾌히 빵을 나누어주고 있습니까? 모든 사람들에게 교회 문을 활짝 열어놓고 있습니까? 우리 교회는 기쁨과 감사로 가득 찬 사람들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습니까?

 

 

이제는 사천 명뿐 아니라 전체 교회가, 빵을 쪼개어 주시는 단 한 분에게서 받아먹습니다.”(아우구스티누스)

 

 

 

 

    †살레시오회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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