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6주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8-02-11 조회수3,455 추천수11 반대(0)

지난 주일에 선배 신부님께서 하느님의 품으로 가셨습니다. 12년 동안 의식이 없이 병원에 계셨습니다. 김용화 바오로 신부님께서 하느님의 품에서 영원한 안식을 얻기를 기도합니다. 후배 신부님이 의식이 없이 병원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앞으로 많은 시간들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신현박 아우소니오 신부님을 위해서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다만 예수님의 말씀에 위로를 받습니다. “이 모든 것들은 그분들이 죄가 커서 그렇게 된 것이 아닙니다. 하느님의 영광이 드러나기 위해서 그렇게 된 것입니다.”

 

저는 1991년 사제서품을 받고 일주일 만에 병원에 입원을 하였습니다. 병명은 유행성 출혈열이었습니다. 중환자실에 있었고, 의식이 없이 1주일을 지냈습니다. 의사 선생님께서 치료해 주셨고, 어머니의 지극한 정성으로 의식이 돌아왔고, 퇴원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잘 살았기 때문에 그런 것은 아니었습니다. 이 또한 하느님의 영광이 드러나기 위해서 그렇게 된 것입니다. 인생은 하루만 살아도 흑자라고 합니다. 제게 주어진 삶을 으로 생각합니다. 그러기에 더욱 감사하고, 더욱 기쁘게 지내고 있습니다.

 

하느님의 도우심으로 저는 두 번의 치유 체험을 하였습니다. 하혈이 심해서 병원에서 포기했던 자매님을 위해서 기도하였습니다. 자매님은 건강을 회복하였고, 성당에서 다시 볼 수 있었습니다. 저의 능력이 커서가 아니었습니다. 하느님의 영광이 저를 통해서 드러난 것입니다. 패혈증으로 위독했던 형제님을 위해서 기도하였습니다. 형제님께서도 건강을 회복하였고, 성당에서 다시 볼 수 있었습니다. 제가 영적으로 잘 살았기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하느님의 영광이 저를 통해서 드러난 것입니다.

 

피부 질환으로 고생을 하고 있는 동창 신부가 있습니다. 10여 년 전부터 피부에 물집이 생기고 가렵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여름에도 긴 팔을 입어야 하고, 사우나에도 가기 힘든 고통입니다. 한방 치료도 받아 보았고, 피부과에서 치료도 받아 보았습니다. 그리고 얼마 전에는 아직 상용화 된 약은 아니지만 그 약으로 치료를 받기로 했다고 합니다. 저는 다른 친구와 함께 그 친구를 위해서 물이 좋다는 온양온천엘 다녀왔습니다. 그곳에는 객실에도 온천수가 나오기 때문에 친구는 객실에서 온천을 할 수 있었습니다. 새로 개발된 약이 친구의 피부를 깨끗하게 해 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나병환자를 깨끗하게 해 주셨습니다. 사람들로부터 천시를 받았고, 나병환자는 죄를 졌기 때문에 생긴 거라고 생각하던 시대에 깨끗해진 나병환자는 얼마나 기쁘고 즐거웠을까를 생각합니다. 아마 그 나병환자는 새롭게 태어난 느낌이었을 것입니다. 저도 얼굴에 있던 점을 뺀 적이 있습니다. 점 하나를 뺐을 뿐인데도 기분이 좋았는데 온 몸이 흉하게 망가지는 나병에서 깨끗하게 치유되었으니 정말 행복했을 것입니다.

 

며칠 전에 꿈을 꾸었는데 그 내용이 너무나 생생했습니다. 오늘 복음 말씀을 묵상해서 아마 꿈도 그렇게 꾼 것 같습니다. 제 몸에 이상한 것들이 생기는 꿈이었습니다. 어째서 나에게 이런 일들이 생길까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음식을 잘 못 먹은 것도 아니고, 피부병이 생긴 것도 아니었습니다. 꿈에서 보니, 제가 누군가를 미워하고, 원망할 때, 제 욕심대로 판단할 때, 시기와 질투를 할 때 제 피부에 그런 이상한 것들이 생기는 것이었습니다. 약을 발라서 없어지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온천엘 간다고 사라지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마음을 비우니까, 욕심을 버리니까, 모든 것을 받아들이니까, 하느님의 뜻에 맡겨 드리니까 그런 상처들이 깨끗하게 없어졌습니다. 사실 꿈속에서 본 것은 제 마음의 피부였던 것 같습니다. 우리의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우리들의 마음은 어쩌면 나병보다 더 심하게 일그러지고, 갈라지고, 상처로 곪아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합니다.

눈에 보이는 나병은, 눈에 보이는 피부병은 병원에서 의사들이 치료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주변에는 영혼의 나병환자들이 많이 있습니다. 오늘도 우리 주위엔 병들고 힘들어 하는 사람이 많이 있습니다. 전과자로 낙인이 찍혀 사회에로의 적응을 못하는 사람들,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성숙하지 못해서 누군가 보살펴 주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사람들, 아무도 찾아와주지 않는 방에서 혼자 외로움에 떨고 계시는 우리 주변의 할머니 할아버지가 있습니다.

 

예수님은 그분들에게 이렇게 말씀을 하십니다. “너희 지치고 힘든 사람들 나에게 와서 쉬어라 나의 멍에는 편하고 가볍다.” 오늘 제 2독서에서 사도 바오로는 이렇게 이야길 합니다. “교우 여러분 무슨 일을 하든지 하느님의 영광을 위해서 하십시오. 내가 그리스도를 본받는 것처럼 여러분도 나를 본받으십시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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