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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2.13 화/ 선과 사랑과 생명을 부풀리는 누룩이 되어 - 기 프란치스코 신부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8-02-12 조회수1,929 추천수6 반대(0) 신고




연중 6주 화, 마르 8,14-21(18.2.13)

“너희 마음이 그렇게도 완고하냐?”(마르 8,17)





The leaven of the pharisees


 



선과 사랑과 생명을 부풀리는 누룩이 되어

 

예수님께서는 바리사이들의 누룩과 헤로데의 누룩을 조심하라고 엄명하십니다(8,15). 그러자 제자들이 자기들에게 빵이 없다며 서로 수군거립니다(8,16). 제자들은 먹을 것도 챙기지 못하고 집을 나설만큼 성급했고, 겉으로 드러난 현상에 사로잡혀 '걱정의 색안경'을 쓰고 맙니다. 결국 그들은 마음이 둔해지고 갈라져, 예수님의 말씀을 알아듣지 못하고 깨닫지 못합니다(8,17). 곧 그분을 받아들이지 못한 것입니다.

누룩은 빵을 만드는데 없어서는 안 되는 것이지만, 부패의 상징이기도 합니다. 제자들은 생명의 빵으로 오신 예수님이 바로 곁에 있음에도, 누룩에 가려 그분을 알아보지 못합니다. 예수님께서는 가난한 사람들을 외면하는 바리사이의 위선과 몰이해, 표징을 요구하는 교만, 그리고 당신에 대한 헤로데의 악의와 오해를 경계하라 하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빵의 기적들을 상기시켜주시며, "아직도 깨닫지 못하느냐?"(8,21) 하시며 실망의 절규를 터트리십니다. '깨닫다'의 헬라어 원어는 '나란히 서다'란 뜻을 갖습니다. 제자들은 예수님께서 행한 모든 것을 보고서도, 같은 정신을 가지고 예수님 곁에 나란히 서 있지 못한 것이지요. 그들은 하나같이 마음이 완고해지고 예수님에 대해 오해하여 그분의 구원 여정에 함께하지 못한 것입니다.

예수님이 바로 우리를 살리는 생명의 빵이십니다. 따라서 그분과 함께 있음이 행복이요, 생명의 빵이신 그분의 말씀과 몸짓을 따름이 영원한 생명으로 가는 길입니다. 우리 눈앞을 가리고 마음을 둔하게 하는 '불편한 누룩'은 무엇일까요? 오해와 착각, 무감각과 몰이해를 불러일으키는 내 사람의 해묵은 누룩은 무엇일까요?

우리는 주님과의 관계단절을 초래하는 위선과 교만과 악한 표양의 누룩을, 깨어 경계해야 합니다. 누룩처럼 보이지 않는 작은 허물과 초점을 벗어난 생각의 자락, 익숙한 습관과 의식들이 서서히 영혼을 썩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잠시만 딴데 눈을 돌리면, 주님을 알아보지 못하게 하는, 이기심과 탐욕과 허영의 누룩이 숨통을 조여오지요.

따라서 스쳐지나가는 생각들, 무심코 내뱉는 말, 평범한 행동들 하나하나에도 주의해야 합니다. 하느님과 무관한 말과 생각과 행동의 누룩들이, 죄악과 어둠을 부르고, 주님을 슬프게 해드리고, 내 영혼과 사회를 망가뜨리기 때문입니다. ‘이 정도는 괜찮겠지’, ‘다음부터 잘 하지’ 하는 안이함과 자기합리화가 자신과 사회를 불행으로 내몰게 됨을 명심해야겠습니다.

나아가 현세 걱정과 자신의 문제에 몰두하여, ‘생명의 빵’으로 오신 예수님을 알아보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깨어 있어야 합니다. 우리는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올바르고 흠 없이 살도록 힘써야 합니다. 사소한 일을 행할 때나 보잘것없어 보이는 이들을, 하느님의 영과 사랑을 담아 행하고 대할 때, 우리 자신이 다른 이들에게 생명의 빵이 되겠지요.

또한 현상에 얽매이는 피상적 시선을 거두고, 우리가 겪는 모든 일을 하느님의 눈으로 보고 수용해야겠습니다. 고착된 신념과 습관, 부정적 시각과 왜곡된 사고의 틀이 아닌, 창조의 새로움과 자유와 해방의 시선은 모든 이에게 생명을 불러일으킬 것입니다. 오늘도 이런 눈길로 선과 사랑, 생명과 평화를 부풀리게 하는 좋은 누룩이 되도록 힘썼으면 합니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story.kakao.com/ch/france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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