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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2.11.강론.“내가 하고자 하니 깨끗하게 되어라”- 파주 올리베따노 이영근 아오스딩신부.
작성자송문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8-02-11 조회수1,396 추천수0 반대(0) 신고

 

 

마르 1,40-45(연중 6 주일)

 

 오늘은 연중 6 주일이며, 세계 병자의 날입니다.

 

 오늘 <1독서>에서는 악성 피부병에 걸린 사람에 대한 구약의 율법의 규정을 알려줍니다(레위 13,1-2, 44-46). 그는 옷을 찢고 머리를 풀어야 했으며, 공공장소나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에 나타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과는 접촉도 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혹시 누군가가 접근해 오면 나는 부정한 사람이요라고 외치면서 접근하지 못하도록 경고해야 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오늘 <복음>의 나병환자는 율법을 어기고 예수님께 와서 도움을 청합니다. 그만큼 믿음이 컷다ᅟᅳᆫ 것을 말해줍니다.

 

 <2독서>에서 바오로 사도는 무슨 일을 하든지 모든 것을 하느님의 영광을 위하여 하십시오. ~교회에 방해를 놓는 자가 되지 마십시오.”(1코린 10,31-32)라고 권고하면서 자신은 많은 사람이 구원을 받을 수 있도록, 자신이 아니라 그들에게 유익한 것을 찾는다.’(1코린 10,33)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복음>에서는 <1독서>구약의 율법예수님의 복음의 차이를 극렬하게 보여줍니다.

 구약의 율법은 나병환자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막아야 한다는 규정을 제시할 뿐 그를 치유하기 위해서는 아무 것도 하지 않았습니다. 바로 이것이 율법의 한계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복음은 나병환자이기 때문에, 바로 그 이유 때문에 오히려 예수님께 와서 치유 받습니다. 그래서 오늘 <복음>의 나병환자는 구약의 율법을 뛰어넘어 예수님을 피해간 것이 아니라, 오히려 다가와서 무릎을 꿇고 애원합니다.

 이처럼, <복음>은 우리가 죄인이고 불결한 사람이기 때문에 하느님께 나아갈 수 없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더욱 예수님께 다가가야 한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가 병들었고 죄인이기에, 오히려 감싸주시고 치료해주시기 때문입니다.

 이를 <요한복음>간음한 여인에게 용서를 베푸시는 장면에서도 잘 볼 수 있습니다.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은 간음한 여인이 죄인이기에 율법에 따라 돌로 쳐 죽여야 한다고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바로 죄인이기 때문에 용서받아야 할 대상이라고 하십니다.

 복음은 이 처럼, 규정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과 호의를 제시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나병환자는 말합니다.

스승님께서는 하고자 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습니다(마르 1,40)

 

 이는 그가 예수님의 권능, 곧 치유의 능력을 믿는다는 것을 말해 줍니다. 동시에, 그 능력의 행사가 자신에게 달려있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께 달려있기에, 자신은 오로지 예수님의 처분에 온전히 의탁했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나아가 자신의 신뢰와 의탁을 넘어서, 예수님의 뜻에 순명하겠다는 것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마치 예수님께서 겟세마니에서 하신 것처럼, 말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겟세마니에서 아버지께 기도하셨습니다.

아빠! 아버지! 아버지께서는 무엇이든지 하실 수 있으시니,

이 잔을 저에게서 거두어주십시오. 그러나 제가 원하는 것을 하지 마시고

아버지께서 원하신 것을 하십시오.”(마르 14,36)

 

 이는 아버지께서 원하시는 것을 당신도 원하신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곧 자신의 뜻을 아버지의 뜻에 순명하는 온전한 의탁과 신뢰를 말해줍니다.

 바로 이처럼, 나병환자도 예수님께 그렇게 하고 있음을 말해줍니다. 그는 예수님께서 하시고자 한다면 하면서, 자신의 바람이 아니라 예수님의 바람에 의탁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어떻게 기도하는지요? 자신의 바람을 하느님을 통해 얻어내고자 하는지요, 아니면 하느님의 바람이 우리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라는지요?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나병혼자를 만지셨습니다. 율법에 의하면, 나병환자를 만지거나 접촉하면 부정을 타게 됩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나병환자에게 손을 내밀어 만지셨습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부정을 탄 것이 아니라, 오히려 나병환자가 깨끗이 나았습니다. 율법을 완성하시러 오신 예수님께서는 율법의 규정보다도 율법의 정신인 사랑을 더 소중하게 여기신 까닭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오늘 우리에게 말합니다.

내가 하고자 하니 깨끗하게 되어라(마르 1,41)

 

   

문드러지고 부스럼투성이인 우리 영혼을 깨끗하게 해 주십니다. 오늘 우리를 새롭게 하시고 굳세게 해 주십니다. 그러니 당신의 원의에 따라 살아가야 할 일입니다. 우리의 바람이 아니라 당신의 바람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말입니다.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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