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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양치기신부님의 매일묵상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18-02-13 조회수1,663 추천수2 반대(0) 신고

 

 

사랑의 유통기한

 

 

남녀간의 사랑과 결혼을 주제로 한 한 실험 결과 사랑이란 감정에도 유통기한이 있음을 밝혔습니다. 모든 부부들이 다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결혼의 유통기한, 다시 말해서 눈에 콩깍지가 끼어있는 기간, 그저 죽고 못사는 기간은 대체로 2~3년이랍니다.

 

 

유통기한에 도달함과 동시에 이제 사랑에 있어 낭만적 모험의 시기는 지나간답니다. 그간 눈을 덥고 있던 콩깍지가 벗겨지면서, 구체적인 현실과 마주하게 되는 것이 보편적인 인간의 모습이랍니다.

 

 

유통기한이 지난 사람들 가운데 많이 하시는 말씀입니다. 그토록 절절하고 애틋했던 마음은 온데 간데 없이 사라지고 이제 마치 전쟁터의 동지처럼, 의리로 그렇게 살아간답니다.

 

 

이런 면에서 우리 그리스도 신자들은 참 좋은 몫을 선택한 사람들입니다. 뜨거웠던 인간적 사랑이 식어갈 무렵, 배우자와와 관계 안에서 위기가 찾아올 무렵, 더 큰 사랑이신 주님, 궁극적 사랑이신 주님, 유통기한이 없으신 사랑의 주님을 찾아갈 수 있으니 말입니다.

 

 

서로 다름으로 인한 상처와 고통이 극심할 때, 성당을 찾아가면, 주님께서는 그때 그때 적절한 말씀을 통해 큰 위로와 격려, 굳건한 인내심과 다시금 새롭게 살아갈 힘을 선물로 주십니다.

 

 

결혼생활을 선택한 사람들이건 수도생활을 선택한 사람들이건, 관건은 단 하나, 인내인 것 같습니다. 우리가 그리도 염원했던 꿈결같은 순간들은 사실 잠시뿐입니다. 결혼식의 기쁨, 신혼 여행에서의 환희, 종신서원 때의 축복, 서품 때의 행복은 찰라입니다. 너나 할 것 없이 부족하고 나약한 인간들의 모임과 공동체에서 철저하게 다름으로 인한 상처와 실망은 필수적입니다.

 

 

이제 우리 앞에 남은 중요한 과제 하나는 사랑이 소멸되지 않도록 백방으로 노력하는 일입니다. 사랑의 유통기한을 연장시키기 위해 헌신하는 일입니다. 순교자의 마음으로 인내하는 일입니다. 순교하는 심정으로 용서하는 일입니다. 밉지만 또 한번의 기회를 주는 일입니다. 그를 위해 기도하고 또 기도하는 일입니다.

 

 

우리 한국 교회 안에서 피의 순교자들의 숫자는 어마어마합니다. 이제 우리 한국 교회는 더 많은 사랑의 순교자, 인내의 순교자, 용서의 순교자, 신앙의 증거자들이 필요합니다.

 

 

결국 중요한 덕이 인내의 덕입니다. 이런 맥락에서 야고보 사도께서도 강조하셨습니다. “시련을 견디어 내는 사람은 행복합니다. 그렇게 시험을 통과하면, 그는 하느님께서 당신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약속하신 생명의 화관을 받을 것입니다.”(야고보서 112)

 

 

 

  †살레시오회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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