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부활 대축일의 의미와 부활 시기 전례
그리스도의 부활 기념하는 50일간 감사와 기쁨의 축제 - 피에로 델라 프란체스카 ‘그리스도의 부활’ 일부. ‘알렐루야!’ “말씀하신 대로 그분께서는 되살아나셨다.”(마태 28,6) 신앙의 핵심이자 전례 주년의 절정인 주님 부활 대축일이다. 예수님의 부활 신앙과 죽은 이들이 다시 살아나리라는 기대는 그리스도교 신앙의 뿌리다. 따라서 교회는 이날 그리스도의 부활을 기념하고 재현하며 가장 큰 축일로 지낸다. 사랑의 빛이 죽음을 이겼음을 기념하는 축제다. 50일간 이어지는 부활 시기는 이러한 그리스도 부활의 기쁨을 만끽할 수 있도록 이끌고 있다. 왜 50일인가 부활 시기는 주님 부활 대축일부터 성령 강림 대축일까지 50일간을 일컫는다. 올해는 4월 9일부터 5월 28일까지다. 50일이라는 기간은 유다인들의 관습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기간은 유다인들이 누룩 없는 빵의 축제 다음 50일 동안을 ‘주간 축제’로 지냈던 것에 기인한다. 유다인들은 중요한 축제를 일정 기간 계속하는 풍습이 있었는데, 초대교회 신자들도 이러한 관습을 따라 파스카 성삼일 뿐만 아니라 50일 동안 감사와 기쁨의 마음으로 경축했다. 교부들은 이 50일을 단 하나의 축제일로 생각했다. 부활 전례 부활 시기 전례의 가장 큰 특징은 기쁨과 찬미를 드러내는 데 있다. 사순 시기 동안 부르지 않았던 ‘알렐루야’와 ‘대영광송’을 다시 부른다. 평일에도 전례를 거행할 때마다 부활하신 그리스도의 상징인 부활초를 독서대 옆에 두고 불을 밝힌다. 사제는 부활의 기쁨을 드러내는 ‘백색 제의’를 입고 미사를 봉헌한다. 삼종기도도 부활 삼종기도로 바친다. 부활 시기에 기념하는 주요 주일과 대축일은 다음과 같다. 주님 부활 대축일 성토요일 해가 진 후 파스카 성야 예식이 거행된다. 파스카 성야 미사는 부활하신 그리스도를 상징하는 부활초에 빛을 밝히는 빛의 예식과 말씀 전례, 세례 예식, 그리고 십자가상 희생 제사를 기념하는 동시에 영원한 생명을 미리 맛보게 하는 생명의 성사인 성찬 전례 등 4부분으로 구성된다. 이때부터 다시 ‘알렐루야’를 노래하고 예수 그리스도께서 영광스럽게 부활하신 참된 해방의 밤을 기념한다. 다시 해가 뜨면 전례 주년에서 가장 중심인 주님 부활 대축일 미사를 거행하게 된다. 부활 8일 축제 부활 시기의 모든 날이 축제이지만, 교회는 첫 8일간을 파스카 신비에 초점을 맞추고 대축일처럼 지내도록 권고하고 있다. 주님 부활 대축일에 세례받은 초대 교회 신자들은 한 주간 동안을 자신들의 축제 주간으로 생각해 휴업까지 하며 교회 공동체 생활과 성사생활을 배웠다. 여기서 부활 8일 축제가 생겨났다. 오늘날에도 교회는 이 축제일 동안 세례로 새로 태어남을 특별히 기념하고 있다. 하느님의 자비 주일(부활 제2주일) 부활 제2주일은 ‘하느님의 자비 주일’이다. 이날 전 세계 교회는 하느님의 자비를 기념하는 미사를 봉헌하고, 각 기도문도 하느님의 자비를 기리는 고유기도로 변경해 바친다. 이는 ‘자비의 사도’로 불리는 성녀 마리아 파우스티나 코발스카 수녀에게서 기인한다.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2000년 성녀를 시성하면서 “지금부터 온 교회가 부활 제2주일을 하느님의 자비 주일로 부르라”고 선포했고 이듬해부터 하느님의 자비 주일이 지켜지게 됐다. 성소 주일(부활 제4주일) 부활 제4주일은 성소 주일이다. 성 바오로 6세 교황이 1964년에 제정한 성소 주일은 사제와 수도자, 선교 성소 증진을 위해 기도와 희생을 바치는 날이다. 주님 승천 대축일, 홍보 주일 부활한 예수 그리스도는 40일간 지상에 머물면서 제자들과 함께 먹고 마시며 하느님 나라에 대해 가르친 후 승천하셨다. 주님 승천 대축일은 주님 부활 대축일 후 40일에 주님의 승천을 경축하는 날이다. 한국 교회는 전례력 지침에 따라 부활 제7주일을 주님 승천 대축일로 지낸다. 주님의 승천은 죽음을 이기고 승리한 주님께서 시간과 공간을 넘어 우리 안에 영원히 현존하심을 드러낸다. 아울러 당신 스스로를 위한 승천이 아니라, 재림까지 연결되면서 우리 모두의 구원을 위한 사건이다. 또한, 교회는 같은 날 ‘홍보 주일’을 지낸다. 주님께서 승천하시기 전 제자들에게 마지막으로 당부한 말씀이 복음 선포다. 현대 세계에서 더욱 효율적으로 복음을 전하기 위해 교회는 이날을 홍보 주일로 지내고 있다. 성령 강림 대축일 주님 부활 후 50일째 되는 날인 성령 강림 대축일로 부활 시기는 끝난다. 성령 강림으로 인류 구원의 사명이 완성됐고, 이 구원의 신비는 성령께서 활동하시는 교회와 함께 계속된다. 예수 그리스도는 부활 후 50일이 되던 날 제자들에게 성령을 보냈고, 이후 제자들은 성령으로 충만한 가운데 여러 민족에게 복음을 선포하기 시작했다. 따라서 이날을 새로운 하느님의 백성인 교회가 탄생한 날로 본다. 이는 부활을 통해 시작된 새로운 생명과 기쁨이 우리 각자의 부활로 이어져야 한다는 요청이다. 성령의 은총을 통해 신앙의 열매를 맺고 서로에게 복음을 전하는 또 다른 파스카 신비가 시작됨을 알린다. [가톨릭평화신문, 2023년 4월 9일, 박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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