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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겟세마니에서의 기도와 십자가의 길 기도 1,2
작성자박미라 쪽지 캡슐 작성일2018-02-15 조회수2,426 추천수0 반대(0) 신고

 

사순절 동안 도움이 되실까하여 그동안 올렸던 글 안에 있던
겟세마니에서의 기도와 십자가의 길 기도 1, 2 를 다시 올려 드립니다.

 

 

 

겟세마니에서의 기도


  
박미라 도미틸라 지음

 

 

 

 

 

 

 

[겟세마니에서 기도하시다] (마르 14,32-42 ; 루카 22,39-46)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함께 겟세마니라는 곳으로 가셨다. 그리고 제자들에게, “내가 저기 가서 기도하는 동안 여기에 앉아 있어라.” 하고 말씀하신 다음, 베드로와 제베대오의 두 아들을 데리고 가셨다. 그분께서는 근심과 번민에 휩싸이기 시작하셨다. 그때에 그들에게 “내 마음이 너무 괴로워 죽을 지경이다. 너희는 여기에 남아서 나와 함께 깨어 있어라.” 하고 말씀하셨다. 
  그런 다음 앞으로 조금 나아가 얼굴을 땅에 대고 기도하시며 이렇게 말씀하셨다. “아버지, 하실 수만 있으시면 이 잔이 저를 비켜 가게 해 주십시오. 그러나 제가 원하는 대로 하지 마시고 아버지께서 원하시는 대로 하십시오.” 
  그러고 나서 제자들에게 돌아와 보시니 그들은 자고 있었다. 그래서 베드로에게 “이렇게 너희는 나와 함께 한 시간도 깨어 있을 수 없더란 말이냐?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깨어 기도하여라. 마음은 간절하나 몸이 따르지 못한다.” 하시고, 다시 두 번째로 가서 기도하셨다. “아버지, 이 잔이 비켜 갈 수 없는 것이라서 제가 마셔야 한다면, 아버지의 뜻이 이루어지게 하십시오.” 
  그리고 다시 와 보시니 그들은 여전히 눈이 무겁게 감겨 자고 있었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을 그대로 두시고 다시 가시어 세 번째 같은 말씀으로 기도하셨다. 그리고 제자들에게 돌아와 말씀하셨다. “아직도 자고 있느냐? 아직도 쉬고 있느냐? 이제 때가 가까웠다. 사람의 아들은 죄인들의 손에 넘어간다. 
  일어나 가자. 보라, 나를 팔아넘길 자가 가까이 왔다.”   마태오 26, 36~46 
 
※. 아래의 묵상은 1980년도에 예수 그리스도를 따라 십자가의 길을 걷고자 하지만 ‘십자가의 길의 신비’를 옳게 깨닫지 못한 사람들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15분간의 묵상 자료로 이재현 요셉 신부님의 『성시간』(경향 잡지사, 1961)을 참고로 하여 작성하였던 것입니다.

 

묵  상

 하늘에 계신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하느님 아버지와 하나이신 주님! 당신을 사랑하나이다. 주님께서 아버지와 하나이신 것같이 저도 당신과 하나 되고 싶나이다. 오로지 주님과 하나 되기만을 위해, 또한 세상 모든 이가 당신과 하나 되도록 저의 모든 것 다 당신께 바쳐 드리옵니다.  선하시고 자비로우신 주님! 죄 많은 제가 감히 당신 앞에 나와 기도드릴 수 있음은 당신의 크신 자비와 크신 사랑 때문이옵니다. 당신을 기쁘시게 하여드리고, 당신께 영광이 되도록 기도드릴 수 있게 저의 모든 죄를 용서하시고 저에게 기도의 은혜를 베풀어주소서.

 

 사랑하올 주님! 당신은 인간의 모든 죄악을 맡아지시고 하늘로서나 땅으로서나 아무 위로도 없이 온전히 버림받은 사람이 되셨습니다. 아무런 죄가 없으심에도 불구하고 엄노를 발하시는 하늘에 계신 아버지 앞에서 쓰디쓴 쓸개의 잔을 맛보시며 도무지 아무런 위로도 받지 못한 채 엎드려 계신 당신의 고통을 그 어떤 피조물이 헤아려 알 수 있겠나이까? 나약한 우리를 사랑하시어 당하신 그 엄청난 고통의 값으로 우리는 배은과 무시만을 드릴뿐입니다.
 주님께서는 영웅적 비녀 말가리다 성녀에게 “나 받은 고통 중에 제일 아픈 것은 사람들이 내 사랑을 배은망덕으로 갚아주는 것이다. 저들이 내 사랑을 보답한다면, 나 저들을 위하여 받은 형고를 가볍게 여길 것이요, 할 수 있다면 더라도 받겠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오, 사랑 지극하신 주님! 당신이 우리를 얼마나 사랑하시는지, 우리의 사랑을 얼마나 원하고 계신지 무슨 말이 더 필요하겠습니까?  “목마르다. 사랑을 받고 싶어서 탄다. 얼마나 내가 사랑을 받고 싶어 하는지 네가 안다면 아무 것도 아끼지 않을 것이다.” 라고 말가리다 성녀에게 말씀하신 주님! 당신을 사랑하고 싶나이다. 당신이 저를 사랑하듯이 저도 당신을 사랑하고 싶나이다. 하오나 어떻게 해야 당신을 올바로 사랑해 드리는 것인지 알지 못합니다. 가르쳐 주소서. 진정으로 당신을 사랑할 수 있게 하여주소서.

 

 바오로 사도는 “내가 인간의 여러 언어와 천사의 언어로 말한다 하여도 나에게 사랑이 없으면 나는 요란한 징이나 소란한 꽹과리에 지나지 않습니다. 내가 예언하는 능력이 있고 모든 신비와 모든 지식을 깨닫고 산을 옮길 수 있는 큰 믿음이 있다 하여도 나에게 사랑이 없으면 나는 아무것도 아닙니다. 내가 모든 재산을 나누어 주고 내 몸까지 자랑스레 넘겨준다 하여도 나에게 사랑이 없으면 나에게는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고린토 1서 13, 1-3) 라고 했습니다.

 

 사랑 때문에 겟세마니 동산에서 피땀 흘리시며, 근심과 번민에 싸여 고통당하시는 주님!  전 이제까지 진정한 사랑, 당신이 원하시는 사랑이 무엇인지 잘 몰랐습니다. 아니, 알면서도 체면이나 이기심․자만심 등을 거스르는 십자가의 고통을 받아들이기가 겁이 나고 무섭고 두려워 모른 척하며 십자가 없는 사랑을 택하고 그런 저를 합리화시키려 했는지도 모릅니다.  저는 지금껏 은연중에 남 앞에 자신을 드러내려 하고, 남보다 더 똑똑하다는 소리를 듣고 싶어 하고, 더 부자가 되고 싶어 하고, 남에게 존경받으려 하며, 믿음이 깊은 사람으로 남에게 인정받고, 착한 사람, 열심한 사람으로 보이고 싶어 했습니다. 그러면서 십자가에 달려 계신 당신을 바라보며 당신을 사랑한다고 “저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라고 말하기를 좋아했습니다.

 

 당신은 저를 사랑하시기에 죄가 없으심에도 불구하고 고통당하시며 죄인 취급을 받고 계신데, 저는 있는 잘못도 감추려 하며, 남이 저를 좋게 보도록 치장하는 데만 급급하여 당신의 고통을 외면하려 했습니다. 당신께서 고통당하시는 것은 인류의 구원을 위해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하면서 뻔뻔스럽게도 저는 제 영광만을 찾으면서 어떻게 “당신을 사랑합니다.” 라고 말할 수 있겠나이까?  주님! 용서하소서! 이 죄인을 용서하소서! 그러한 잘못 말고도 저의 잘못은 얼마나 많사옵니까? 사랑 지극하신 당신과 합당치 못한 점이 얼마나 많사옵니까? 그런데도 당신은 언제나 제 곁에 계시며 당신께로 돌아서기를, 제가 당신께로 마음의 문을 열어드려 당신과 하나 되기만을 애타게 기다리고 계셨나이다.

 

 주님! 진정으로 당신을 사랑하고 싶나이다. 세상 사람들 사이에서도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사랑하는 이의 아픔을 같이 나누려고 애를 씁니다. 대신이라도 받겠다는 안타까운 마음을 가지고 사랑하는 이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덜어주려 노력합니다. 헌데 저는 지금껏 “당신을 사랑합니다.” 라고 말하면서, 또한 당신을 사랑하는 사람으로 남 앞에 보이기를 좋아하면서 얼마나 십자가에 달려 계신 당신과 함께 그 크나큰 고통을 나누려 했나이까?

 당신은 세 번이나 “십자가의 고통”에 대하여 예언하시고, 잡히실 줄 뻔히 알면서도 겟세마니 동산으로 가셨습니다. 거기에서 과거와 현재와 미래 세상의 모든 죄악을 보셨습니다. 하느님을 모독하는 크나큰 죄악! 인간에게 끼치는 손해! 즉 영원한 지옥! 이런 것들이 당신의 강생․수난․십자가의 죽음․성사․미사성제․교리․표양의 효과를 받아 입지 않을 것을 생각하시고, 죄인들의 무례함과 소경됨과 완고함과 그로 인해 받아야 할 영원한 처벌을 보셨습니다. 거기다가 사랑하올 주님께서는 그 때에 이미 저의 고통, 저의 유감, 저의 공포, 저의 근심까지도 보시고 저와 나누셨습니다.

 

 당신께서는 아무런 잘못이 없으시면서 당하는 십자가의 무수한 고통 - 채찍질과, 가시관 쓰심과, 모욕당하심과, 뺨을 맞으심과, 침  뱉음을 당하심과, 십자가를 지고 넘어지며 옷 벗김을 당하시고, 못 박히시고, 죽으시는 그 엄청난 고통 - 보다도 당신을 외면하고 사랑을 저버림으로 영영 당신을 떠나게 될 영혼들로 인한 고통이 더 극심하시어 피땀을 흘리시며 고뇌하셨습니다.

 

 겟세마니 동산에서 피땀 흘리신 사랑하올 주님!

 당신이 왜 그토록 근심과 걱정에 싸여 고뇌하셨는지 전 지금까지 잘 몰랐습니다. 아니, 알려고 하지 않았는지도 모릅니다. 왜냐 하면, 당신께서 거기에서 붙잡히시어 십자가의 죽음을 당하셨기 때문입니다. 당신은 능히 잡아가는 그들을 물리치실 수 있으셨는데도 그렇게 하시지 않고 죄인처럼 끌려가시지 않았나이까?
 
예루살렘으로 화려하게 입성하시는 당신을 따르는 것은 참으로 좋습니다. 영광스럽게 부활하신 당신과 함께 있는 것은 더욱 좋겠지요. 하지만, 극악무도한 죄인으로 - 하느님을 모독한 사람으로 - 극형을 받는 당신과 함께 있는 것은 어쩐지 두렵고, 무섭기까지 한 일이며 생각하기조차 싫은 일이기만 합니다.  당신을 따라다니던 제자들 중 으뜸 제자인 베드로마저도 그러한 당신을 따르지 않으려 하며 세 번이나 “나는 그를 모른다.” 라고 하지 않았나이까? 하지만 그는 당신께서 부활하시고, 승천하시고, 성령을 보내주신 후에 용감하게 당신께서 마시신 잔을 마시며 당신의 뒤를 따랐다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도 주님! 저는 좀 빠지면 안 되겠습니까? 꼭 그 길로 가야만합니까?
왜? 당신께서는 저를 사랑한다고 하시면서 좀 더 쉽고 편한 길로 갈 수 있게 만들어 놓지 않으셨습니까?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지금의 저보다 훨씬 더 편하게 생을 즐기면서도 마음 편히 살고 있는데, 저는 그래도 지금까지 당신을 섬기느라 시간도, 재산도, 힘도 그들보다 더 많이 희생했는데, 왜? 저를 마음 편하게 그냥 내버려두지 않으십니까? 왜 자꾸 십자가! 십자가! 하면서 고통을 받아들이라고 요구하십니까? 그것을 깨닫기가 참으로 어렵습니다. 저를 참으로 사랑하신다는 주님! 알게 해주십시오. 정말 알고 싶습니다......

 

 당신께서는 겟세마니 동산에서 세상의 모든 죄악을 보셨습니다. 그리고 그 죄 값을 치르기 위해 처절하리 만큼 무서운 십자가의 고통과 죽음의 필요성을 느끼시고, 아버지의 뜻에 순명하기로 작정하셨습니다. 그리고 저에게도 지금 그렇게 하기를 원하고 계십니다. 하온데 주님, 저의 죄악을 들여다보는 것은 싫습니다. 받아들이고 인정하기가 참으로 어렵습니다. 제가 알고 있는 많은 이들은 착하게 살아 성인이 되었고, 또 지금 이 순간에도 많은 이들이 저보다 더 나은 영성적인 위치에서 저보다 더 거룩하게 살고 있는데, 그렇지 못한 저를 들여다보고 그것을 받아들인다는 것은 참으로 쉬운 일이 아닙니다.  주님! 왜 저를 성모님처럼 깨끗하게 만들어주지 않으시고, 성인․성녀들처럼 주위 환경이나 조건을 만들어주지 않으셨습니까? 그러니 제발 좀 가만히 내버려두십시오. 제발 그냥 이대로 지금까지의 위치를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만족하며 살도록 내버려두십시오. 주님.........

 

 “나의 딸아! 나의 아들아! 나는 너를 사랑한다. 네 사랑을 받고 싶어서 탄다. 난 누구를 더 사랑하거나 덜 사랑한 일이 없단다. 누구에게나 똑같은 사랑을 베풀었고, 누구에게나 똑같은 바람으로 그와 함께 살기 위해 계속해서 문을 두드리고 열어 줄 때를 기다린단다. 성인들이 다른 이유는 내가 더 많이 주어서가 아니다. 그들은 나를 바로 알아보고,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주며, 잘못이나 부족까지도 내게 열어 보여주며 고쳐주기를, 채워주기를 바라며, 자신을 송두리째 내게 맡기고, 가장 아름답고, 가장 빠르고, 가장 좋은 십자가의 길로 기꺼이 나를 따라 왔단다. 그래서 마침내 그들은 깨끗하여져서 하늘에 계신 아버지를 뵈옵고, 영원한 천상 잔치에 참여할 수 있게 된 것이란다. 나는 다만, 너도 그렇게 되기를 바랄 뿐이란다…….”

 

 주님, 옳습니다! 당신은 제게 산을 옮기라는 것도, 나라를 개혁하라는 것도, 남이 할 수 없는 그 어떤 큰일을 하라고 요구하시는 것이 아닙니다. 단지, 저 자신을 들여다보고,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받아주고, 그 동안 쌓아올린 당신과 맞지 않는 자아의 벽을 무너뜨려 당신이 만들어주신 아름답고 고귀한 본래의 저의 모습을 되찾아 당신 뜻에 따라 삶으로 해서 당신의 영광을 드러내라는 것뿐입니다.  지존하신 당신께서 저를 만드신 목적이 무엇이었나이까? 당신을 알아 섬기며 당신의 영광을 드러내고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하기 위해서가 아니었나이까? 다시 말해 제가 이 세상에 태어난 목적은 하느님을 알아 공경하고 하느님과 함께 영원히 행복하게 사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해서 하느님 아버지의 영광을 드러내는 것입니다.

 

 주님! 당신은 사랑으로 저를 만드셨고, 제가 영원한 생명을 얻어 누리기만을 원하시옵니다. 그런데 정작 저는 지금껏 무엇을 더 중요하게 여기며 살아왔나이까? 마땅히 선 자체이신 당신과 맞지 않는 모든 것을 가까이하지 않고 없애려 해야 하거늘, 체면이나 자존심, 세속적인 이기심을 더 중요하게 여기고 바리사이파 사람들처럼 겉을 꾸미려하며 제 안에 언제나 살아 계신 당신을 꼭꼭 감추며 살아 왔나이다.

 

 주님, 용서하소서! 저를 고쳐주소서! 당신과 하나 되기에 합당한 사림이 되도록 저의 모든 더러움을 없애주소서. 주님! 저는 죄인이오니 제게 합당한 십자가를 지워주소서! 그 십자가를 지고 당신을 따라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며 깨끗하여지게 하소서! 당신과 함께 십자가에 못 박히고, 당신과 함께 그 위에서 죽고, 당신과 더불어 무덤을 뚫고 부활하여 밝은 날 빛 속에서 당신의 영광을 위해, 오롯이 당신의 영광만을 위해 “의로운 일”을 하게 하여주소서! 겸손되이 당신 발 앞에 엎드려 청하나이다.

 

 십자가를 지고 가신 주님! 이 죄인을 불쌍히 여기시어 죄를 사하시고 당신께로 이끌어 들이소서. 당신은 저를 사랑하시니 가장 좋은 길인 십자가의 길로 친히 이끌어주실 것임을 믿고 저의 모든 것 다 당신께 맡기나이다. 저는 당신 것이오니 당신 마음대로 하소서. 저의 주님! 당신께서 주시는 그 어떤 것이라도 그건 사랑 때문이오니 기쁘게 받아들이며 당신의 뒤를 따르겠나이다. 아멘.

 

 

 “일어나 가자. 보라, 나를 팔아넘길 자가 가까이 왔다.” 고 말씀하시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님을 따라 사랑의 길, 십자가의 길로 나아갑시다!

 

 

 

<십자가의 길 기도 1>

 

십자가의 길을 걸어가신 예수 그리스도님을 바라보며

    
                                         
                                            박미라 도미틸라 지음

        

 

 

 

                         

    

참 행 복 나 눔 터

 


십자가의 길을 걸어가신 예수 그리스도를 바라보며

 <십자가의 길의 신비를 알고자 하는 사람이 십자가를 지고
골고타로 향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한 처 한 처 바라보며 드리는 기도>


십자고상 앞에서

 주님! 십자가에 못 박혀 계신 주님! 저는 아직 아무 것도 모릅니다. 당신께서 왜 거기에 그런 모습으로 계셔야 하는지,  당신을 따르려면 제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아무 것도 모릅니다. 다만, 당신께서는 이 세상을 구원하러 오신 분이시며, 그 방법으로 오직 이 십자가를 통한 죽음을 택하셨다는 것을 알고 있을 뿐입니다.  주님! 당신께서는 저를 영원한 죽음으로부터 구해주시기 위하여 십자가 위에서 죽으셨고, 당신으로 인해 살고자 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모든 것 다 버리고 자기의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르라”고 하셨지만, 당신께서 왜 그런 방법을 택하셨는지조차 모르는 제가 어떻게 - 그렇게도 무섭게만 보이는 십자가의 길로 - 당신을 따라 나설 수 있겠습니까?

 

 그러나 주님! 제가 지금까지는 당신께서 하신 그 모든 일들을 이해하지 못하고 그렇게 산다는 것을 상상조차 하지 못하는 사람으로 살아 왔지만, 그래도 당신께서 저를 진정으로 사랑하신다면 지금 이 순간 당신 앞에 나와 무릎을 꿇고 있는 저의 이 작은 정성을 보아서라도 알게 하여 주십시오. 당신께서 걸어가신 십자가의 길로 저를 이끌어 주시어 한 처 한 처마다에서 당신의 뜻을 깨닫게 하여 주십시오. 그래서 마침내 당신을 따라 나설 수 있게 하여 주십시오. 

 

제 1 처 예수님께서 사형 선고받으심을 묵상합시다.

 

 †.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죽음에 붙여진 사람들을 살리시고자 이 세상에 오신 구세주이신 당신을, 사람들은 사형 판결을 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있는 빌라도 총독 앞으로 끌고 갔습니다.  빌라도가 “당신이 유다인들의 임금이오?”  (요한 18:33-37) 하고 물었을 때에 당신은 “그것은 네 생각으로 하는 말이냐? 아니면 다른 사람들이 나에 관하여 너에게 말해 준 것이냐?” 하고 반문하셨습니다. 그러자 빌라도는 “나야 유다인이 아니잖소? 당신의 동족과 수석 사제들이 당신을 나에게 넘긴 것이오. 당신은 무슨 일을 저질렀소?” 하고 물었고, 당신은 “내 나라는 이 세상에 속하지 않는다. 내 나라가 이 세상에 속한다면, 내 신하들이 싸워 내가 유다인들에게 넘어가지 않게 하였을 것이다. 그러나 내 나라는 여기에 속하지 않는다.”라고 대답하셨습니다. “아무튼 당신이 임금이라는 말 아니오?”하고 빌라도가 묻자, 당신께서 “내가 임금이라고 네가 말하고 있다. 나는 진리를 증언하려고 태어났으며, 진리를 증언하려고 세상에 왔다. 진리에 속한 사람은 누구나 내 목소리를 듣는다.” 하고 대답하시자, 빌라도는 마지막으로 “진리가 무엇이오?” 하고 물었습니다.


 진리를 증언하려고 이 세상에 오신 주님! 진리가 무엇인지 알게 하여 주십시오. 저도 당신과 함께 진리 편에 서고 싶습니다. 그러나 아직 빌라도와 같이 진리가 무엇인지 잘 모르고 있으며, 어떻게 해야 진리 편에 설 수 있는지조차도 모르고 있습니다. 그러기에 지금껏 제 십자가를 지고 당신을 따라 나서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아무런 잘못도 없으신 당신께서 무수히 많은 사람들 앞에서 하느님을 모독한 죄인이 되시어 서 계신데, 저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습니까? 


 남 앞에 제 잘못이나 부족함이 드러날까 봐 전전긍긍하며 애를 쓰고 있는 꼴이라니요. 혹여 남이 제 잘못을 들추어내기라도 할라치면, 즉시 그를 원수로 대하고 마는 제게 당신께서는 ‘죄인이 되어 사형 선고를 받으라.’고 하시니, 그런 일을 어떻게 쉽게 받아들일 수 있겠습니까?  ‘하느님을 모독하였다’는 죄목으로 사형 선고를 받으신 주님! 당신께서 언제 하느님을 모독하셨습니까? 당신이 바로 하느님의 아들이신 데...  하느님의 아들이신 당신께서 “나는 하느님의 아들이다.” 하고 말씀하신 것이 어찌 하느님을 모독한 것이 되겠습니까? 그 말씀은 바로 진리 그 자체입니다. 


 빛이시며 사랑 자체이신 주님! 당신은 언제나 십자가에 높이 달려 계신 채 저를 바라보고 계셨습니다. 그러나 저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얼마나 당신을 바라보며 당신의 사랑을 보답해 드리려 했습니까? 그저 땅만 바라보며 그 안에 있는 것들을 탐내고, 그것들을 가지려고 애를 쓰는 일에만 바빴습니다. 결국에는 다 버리고 하늘에 계신 아버지 앞에 빈손으로 불러 갈 것을.....  그러는 동안에 사랑이신 당신 마음을 얼마나 많이 상해 드렸겠습니까? 그런데도 저는 지금까지 제가 죄인이 아닌 줄 알고 살아왔습니다. 빛이시며 사랑 자체이신 당신과 비겨 생각하지 않고, 잘못을 쉽게 저지르는  눈에 보이는 세상 사람들과만 비교하였기에 언제나 제가 착하고 잘난 듯 생각하며 살아왔습니다.


 아무런 죄가 없으심에도 불구하고, 저의 죄를 기워 갚기 위해 저를 대신하여 죄인이 되시어 사형 선고를 받으신 주님! 이제는 더 이상 저의 죄로 인하여 당신께서 그 자리에 서 계시지는 마십시오! 당신께서 지금까지 저로 인하여 고통을 받으시며 저를 살려내 이만큼 키워주셨으니, 이제는 저 스스로 저의 죄에 대한 책임을 질 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저는 죄인입니다. 하느님을 모독한 죄인입니다. 저에게 사형 선고를 내려 주십시오. 이제까지 당신께서 저를 사랑하시기 때문에 죄인이 되시었으니, 이제부터는 제가 당신을 사랑하기 때문에 죄인이 되겠습니다. 사랑이신 주님! 부족하고 약하기만 한 저에게 끝까지 당신을 따라갈 수 있는 힘과 용기를 내려 주십시오.  

   

     ★ 어머니께 청하오니 제 맘속에 주님 상처 깊이 새겨 주소서.

 

 

제 2 처 예수님께서 십자가 지심을 묵상합시다.

 

 †.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요한복음 19,17에 ‘예수님께서는 몸소 십자가를 지시고 ‘해골 터’라는 곳으로 나가셨다. 그

곳은 히브리말로 골고타라고 한다.‘ 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몸소 십자가를 지시고 골고타라는 곳을 향하여 걸어가신 주님!  당신께서 지고 가신 그 십자가의 의미는 무엇입니까? “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오려면, 자신을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마태 16,24) 하셨는데, 제가 지고 가야 할 십자가의 의미가 도대체 무엇입니까?  많은 사람들은 ‘일상생활 안에서 자신들에게 고통을 주는 무수한 요소들’을 “십자가”라고 말합니다. 그런데 당신께서는 수도 없이 많은 어려움을 일상생활 안에서 다 겪으셨음에도 불구하고 구약 시대로부터 계속해서 많은 예언자들을 통하여 예언하시고, 당신 친히 세 번이나 예고하시고, 만반의 준비를 다 갖추신 후에 “십자가”를 지셨습니다. 그러기에 많은 사람들이 “십자가의 고통”이라고 여기는 일상에서 오는 잡다한 고통들을 받아들이는 것만으로는 어쩐지 제가 겪어야 할 “십자가의 고통”을 다 겪었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주님! 가르쳐 주십시오. ‘제가 져야 할 십자가’가 도대체 무엇입니까?
 ‘제가 십자가를 지고 가야 할 골고타’는 도대체 어디에 있습니까? 


 당신은 “십자가의 고통”을 당하시기 위해 예루살렘으로 들어가실 때에 그 고통을 당하시기를 얼마나 기다리셨던지 제자들보다도 훨씬 빠른 걸음으로 앞장서서 가셨기에, 그것을 본 제자들은 어리둥절하였고, 그 뒤를 따라 가는 사람들은 불안에 싸여 있었다(마르10:32)고 하였습니다. 도대체 그 일이 무엇이 좋다고 그리도 빨리 가셨습니까?

 십자가를 지고 가신 주님! 저도 알게 하여 주십시오. 모든 것을 다 버리고 져야 하는 “제 십자가”가 무엇인지, 그 십자가를 지기 위해 버려야 할 ‘제가 가진 모든 것’이 도대체 어떤 것인지를 알게 하여 주십시오. 그래서 마침내 저도 “제 십자가”를 지고 당신의 뒤를 따르게 하여 주십시오.    

    

        ★ 어머니께 청하오니 제 맘속에 주님 상처 깊이 새겨 주소서

 

 

제 3 처 예수님께서 첫 번째 넘어지심을 묵상합시다.


 †.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세상 모든 것을 만드시고 다스리시며 섭리하시는 절대자이신 주님께서 십자가를 지고 가시는 길에서 넘어지셨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습니까?  당신을 따르던 많은 사람들에게 실망을 안겨 주신 주님! 당신은 왜 넘어지셔야만 하셨습니까? 좀 더 보기 좋은 방법이 그렇게도 없으셨나요? 저는 그런 당신의 방법을 도대체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저는 넘어지는 것이 정말 싫습니다.

 

 당신을 따라 이 길로 가게 되면, 저도 남 앞에서 넘어져야만 한단 말입니까? ‘넘어진다는 것’은 ‘힘이 없음을 남에게 보이는 것’입니다. 저는 당신이 다른 그 어떤 신들보다도 더 힘이 있다고 여겨서 당신을 따르고자 한 것이지, 힘이 없는 분이라고 여겼다면 절대로 당신을 따르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렇게도 무참히 넘어지시다니 이건 정말 안 될 말씀입니다.

 

 저는 남 앞에서 목을 꼿꼿이 세우고 가슴을 펴고 서 있고 싶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을 노력 해 왔는데 넘어져야 한단 말씀입니까?  당신은 시작부터 이토록 마음에 들지 않는 일을 하시니 누가 당신을 따라가려 하겠습니까? 세상에서 가장 힘이 센 사람 밑에서 일하기를 원했던 ‘그리스도폴’의 어깨를 내리 눌렀던 당신의 그 힘은 다 어디로 갔습니까? 어떻게 그렇게 힘없이 넘어지실 수가 있습니까?  그러나 주님! 지금 이 순간 당신의 크고 깊으신 뜻을 미처 알아듣지 못하는 저의 어리석음을 너무 탓하지 마시고, 당신의 깊은 뜻을 깨닫게 하여 주시어, 저도 언젠가는 당신을 따라 많은 사람들 앞에 힘없이 넘어질 수 있는 사람이 되게 하여 주십시오.   

 

         ★ 어머니께 청하오니 제 맘속에 주님 상처 깊이 새겨 주소서

 


제 4 처 예수님께서 성모님을 만나심을 묵상합시다.

 

†.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죄인에게 내려지는 형벌 중에서도 ‘가장 큰 죄인’에게 내려졌던 ‘십자가형’에 처한 아들을 보기 위하여 ‘어머니’께서 나타나셨습니다. 그 어머니의 마음이 어떠했겠습니까?  당신은 어머니의 가슴에 비수를 꽂은 불효자입니다. 세상에 그 어떤 어머니가 자식이 사형 선고를 받고 많은 사람들 앞에서 십자가를 지고 가는 것을 보고 싶어 하겠습니까? 어머니라면 누구라도 자신의 살과 피가 섞여 있는 자기의 자식이 고통당하는 것을 보느니 차라리 자신이 그런 고통을 겪게 되기를 더 바랄 것입니다.

 

 극악무도한 죄인이 되시어 십자가를 지고 골고타를 향하여 걸어가시는 길에서 어머니를 만나신 주님! 당신의 마음은 또 어떠하셨습니까? 당신은 사람들에게 ‘서로 사랑하라’고 말씀하시면서 당신을 낳은 어머니에게는 왜 그런 고통을 안겨 드리는 것입니까?  저는 그렇게 못하겠습니다. 제 어머니가 지금까지 저를 키우느라 얼마나 많은 애를 태우며 수고하였습니까? 그런데 어떻게 그런 어머니에게 당신처럼 실망과 고통을 안겨 드릴 수가 있겠습니까?
 심장이 예리한 칼로 찔리는 듯한 극심한 고통을 겪고 계신 어머니 마리아를 뒤로하고 묵묵히 골고타를 향하여 걸어가신 당신을 따라 십자가를 지고 간다는 것이 얼마나 어머니에게 못할 일을 하는 것인지를 주님이신 당신께서 더 잘 알고 계시오니, 저에게도 그렇게 하라고 더 이상 말씀하시지 마십시오. 저는 아직 그렇게 매정하게 어머니의 사랑을 거절할 용기가 나질 않습니다.....

 

 그러나 주님! 지금 제가 가지고 있는 어머니에게 향한 사랑보다도 더 큰사랑을 위해 당신이 그렇게 하시었을 테니까, 그 큰사랑이 무엇인지 밝히 깨달을 수 있는 은총을 먼저 내려 주십시오. 그것을 밝히 깨닫게 되면 저도 당신처럼 제게 온갖 사랑을 쏟아 부어 주신 제 어머니를 뒤로한 채 당신을 따라갈 수 있을 것입니다.   
        
        ★ 어머니께 청하오니 제 맘속에 주님 상처 깊이 새겨 주소서

 

 

제 5 처 예수님께서 시몬의 도움을 받으심을 묵상합시다.

 

†.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힘의 원천이신 주님! 당신은 많은 기적을 행하시고, 죽은 사람도 살릴 수 있는 힘을 가지고 계시며, 무엇이든지 다 하실 수 있는 분이십니다. 하온데, 당신께서 만드신 사람의 도움을 받으시다니 이게 어찌된 일입니까?  저는 남의 도움을 받는 것보다 더 나은 위치에서 남에게 도움을 주는 것이 더 좋습니다. 저 자신의 부족함을 남에게 내 보이는 것은 정말 싫고, 남이 저보다 더 나은 위치에서 제게 도움을 주는 것은 더 더욱 싫습니다. 그런데, 당신은 도움을 줄 마음조차도 없는 시몬의 억지 도움을 받아들이셨으니, 남의 도움을 받기 싫어하는 제게는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 일이기만 합니다. 당신은 가면 갈수록 어쩌면 그렇게도 점점 더 이해할 수 없는 행동만을 하실 수 있으십니까?


 알렉산더와 루포의 아버지 키레네 사람 시몬(마르 15, 21)에게 당신께서 지고 가시던 십자가를 내어 주신 주님! 당신께서는 힘없는 사람이 되시어 시몬의 억지 도움을 받아들이시므로 당신의 힘을 믿고 따르던 많은 사람들 앞에서 얼마나 체면이 깎이셨습니까? 당신의 기적을 보고, 당신의 가르침을 듣고, 당신을 구세주라고 생각하며 따라다니던 많은 사람들 앞에 체면이 말이 아니었을 것입니다.

 

 아무 것도 가진 것이 없는 거지는 남의 도움으로 근근이 살아갑니다. 그런 거지에게는 재산뿐만 아니라, 체면이나 명예까지도 다 없어졌지만, 모든 영예와 영광을 다 누리고 계신 하늘의 임금이신 당신께서 보잘것없는 시골 사람으로부터 억지의 도움을 받으시다니! 그것은 이해하기도 어려울 뿐더러, 그것이 당신만으로 끝이 나는 것이 아니기에 더 더욱 받아들이기가 어렵습니다. 제가 당신을 따르고자 한다면 얼마나 저 자신을 낮추어야 한단 말씀입니까? 바로 그것이 문제입니다......

 

 저는 지금 이 순간 가진 것이 너무나도 많습니다. 건강도 있고, 물건도 있고, 배운 지식도 있고, 사랑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제 앞에 놓인 많은 날에 지금까지 배워 익힌 것들로 해야 할 일과  하고 싶은 일이 너무나도 많습니다. 그런데, 아무런 힘도, 가진 것도 없는 사람이 되어 전적으로 남의 도움을 받아 들여야 한다는 것은 너무나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시몬의 억지 도움을 받아들이신 높고 높으신 임금이신 주님! 당신께서는 이 세상 그 누구의 도움도 필요 없는 전능하신 분이심에도 불구하고 저를 위하여 보잘것없는 사람의 도움을 받아들이셨으니, 이제부터 저도 ‘오로지 저를 살려주시고자 그렇게 하신 당신’을 닮기 위하여 제가 가진 것을 하나씩 하나씩 없애어, 제가 가지고 있다고 여기는 세상의 모든 것을 다 버리고 당신처럼 힘없는 사람이 되어, 시몬의 도움을 받아들이신 당신처럼 되기 위해 조금씩 노력해 보겠습니다. 주님! 남보다 나아지려는 욕심을 버리고, 더욱 더 겸손되이 남 앞에 자신을 낮출 수 있는 사람이 되게 도와주십시오.  

 

        ★ 어머니께 청하오니 제 맘속에 주님 상처 깊이 새겨 주소서

 


제 6 처 예수님께서 베로니카의 수건에 당신의 얼굴을 박아 주심을 묵상합시다.

 

†.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주님! 당신은 한 남자로서 많은 여자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는 최고의 신랑감이었을 것입니다. 그러기에 많은 여자들이 목숨을 걸고 당신을 따라다니며 뒷바라지를 해드린 것이 아니겠습니까?  여기에도 또 불쌍한 한 여자가 있습니다. 당신을 얼마나 많이 사랑했으면 창과 방패를 들고 막아서는 병사들을 헤치고 사형수가 된 당신께로 다가왔겠습니까? 베로니카는 얼마나 애를 태우며 당신께서 그 길로 가지 않으시기를 바랐겠습니까?

 

 당신께서 하느님의 아들로써 세상 모든 사람을 살려 주시기 위해 가야 할 그 길로 가시지 않고, 자기와 함께 집으로 돌아가 편안하게 사랑을 나누고 싶어 하는 베로니카의 마음을 그 누구보다도 당신께서 더 잘 알고 계셨을 터인데도, 당신께서는 가던 길을 잠시 멈추어 베로니카가 닦아주는 대로 얼굴을 내밀어 그 수건에 고통당하시는 당신의 얼굴을 박아주셨을 뿐, 십자가를 내던지고 베로니카를 따라 집으로 돌아가시지는 않았습니다.  십자가에 달리신 당신을 바라보는 모든 사람을 살려 주시기 위해서 당신께서 그 길을 가시는 동안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만나셨습니까? 당신은 당신께 사랑을 보였던 베로니카는 물론이고, 당신과 함께 직접 그 십자가를 지고 가지 않은 많은 사람들을 살려 주셨습니다.

 

 사랑이신 주님! 저도 당신처럼 ‘많은 사람들을 위해 제 목숨을 바치는 삶’을 살고 싶습니다. 당신처럼 혼자서 십자가를 짊어지고 가는 삶이든, 당신께서 짝지어 주신 사람과 함께 사는 삶이든, 조금도 한 눈 팔지 않고 살아, ‘제 온 몸과 마음을 다 내어주는 행위’를 통해 저 자신을 깨끗이 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 싶습니다.

 

 사랑이신 주님! 제가 깨끗이 만든 그 자리만큼

 당신의 크신 사랑으로 채워 주시어,

저도 당신처럼 당신께서 제게 보내주시는 사람들을

하나도 잃지 않고 살려 낼 수 있는 사람이 되게 하여 주소서.    

 

        ★ 어머니께 청하오니 제 맘속에 주님 상처 깊이 새겨 주소서

 

 

제 7 처 예수님께서 두 번째 넘어지심을 묵상합시다.

 

†.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주님! 또 넘어지셨습니까? 남 앞에 한 번 창피를 당하는 것으로는 부족하여 또 넘어지셨나요?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고 했습니다. 그러기에 한 번 실패하는 것은 그 누구라도 봐 주기가 어렵지 않지만 두 번 넘어진다면? 글쎄요... 실망하지 않겠습니까?
 
 두 번째 넘어지신 주님! 당신은 제가 남 앞에 자신을 낮추어 땅 바닥에 넘어져 체면 깎이는 일을 당하는 것을 얼마나 싫어하는지 잘 알고 계십니다. 그런데 그런 일을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씩이나 하라고 하시다니 정말 하셔도 너무하십니다.   하지만 당신께서 저를 죽음의 세력으로부터 구하시기 위하여 하늘나라의 그 모든 영화도 마다하시고 가난한 어린 아기가 되어 내려오시고, 저를 살리시기 위한 일을 시작하시기 전에 빈들에서 40일을 단식하시고, 마귀의 유혹을 받으셨을 때에도 명예나 체면을 살리는 방법을 한 번도 택하지 않으셨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습니다.   당신 앞에서는 온 우주 만물이 복종하며, 하늘의 천사들도 끊임없이 당신의 영광을 찬미하고 있는데, 무슨 방법으로 당신을 더 높여 드릴 수 있겠습니까? 

 

 당신께서 두 번이나 넘어지신 것은 바로 저 자신을 위해서 일터인데 주님!
깨닫게 하여 주십시오. 제가 넘어지고 또 넘어지면서 꺾어 버려야 할 것들이 무엇인지 알게 하여 주십시오. 없애려 거듭 거듭 노력하여도 없어지지 않는 제 안에 가득 차 있는 것들을 깊이 깨달아 십자가 아래 넘어져 계신 당신께로 다가 갈 수 있게 하여 주십시오.  그래서 마침내 당신 앞에 알몸으로 서게 되었을 때에 하나도 부끄럽지 않게 하여 주십시오. 마지막 날에 세상 모든 사람 앞에서 공심판을 받게 될 때에도 부끄러움을 당하지 않게 하여 주십시오. 그렇게 하여 주시기 위해서 지존하신 하느님이신 당신께서는 당신이 만드신 피조물인 사람들 앞에서 두 번이나 넘어지셨으니, 주님! 감사합니다. 당신께서 저를 사랑하시어 거기에 넘어져 계시니, 저도 당신을 따라 거기에 그렇게 넘어져 있고 싶습니다. 당신은 언제나 거기 그렇게 넘어져 계시며 저를 기다리고 계셨는데, 저는 너무나도 당신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고 살았습니다. 그러나 이제 더 이상 당신의 사랑을 외면할 수가 없습니다.

 

 주님! 사랑합니다! 사랑합니다! 저도 당신을 사랑합니다! 모든 것 위에 당신만을 사랑하게 하여 주십시오. 당신의 그 크신 사랑에 보답해 드리기 위하여 모든 것 다 버리고 당신을 따라 나서는 사람이 되게 하여 주십시오. 제게 용기와 힘을 주십시오. 아직은 겁이 나고 그러한 일들을 겪게 되는 것이 그저 무섭기만 합니다. 그러나 제게 힘을 주시고, 저를 당신께서 넘어져 계신 그 곳까지 이끌어 주십시오.  

 

    ★ 어머니께 청하오니 제 맘속에 주님 상처 깊이 새겨 주소서

 

 

제 8 처 예수님께서 예루살렘 부인들을 위로하심을 묵상합시다.

 


†.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사랑하올 주님! 당신은 이제야 당신이 당하실 고통의 반을 치러 내셨습니다. 당하실 고통이 얼마나 엄청났으면 하느님의 아들이신 당신께서 겟세마니 동산에서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 “아버지, 하실 수만 있으시면 이 잔이 저를 비켜 가게 해 주십시오. 그러나 제가 원하는 대로 하지 마시고 아버지께서 원하시는 대로 하십시오.”   하고 세 번씩이나 같은 말씀으로 기도하셨겠습니까?

 

 왜 그렇게 기도하셨는지 이제 저도 조금은 알 것 같습니다. 이리 저리 끌려 다니시며 온갖 모욕을 당하시고, 거짓 증언과 모함 소리를 들으시고, 뺨을 맞고 주먹질을 당하며 온몸은 채찍으로 맞아 살점이 떨어지고, 머리는 가시관으로 인해 피투성이가 되어 아픔을 당하신 후에 빌라도 앞에서 당신을 따르던 백성들에 의해 ‘십자가형이라는 사형 선고’를 받으신 당신!  그런 몸으로 무거운 십자가를 지고 골고타를 향해 오르시며 넘어지시고, 어머니를 만나 마음의 큰 아픔을 겪으시고, 당신을 따르던 많은 사람 앞에서 힘없고 약한 사람으로 남의 억지 도움을 받으시고, 인간적인 사랑을 보여주는 한 여자의 사랑을 받아 주지 못하는 아픔까지 겪음으로 더욱 더 기진하시어 또 다시 넘어지신 당신!  그런 당신을 보고 뒤따르던 예루살렘 부인들은 당신께서 당하시는 고통이 너무나도 엄청나게 보여 가슴을 치며 통곡하였습니다. 그런데, 그들을 보시고 당신께서는 “예루살렘의 딸들아, 나 때문에 울지 말고 너희와 너희 자녀들 때문에 울어라. ‘보라, 아이를 낳지 못하는 여자, 아이를 배어 보지 못하고 젖을 먹여 보지 못한 여자는 행복하여라!’ 하고 말할 날 올 것이다. 그때에 사람들은 산들에게 ‘우리 위로 무너져 내려라.’ 하고, 언덕들에게 ‘우리를 덮어 다오.’ 할 것이다. 푸른 나무가 이러한 일을 당하거든 마른 나무야 어떻게 되겠느냐?”(루카 23:28-31) 하고 말씀하셨습니다.  


 사랑 하올 주님! 도대체 누가 누구를 위해 걱정을 하는 것입니까? 지금 당신보다 더한 고통을 겪는 사람이 어디에 또 있단 말씀입니까? 그런데도 당신은 당신께서 겪는 고통보다도 당신을 보고 가슴을 치며 통곡하는 여인들을 더 걱정하시며, 그들과 그들의 자녀들을 위하여 말씀하시고 계십니다.  아! 이제야 당신이 예루살렘에 들어가시면 어떤 고통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는지를 아시고서도 빠른 걸음으로 들어가시고, 겟세마니 동산에서 “아버지, 하실 수만 있시면 이 잔이 저를 비켜가게 해 주십시오. 그러나 제가 원하는 대로 하지 마시고 아버지께서 원하시는 대로 하십시오.” 하고 말씀하셨고, 엄청난 고통을 치르시면 서도 조금도 굽히지 않고 여기까지 오신 뜻을  조금은 알 것 같습니다. 

 

 당신께서는 이제 그 엄청나게만 보이는 고통의 반을 넘어 서셨습니다. 이제는 지금까지 당한 고통이 아까워서라도 다시 되돌아가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기에 육신적인 고통을 받아들이기가 더 쉬워지셨을 것입니다. 그러나 당신께 더 가증 되는 큰 고통은 많은 사람들이 당신께서 흘리신 피의 대가를 받아 입지 않는 것이 아니었습니까? 
 오, 사랑 하올 주님! 저는 당신께서 저로 인하여 또 다시 고통을 당하시는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제가 마른나무가 되어 마지막 날 불에 타는 사람이 되지 않게 하여 주십시오. 그렇게 되어 당신의 마음을 더 상해 드리는 일이 결코 없기를 바라고 또 바랍니다.

 

 당신께서 그 ‘엄청난 십자가의 고통을 겪으신 것’이 바로 ‘저를 살리시기 위해서’인데, 저는 지금껏 무엇을 하며 살아왔습니까? 어머니 뱃속에서 이 세상으로 나와서 지금까지 얼마나 바삐 움직이며 살았는지 모릅니다. 배우고 또 배우며, 일하고 또 일하며 언제나 바쁘기만 했습니다. 그러는 동안 제 자신에 대하여 생각해 볼 여유조차 찾아보지 못한 채 지금에 이르렀습니다.  그 엄청난 고통 중에서도 “나를 위해 울지 말고 너와 네 자녀들을 위하여 울어라” 고 말씀하신 주님! 제가 저 자신을 위하여 울어야 할 일이 무엇인지 가르쳐 주십시오. 저는 아직 그것을 알아듣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주님! “난 문제없어! 난 모든 것을 다 잘해 왔기 때문에 죽음도 두렵지 않고, 영원한 불도 조금도 무서울 것이 없어!” 하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렇지 못하기에 걱정도 되고, 당신의 그 말씀을 무시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

 

 주님! 도와주십시오.

당신께서 엄청난 고통의 대가를 치르시고 흘리신 그 피로

저를 살려 주십시오. 당신께서 당하신 그 고통이

 결코 제게 있어서 헛되지 않게 하여 주십시오.    
 
            ★ 어머니께 청하오니 제 맘속에 주님 상처 깊이 새겨 주소서

 

 


 제 9 처 예수님께서 세 번째 넘어지심을 묵상합시다.

 

 †.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오, 사랑하올 주님! 당신께서 또 넘어지셨습니다. 한 번도 아니고, 두 번도 아니고, 세 번씩이나……. 이제 제가 어찌 생각하기를 원하십니까? 당신을 보고 기대를 걸었던 그 많은 사람들은 어찌되었습니까? 더 이상 당신께 기대나 희망을 걸지 않겠지요.   온 몸에서 힘이 다 빠져나가 더 이상 한 발자국도 걸을 수 없게 되시어 얼굴을 땅에 대고 넘어져 계신 주님! 높고 높은 하늘의 임금이신 당신의 얼굴이 땅에 닿아 있습니다. 땅은 모든 사람이 밟고 다니는 곳! 온갖 짐승들까지도 오줌을 싸고 똥을 누는 곳! 침을 뱉고 온갖 쓰레기들을 버리는 곳! 그 곳에 당신의 얼굴을 무참하게 내어 던지시다니 당신은 정말 너무하십니다.

 

 저는 제 얼굴을 절대로 그렇게 취급하고 싶지 않습니다. 더 잘 치장하여 남에게 보이고 싶습니다. 그 누가 보더라도 우러러 볼 수 있게 만들고 싶습니다. 그래서 잠도 제대로 자지 않고 공부를 열심히 한 것이고, 일도 열심히 하는 것이 아닙니까? 그런데 왜? 저를 보고 당신을 따라오라고 하시면서 그런 일을 하셨습니까? 당신에게는 체면도 자존심도 없으시단 말씀입니까? 오, 주님! 제발! 저더러 그렇게 하라고 하시지는 마십시오! 당신께서 이미 그렇게 하시었으니, 저는 그냥 좀 넘어가게 하여 주십시오.......

 당신께서 처음부터 모든 사람의 얼굴을 똑같이 만들어 주셨다면 얼마나 좋았겠습니까? 그랬다면 제 얼굴을 남 앞에 더 잘 보이려 하지도 않았을 것이고, 많은 이들 앞에서 땅에 얼굴을 대고 넘어지더라도 체면 깎이는 일도 없을 테니까 이렇게 두렵거나 걱정스럽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저를 너무나도 사랑하시어 십자가를 지고 가시는 길에서 세 번이나 넘어지신 주님! 당신의 그 사랑을 알게 하여 주시어, 지금까지 소중하게 여기고 있던 저의 체면이나 자존심 따위를 훌훌 벗어버리고, 저도 당신과 함께 땅에 얼굴을 대고 넘어질 수 있는 사람이 되게 하여 주십시오.    
             
        ★ 어머니께 청하오니 제 맘속에 주님 상처 깊이 새겨 주소서

 

 

제 10 처 예수님께서 옷 벗김을 당하시고, 초와 쓸개를 맛보심을 묵상합시다.

 

†.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병사들은 기진하여 넘어지신 당신에게 달려들어 옷을 벗겼습니다. 이 세상에서는 옷이 바로 그 사람의 인격인데 감히 당신의 옷을 벗기다니! 피조물인 사람이.., 창조주이시며 우주만물을 다스리시는 임금이신 당신의 옷을 벗기는데 당신께서는 어찌 그리 가만히 계실 수가 있습니까? 어떻게 반항도 한 번 하지 않으시고 그런 취급을 당하시고만 계십니까?


 어린아이는 옷을 입지 않아도 아무런 부끄러움을 느끼지 않습니다. 하지만 어른이라면 그 누구라도 벌거벗은 모습을 많은 사람 앞에 드러내고 싶어 하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당신께서는 당신에게서 기적의 힘을 얻거나 말씀을 듣고서 믿고 따르던 많은 사람들 앞에서 옷 벗김을 당하신 것입니다.  오, 주님! 이런 일은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기만 합니다. 이런 행동을 하신 당신께서 어떻게 계속해서 “나를 따르라”고 제게 말씀하실 수 있으십니까?

 

 전 제 몸이 부끄럽습니다. 왠지 모르지만 그저 부끄럽기만 합니다. 제 몸의 부분 부분들이 다 완벽하게 느껴지지 않고,  그저 누가 볼까 봐 두렵습니다. 그래서 제 몸을 싸고 또 싸며,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들을 ‘어떻게 더 좋게 보이게 할까’ 하고 궁리하며, 좋은 옷으로 치장도 합니다. 그런데 당신께서 지금 그 많은 사람 앞에서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으시고 벌거벗은 채로 서 계시는 것입니다. 전 못합니다. 절대로 그런 일을 당하고 싶지 않습니다. 제 말씀을 좀 들어보십시오. 주님! 태초에 당신께서 직접 ‘가죽옷을 만들어’(창세기 3:21) 아담과 그의 아내에게 입혀 주시지 않았습니까? 입혀 주셨으면 그만이지 왜 그 옷을 벗기려고 하십니까? 입고 있는 것이 더 편한데 말씀입니다....

 

 창세기 3장에 보면, 아담과 그의 아내는 야훼께서 “따먹지 말라” 고 이르신 말씀을 거역하고 금한 열매를 따먹은 후에 눈이 밝아져 자기들이 알몸인 것을 알고 무화과나무 잎을 엮어 앞을 가리고 하느님 앞에 알몸을 드러내기가 두려워 숨었습니다.  주님! 제가 알몸을 드러내기를 싫어하고 두려워하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저의 잘못 때문입니까? 아니면 원조 아담과 하와의 후손이기 때문입니까?  당신께서 이런 모습을 보여 주시지 않았다면 얼마나 좋았겠습니까? 지금까지 살아 온 대로 아무런 가책도 없이(세상사람 모두가 옷을 입고 사니까) 살아갈 수 있었을 텐데 말씀입니다……. 그러나 이제는 어쩐지 저 자신을 싸고 또 싸며 산다는 것이 께름칙하기만 합니다. 왜냐하면, 아담이 죄를 지은 후에 알몸을 드러내기를 부끄러워하여 무화과 나뭇잎을 엮어 앞을 가리고, 당신 앞에 서 있기를 두려워하여 나무 뒤에 숨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주님!

지금은 제가 두려워하고 그러기를 싫어하지만

 언젠가는 당신을 따라 이 길을 걸어가

마침내 당신처럼 입고 있던 옷을 훨훨 벗어 던지고

어린아이와 같이 알몸이 되어

많은 사람들 앞에 설 수 있는 사람이 되게 하여주십시오.     
       
        ★ 어머니께 청하오니 제 맘속에 주님 상처 깊이 새겨 주소서

 

 

제 11 처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 박히시어 높이 들리심을 묵상합시다.

 

†.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사랑하올 주님! 당신의 두 손은 이제 못에 박혀 있기에 아무 일도 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당신의 두 발은 이제 못에 박혀 있기에 아무 곳에도 갈 수 없게 되었습니다. 당신의 온 몸은 이제 하늘과 땅 그 사이에 있기에 이 세상에 있는 그 무엇도, 하늘에 있는 그 무엇도 소유할 수 없게 되어, 다만 거기에서 죽을 때만 기다릴 수밖에 없게 되시었습니다.

 

 하늘과 땅의 주인이시며 전능하시고 신령하신 당신께서 그런 처지에 놓이셨는데, 어떻게 저더러 그것을 이해하라고 하십니까? 당신께서 계속 한 처 한 처마다에서 엄청난 행동만을 보여 주시기에 그저 놀랍고, 새록새록 당신이 제게서 너무나도 멀게만 느껴지는 것입니다. 당신은 그런 제게 “나는 너를 너무나도 사랑하기에 여기에 이렇게 못 박혀 있는 것이란다.” 하고 말씀하시고 싶으실 것입니다. 그러나 주님! 제가 언제 저를 위해 그렇게 해달라고 했습니까?

 

 무엇이나 다 하실 수 있으신 능하신 분이시라면서 그렇게 하시느니 차라리 제가하고 싶어 하는 일을 할 수 있게 해 주시고, 제가 가고 싶은 곳 어디에라도 갈 수 있는 모든 여건을 마련해 주시고, 제가 갖고 싶어 하는 모든 것을 다 가질 수 있게 해 주셨더라면 얼마나 좋았겠습니까? 그런데 도대체 저더러 어떻게 받아들이라고 이런 행동을 하셨습니까? 눈만 뜨면 어디에나 보이느니 십자가! 십자가뿐입니다. 차라리 제 눈앞에 보이지 않는다면 얼마나 속이 편하겠습니까? 당신이 아주 저를 괴롭힐 작정이 아니었다면 이런 행동일랑은 하시지 않으셨을 것입니다…….


 십자가에 두 손과 두 발이 못 박혀 높이 들려 계신 주님!

알게 하여 주십시오. 당신의 그 깊은 뜻을 깨닫게 하여 주십시오.

그래서 제가 하지 말아야 할 일과,

제가 가지 말아야 할 곳을 밝히 알아

저 자신을 위해서 꼭 해야 할 일만을 하고 살며,

꼭 가야 할 곳만을 가며, 꼭 가져야 할 것만을

가질 수 있는 사람이 되게 하여 주십시오.     
       
        ★ 어머니께 청하오니 제 맘속에 주님 상처 깊이 새겨 주소서

 

 

제 12 처  예수님께서 십자가 위에서 죽으심을 묵상합시다.

 

†.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아래로나 위로나 아무 곳에서도 아무런 위로도 받으실 수 없는 처지에 놓여 극심한 죽음의 고통을 겪고 계신 주님! 당신은 그 고통이 너무나도 엄청나 “저의 하느님, 저의 하느님, 어찌하여 저를 버리셨습니까?”(마태오27:46) 라고 부르짖으셨습니다.  


 당신께서는 시작도 마침도 없으신 영원한 분이신 데, 죽음의 고통이 웬 말입니까? 당신께서 하느님의 아들이시라면서 어떻게 죽으실 수 있단 말씀입니까? 정말 당신은 하느님을 모독한 죄인이 아니십니까? 그렇지 않다면 왜? 많은 사람들이 기대한 대로 당신의 크신 힘을 보여 주시지 않고 그렇게도 무참히 죽으실 수가 있으십니까? 제가 만일 그 자리에 있었더라면 당신을 조롱하던 많은 사람들처럼 저도 그렇게 말했을 것입니다.  “성전을 허물고 사흘 안에 다시 짓겠다는 자야, 너 자신이나 구해 보아라. 네가 하느님의 아들이라면, 십자가에서 내려와 보아라.”, “다른 이들은 구원하였으면서 자 자신은 구원하지 못하는군. 이스라엘의 임금이시면 지금 십자가에서 내려 와 보시지. 그러면 우리가 믿을 터인데. 하느님을 신뢰한다고 하니, 하느님께서 저자가 마음에 드시면 지금 구해 내 보시라지. ‘나는 아들이다.’ 하였으니 말이야.”(마태오 27:40-43) 라고 말씀입니다.

 

 당신께서 정말 하느님의 아들이십니까? 그러나 당신께서 정말 하느님의 아들이시라면 저를 버리지 말아 주십시오. “당신께서 왕이 되어 오실 때에 저를 꼭 기억하여 주십시오.”(루가 23:42) 당신께서는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나는 양들의 문이다. 나보다 먼저 온 자들은 모두 도둑이며 강도다. 그래서 양들은 그들의 말을 듣지 않았다. 나는 문이다. 누구든지 나를 통하여 들어오면 구원을 받고, 또 드나들며 풀밭을 찾아 얻을 것이다. 도둑은 다만 훔치고 죽이고 멸망시키려고 올 뿐이다. 그러나 나는 양들이 생명을 얻고 또 얻어 넘치게 하려고 왔다. 나는 착한 목자다. 착한 목자는 양들을 위하여 자기 목숨을 내놓는다. 삯꾼은 목자가 아니고 양도 자기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리가 오는 것을 보면 양들을 버리고 달아난다. 그러면 이리는 양들을 물어 가고 양 떼를 흩어 버린다.  그는 삯꾼이어서 양들에게 관심이 없기 때문이다. 나는 착한 목자다. 나는 내 양들을 알고 내 양들은 나를 안다. 이는 아버지께서 나를 아시고 내가 아버지를 아는 것과 같다. 나는 양들을 위하여 목숨을 내놓는다. 그러나 나에게는 이 우리 안에 들지 않은 양들도 있다. 나는 그들도 데려와야 한다. 그들도 내 목소리를 알아듣고 마침내 한 목자 아래 한 양 떼가 될 것이다. 아버지께서는 내가 목숨을 내놓기 때문에 나를 사랑하신다. 그렇게 하여 나는 목숨을 다시 얻는다. 아무도 나에게서 목숨을 빼앗지 못한다. 내가 스스로 그것을 내놓는 것이다. 나는 목숨을 내놓을 권한도 있고 그것을 다시 얻을 권한도 있다. 이것이 내가 내 아버지에게서 받은 명령이다.”(요한 10:7-18)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오, 주님! 당신을 믿지 못하고 당신께서 하신 모든 일들을 바로 알아보지 못한 저를 용서하여 주십시오. 당신께서 하느님의 아들이 아니시기 때문에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신 것이 아니라, 당신께서 진정 하느님의 아들이시기 때문에 가장 최고의 형벌을 받고 거기에서 죽으셨다는 것을 이제야 알겠습니다. 당신께서 목숨을 바치신 것은 당신의 양떼 중에 하나인 제가 생명을 얻고 더 얻어 풍성하게 하려고 하신 것임을 이제야 알겠습니다.

 

 오, 사랑 하올 주님! 당신께서는 그 일을 이루시기 위해 태초에 벌써 예고하시고, 이스라엘 백성을 선택하시어 4천년이란 오랜 세월을 기다리게 하시고, 2천 년 전에 이 세상에 내려오시어 당신의 목숨을 바치셨고, 이제 저를 당신의 양떼 중에 하나가 되게 하여 주시고자 그렇게 하셨음을 이제야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주님! 당신께서 저를 살리시기 위해 저의 죄를 대신하여 그 많은 고통을 겪으시고 마침내 십자가 위에서 죽으셨는데, 저는 이제껏 당신께서 저와 그렇도록 가까이 계시다는 것조차도 모르고 살았습니다. 죄 많고 보잘것없는 저를 위하여 목숨을 바치신 주님! 이제부터 제가 당신을 위하여 어찌해야 할 지 가르쳐 주십시오. 당신께서는 언제나 저를 ‘목숨을 바친 그 사랑의 눈’으로 바라보고 계셨는데, 저는 그런 당신의 눈을 외면한 채 다른 곳만을 바라보며 살고 있었으니, 저는 당신께 너무나도 많은 빚을 진 것입니다. 그 빚을 어떻게 갚으면 되겠습니까?  


오, 주님! 저도 이제는 당신의 그 사랑을 저의 온 몸으로 살아보고 싶습니다. 당신을 사랑하고 당신께서 온 몸을 바쳐 살리기를 원하시는 이웃을 사랑하여 제 목숨을 바쳐보고 싶습니다. 어떻게 하면 당신처럼 그렇게 목숨을 바쳐 사랑할 수 있는지 가르쳐 주십시오. 당신께서는 모든 것이 끝났음을 아시고 “목마르다” 고 말씀하셨습니다(요한 19:28). 당신께서 왜 그리도 목말라 하셨는지 이제야 조금 알겠습니다…….


 주님! 바로 저 때문이 아니었습니까? 당신은 저를 사랑하시어 그리도 애를 태우시며 목숨을 바치시는데, 저는 아무런 감흥도 없이 외면한 채 살고 있었으니 얼마나 가슴이 아프시고 목이 마르셨겠습니까? 저의 그런 메마른 사랑 때문에 당신은 거기서 그렇게 목말라 하며 죽으신 것입니다…….

 

 “목마르다, 사랑을 받고 싶어서 탄다. 얼마나 내가 사랑을 받고 싶어 하는지 네가 안다면 아무 것도 아끼지 않을 것이다.” 라고 말가리다 성녀에게 사랑을 호소하신 주님!  저는 매일 매 순간 당신의 끊임없는 사랑의 눈길 속에서 살면서 당신을 죽인 죄인입니다. 저는 저를 위해 목숨을 바치신 당신을 사랑하기는커녕 당신께서 “그가 바로 나다” 하고 말씀하시는 가장 가까이에 있는 저의 부모, 저의 형제, [저의 배우자, 저의 자녀], 저의 친구, 만나는 가장 가까운 이웃들마저도 미워하며, 사랑하지 않은 적이 얼마나 많습니까? 또한, ‘가장 중요한 저 자신’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미워한 적은 얼마나 많았습니까? 그러는 동안, 저는 매일 매 순간 당신을 죽였습니다. 그러면서도 2천 년 전에 당신을 죽인 사람들을 ‘악당들’이라 하며 손가락질하고 비난하며 저 스스로를 그들보다 나은 줄 착각하며 살아 왔습니다. 

 

 주님! 용서하여 주십시오. 너그럽게 용서하여 주시고 앞으로 남은 시간 동안 그 모든 죄악을 기워 갚을 수 있게 하여 주십시오. 그래서 마침내 당신께서 살아나시어 영광스럽게 되는 날 저도 그 옆에서 당신과 함께 기뻐하며 즐기게 하여 주십시오.

 

 당신은 저를 살려 주시기 위하여 십자가에 달리시어 극심한 고통 중에 숨을 거두셨습니다. 루카 복음 23:44-47에 보면 ‘낮 열두 시쯤 되자 어둠이 온 땅에 덮여 오후 세 시까지 계속되었다. 해가 어두워진 것이다. 그때에 성전 휘장 한가운데가 두 갈래로 찢어졌다. 그리고 예수님께서 큰 소리로 외치셨다. “아버지, ‘제 영을 아버지 손에 맡깁니다.’” 이 말씀을 하시고 숨을 거두셨다. 그 광경을 보고 있던 백인대장은 하느님을 찬양하며, “정녕 이 사람은 의로운 분이셨다.” 하고 말하였다.’ 고 하였습니다.  원조 아담의 범죄로 갈라진 하늘과 땅 그 중간에서 못 박혀 돌아가시므로 하늘과 땅을 이어주신 주님! 당신은 스스로 하느님께 바쳐지는 속죄의 희생양이 되시어 하느님과 사람 사이에 놓여 진 휘장을 찢어놓으셨습니다. 그러므로 너무나도 멀고 아득하여 도저히 올라갈 수 없었던 우리의 본향인 하늘나라로 누구라도 올라갈 수 있는 탄탄대로를 만들어 놓으셨습니다.

 

 오, 사랑 지극하신 주님! 당신을 따르게 하여 주십시오. 십자가에 달려 계신 당신을 통해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로 올라갈 수 있게 하여 주십시오. 당신께서 몸 바쳐 마련하신 그 길이 결코 헛되지 않도록, 더 많은 이들을 그 길로 이끌어 주십시오. 그래서 마침내 세상사람 모두가 당신의 몸을 통해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로 올라가 거기에서 모두 함께 참 행복을 영원토록 누리게 하여 주십시오.  

 

        ★ 어머니께 청하오니 제 맘속에 주님 상처 깊이 새겨 주소서.

 


제 13 처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내리어져 성모님 품에 안기심을 묵상합시다.

 

†.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이제 모든 것이 끝났습니다.

고요와 적막감만이 감돌뿐입니다.

온 세상은 캄캄하여지고,

당신을 괴롭히던 많은 사람들도 다 집으로 돌아가고,

당신을 사랑하는 이들의 소리 없는

흐느낌만이 그 고요를 깰 뿐입니다….

 

 “아버지, 하실 수만 있으시면 이 잔이 저를 비켜 가게 해 주십시오. 그러나 제가 원하는 대로 하지 마시고 아버지께서 원하시는 대로 하십시오.” 하고 피땀을 흘리며 절규하시던 당신! 십자가 위에서 아무의 위로도 받지 못한 채 “저의 하느님, 저의 하느님, 어찌하여 저를 버리셨습니까?” 라고 부르짖으시던 당신! 이제는 심한 폭풍우처럼 휘몰아치던 그 혹독한 고통이 다 사라지고 거짓말처럼 잔잔한 고요와 평화만이 있을 뿐입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뿐, 당신께서는 이제 할 일을 다 마치시고 고요와 평화 속에 머물러 계시지만, 당신께서 이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시는 어머니의 엄청난 고통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당신께 모든 것을 다 바치고 평생 동정으로 살겠다고 약속했던 어머니 마리아님께 당신께서는 어떻게 하시었습니까? 천사 가브리엘을 보내시어 당신의 어머니가 되어 달라고 부탁하시지 않았습니까? 그것은 엄청난 대가를 치르는 일이었습니다. 그 일은 잘못하면 돌에 맞아 죽을 위기에 처할 수도 있는 일이었습니다. 그런데도 마리아님께서는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루가 1:38) 하고 말씀하시므로 그 엄청난 일을 받아들이셨습니다. 그 때부터 그분의 고통의 세월은 시작되었습니다. 당신께서 태어나시기로 예언된 베들레헴에서 아기를 낳기 위하여 만삭의 몸으로 머나먼 길을 여행하셔야 했고, 당신을 죽이려 하는 헤로데의 칼을 피하기 위하여 타국으로 피난을 가셔야 했고, 고향에 돌아와서도 당신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으로 사흘 낮 밤을 애를 태우셔야 했습니다.

 당신께서는 열두 살 때에 성전에서 내로라하는 학자들과 열띤 토론을 벌이느라 여념이 없으셨을 때, 어머니께서 피가 마르는 고통을 느끼면서 당신을 찾아 헤매시는 것을 모르셨습니까? 사흘 만에야 당신을 찾아 내, “얘야, 우리에게 왜 이렇게 하였느냐? 네 아버지와 내가 너를 애타게 찾았단다.” 하자,  “왜 저를 찾으셨습니까? 저는 제 아버지의 집에 있어야 하는 줄을 모르셨습니까?”(루가 2:48~49) 하고 매정하고도 이해할 수 없는 대답을 하셨습니다.

 

 그것도 모자라 어머니를 홀로 남겨두고 이리 저리 떠돌아다니며 노숙자 생활을 하시는 당신을 찾아 물어물어 오신 그분께 당신은 “누가 내 어머니이며 형제들이냐?” 하시고 제자들을 가리키시며, “바로 이 사람들이 내 어머니이며 내 형제들이다.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을 실천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다 내 형제요 자매요 어머니이다”(마태오 12:48-49) 하고 말씀하셨지요.  그 말씀은 당신을 따르는 다른 많은 사람들에게는 위안이 되는 말씀일지 모르지만 당신을 낳아 주신 어머니에게는 너무나도 야속하기만 한 말씀이 아니었겠습니까? 그렇게도 애를 태우셨던 당신께서 이제는 더 큰 고통, ‘마음이 예리한 칼에 찔리듯 아픈’(루가 2:35) 극심한 고통을 안겨 드리고 계십니다.

 

 오, 사랑 많으신 주님! 그토록 큰사랑을 안고 계신 당신께서 유독 어머니에게는 왜 그렇게도 고통만을 안겨 드리셔야만 했습니까? 왜 좀 더 편하고 부드러운 방법을 택하시지 않고, 그토록 애를 태우시고 고통을 당하게 하셨습니까? ‘당신의 죽음’은 곧 ‘어머니의 죽음’을 의미합니다. 아들의 살점이 떨어지면 어머니는 자신의 살점이 떨어지는 아픔을 겪을 수밖에 없음을 당신께서 더 잘 알고 계시지 않습니까? 많은 사람들로부터 ‘미쳤다’, ‘마귀 들렸다’는 소리를 들을 때에도 가슴이 아파 달려갔었는데, 이제는 그들을 위하여 어머니 자신마저도 버리고 떠났던 아들이 그들의 손에 의해 죽임을 당했으니 얼마나 원통하고 애통한 일이었겠습니까?  그래서 어머니는 통곡하셨습니다. 너무나 어처구니가 없어 통곡하신 것입니다. 일생을 다 바쳐 사랑한 아들! 자나 깨나 목매어 그리던 아들! 하느님의 아들이기에 매정하게도 자기를 떠나야 한다던 아들! 그 아들이, 이제 피투성이가 된 채로 무참히 죽어 시체가 되어 자신의 품에 안겨 있는 것입니다.......  아! 정말 당신의 사랑을 제 머리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진정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계속 매정하게 박절하게 대하시는 당신을 이해하기가 너무나도 힘이 듭니다. 하물며 어머니에게까지…….


 완전히 실패한 사람으로 시체가 되어 어머니 품에 안겨 계신 주님! 당신은 모든 고통에서 벗어나 평화 속에 머물러 계시지만, 당신을 품에 안은 어머니의 고통을 그 누가 위로해 줄 수 있겠습니까? 일생을 다 바쳐 당신을 낳아 기른 이유 하나만으로 이런 고통을 겪어야 하신 단 말씀입니까? 오, 주님! 어서 일어나시어 애통하게 울고 계시는 어머니를 좀 위로하여 주십시오! 당신은 괜찮다고 어서 말씀하여 주십시오! 두 눈을 꼭 감고 입을 다물고 계신 당신이 너무나도 야속하게만 느껴집니다.

 

 사랑 하올 주님! 당신이 그런 수많은 고통을 겪게 하신 어머니에게 그 수고의 값을 치러 주시지 않으신다면 그건 너무한 처사이십니다. 당신의 크신 사랑으로 당신을 품에 안고 통곡하시는 어머니에게 커다란 상급을 내려 주십시오.  그리고 주님! 나중에 제가 혹시라도 당신을 따라 그 길을 걸어가게 된다면, 저도 당신과 마찬가지로 제 어머니에게 그런 고통을 안겨드려야만 할 것입니다. 그 때에 제 어머니에게도 당신의 어머니에게처럼 커다란 상급을 내려 주십시오. 
         
        ★ 어머니께 청하오니 제 맘속에 주님 상처 깊이 새겨 주소서.

 

 

제 14 처 예수님께서 무덤에 묻히심을 묵상합시다.

 

†.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이제 당신의 모습은 아무 곳에서도 찾아볼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아마포에 둘러 싸여 캄캄한 땅 속에 묻혀 계신 당신!

그 누가 당신을 하늘과 땅 그 안에 있는 모든 것을 창조하시고 다스리시는

하느님이시라고 여길 수가 있겠습니까?

 

 당신의 몸은 이제 조금만 지나면 썩어 버릴 흙덩이에 지나지 않는 시체가 되어 더 이상 사람들과 함께 있을 수도 없게 되었습니다. 시체는 썩으면 심한 악취를 풍기기에 그 어떤 더러운 쓰레기보다도 더 사람을 역겹게 만듭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땅을 파고 그 안에 묻어 둡니다. 그리고는 그 위를 밟고 다닙니다.  땅은 온갖 더러운 것들을 다 받아들여 새롭게 만들어 새 생명을 키워 내는 곳입니다. 시체는 아무도 모르게 땅 속에서 썩어 거름이 되고, 그 거름은 전혀 새로운 생명을 이 세상에 태어나게 할 것입니다. 

 

 땅 속 그 어두운 곳에 홀로 묻혀 계신 사랑 하올 주님!

그 곳에서 당신께서 세상을 새롭게 변화시킬 엄청난 일을 준비하시지 않았다면,

제가 어떻게 오늘 이 자리에 있을 수 있었겠습니까?

어떻게 감히 당신을 주님이라 부를 수 있으며,

어떻게 감히 영원히 살 꿈이라도 꿀 수 있겠습니까?

 

 태초부터 준비하신 일! 당신은 그 오랜 시간 동안 많은 예언자들을 통하여 말씀하시고, 백성들에게 고대하게 하셨던 구원의 일을 이제 시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당신께서 보통 사람인 저와 같이 되지 않으셨다면, 어떻게 감히 제가 당신을 따라나설 수 있겠습니까? 당신께서 언제까지나 절대자이신 하느님으로서 하늘에만 계시며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하고 저에게 지시를 내리셨다면, 어떻게 제가 당신의 말씀을 따를 수 있겠습니까? 그렇지만 당신은 저와 똑같은 사람이 되시어, 저와 똑같은 고민을 안고, 제가 걸어가지 않으면 안 될 길을 따라 먼저 걸어가시었기에 이제 저는 감히 당신을 따라 나서겠다고 생각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오 사랑하올 주님! 당신을 따르게 하여 주십시오. 당신께서 마련하신 사랑의 길, 십자가의 길로 저의 십자가를 지고 당신을 따라 나서게 하여 주십시오.  당신께서 이전의 모든 사람들처럼 무덤에 묻혀서 썩는 것으로 일을 끝내셨다면, 저는 절대로 당신을 따라 나서지 않습니다. 당신의 죽음이 바로 새로운 참 생명을 위한 준비 작업이었기에 새로운 삶의 대한 희망으로 당신을 따라 나서고자 하는 것입니다. 그 희망이 결코 헛되지 않음을 주님! 저는 굳게 믿고 있습니다. 당신께서 하느님의 아들이 아니시라면 절대로 이런 일을 하실 수 없음을 저는 이 길을 통하여 깨닫게 되었습니다. 마치도 한 알의 밀알이 많은 열매를 맺기 위하여 땅 속에 들어가 다 썩어 싹을 틔울 때를 기다리고 있는 것처럼, 당신은 그렇게 무덤 속에서 때를 기다리고 계시는 것이라는 것을 이제야 알겠습니다.

 

 부족하기만 하고 보잘것없는 저를 살려주시기 위해 그 모진 고통을 겪어 오신 주님! 당신께서 저를 위해 그토록 고통을 당하셨으니, 이제부터는 제가 당신 사랑을 기워 갚기 위해 고통을 당하겠습니다. 이제 그 십자가를 제게 넘겨주십시오. 제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겠습니다. 당신의 사랑을 몰랐을 때 저질렀던 온갖 죄악을 다 기워 갚아 하느님의 의노를 풀어 드리기 위해 제 십자가를 지고 당신의 뒤를 따르겠습니다. 저를 어머니 뱃속에 생기게 하여 주신 주님! 당신께서 당신처럼 완전한 사람이 되라고 제게 가장 알맞은 자리에 넣어 주신 제 자리에서 제게 주어진 몫을 다하는 삶을 살고 싶사오니 저를 도와주십시오. 이제부터는 제가 서 있는 가장 좋은 제 자리에서 제가 해야 할 몫을 다하는 삶을 살고자 최선을 다하렵니다. 제가 저에게 주어진 제 몫을 다하고 당신 앞에 나설 때에 당신께서 두 팔을 벌리시고 저를 안아주실 것이며, 당신께서 가지고 계신 모든 것을 다 제게 주실 것임을 굳게 믿습니다.

 

 오! 사랑하올 주님! 당신께서 무덤을 헤치고 부활하신 후에 당신의 살과 피를 우리의 먹이인 생명의 빵으로 내어 주시어 당신의 살과 피를 먹는 모든 사람을 살려 내셨듯이, 저도 제 십자가를 지고 당신의 뒤를 따라 십자가 위에서 죽어 무덤에 묻힌 후에 당신처럼 부활하게 되면 저의 살과 피를 만나는 모든 이웃에게 먹이로 내어주고, 그들 모두를 살려낸 후에 영원한 아버지의 집으로 올라 갈 수 있게 하여주십시오. 

 

 사랑 하올 주님! 이제 저를 십자가에 못 박혀 계신 당신께로 이끌어 주시어 올곧게 당신을 따르게 하여 주십시오. 오늘 이렇게 당신 십자가의 의미를 깨닫게 하여 주심에도 감사드리며, 당신께서 지금 이 순간까지 제게 베풀어주신 모든 은혜에 감사드립니다. 제게 모든 것을 다 주시는 하늘에 계신 아버지와 언제나 제 안에 살아 계시며 이끌어 주시는 성령께서 십자가에 달려 계신 당신으로 인해 세세 영원히 찬미와 영광을 받으시옵기를 비나이다. 아멘.
 
※.교황님의 의향을 위하여 주모경, 영광송을 바친다.


♡. “십자가의 길을 걸어야할 사람”은 바로 “자기 자신”입니다. 흔히 많은 사람들은 예수님께서 당연히 그 고통을 겪으셔야 하고 자신은 5처의 시몬처럼 십자가를 지고 가시는 예수님의 고통을 아파하여 잠깐 그저 그렇게 도와드리면 되는 것처럼 생각하며 그렇게 하는 것으로 자기의 할 일을 다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십자가”는 결코 예수님의 것이 아니고 바로 “자기 자신의 것”입니다. 자기 자신이 주인이신 하느님을 주인으로 바로 섬기지 못하고 자기 스스로를 주인으로 착각하고 살면서 저지른 잘못을 없애기 위해 꼭 필요한 “자신의 것”입니다. 자신이 주인인줄 아는 착각 속에 빠져 빛 자체이시며 생명의 근원이신 주님으로부터 멀어져 어두움 속에서 살아 온 자신의 처지를 아파하며 그 동안 쌓아올린 “자신의 아집”과 “세상의 것을 자기의 소유로 만들고자 하는 온갖 욕심”과 싸워 승리하고자 하는 사람만이 걸을 수 있는 “참 삶의 길”이 바로 “십자가의 길”입니다.

 

 주님이신 예수님께서는 마태오 7, 21~23에서 “나더러 ‘주님, 주님.’ 하고 부른다고 다 하늘나라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다.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을 실천하는 사람이라야 들어간다. 그 날에는 많은 사람이 나를 보고 ‘주님, 주님! 우리가 주님의 이름으로 예언을 하고 주님의 이름으로 마귀를 쫓아내고 또 주님의 이름으로 많은 기적을 행하지 않았습니까?’ 하고 말할 것이다. 그러나 그 때에 나는 분명히 그들에게 ‘악한 일을 일삼는 자들아, 나에게서 물러가라. 나는 너희를 도무지 알지 못한다.’ 고 말할 것이다.”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 말씀은 바로 온 마음으로 그분을 진정 “주님”으로 섬기지 않은 사람에게 하시는 말씀입니다. 자기의 자유의지로 자기가 만든 자신의 십자가를 지고 주님을 따라가 온전히 주님을 주님이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그날까지 울님들 모두 파이팅입니다요!!!  ♡

 

 

<십자가의 길 기도 2>

 

내님이 가신 십자가의 길로
 <자기 십자가를 지고 예수 그리스도님을 따라 가는 사람이 드리는 기도>

 


                                                         

십자고상 앞에서


사랑하올 주님!
당신께서는 비천하고 보잘것없는 저를 위하여
그 혹독한 고통을 당하셨습니다.
당신께서 당하신 그 무수한 고통들이 헛되지 않도록
이제부터는 저도 제 십자가를 지고 당신을 따르겠나이다.

제가 죄를 지어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로 돌아 갈 수 없게 한
저의 모든 더러움을 다 없애는 그 순간까지
한 처 한 처마다에서 당신께서 제게 원하시는 것을 잘 받아들이며
당신의 뒤를 따라 끝까지 잘 걸어갈 수 있도록 은총을 베풀어 주소서!

 

 

제 1 처 예수님께서 사형 선고받으심을 묵상합시다!
            

 †.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아무런 죄도 없이

극악무도한 죄인으로 사형 선고를 받으신 주님!


당신께서는 제가 그 자리에 서 있기를 원하시어
먼저 그 자리에 서 계신 것이라는 것을 압니다.


좋습니다. 주님! 이제 그 자리를 제게 넘겨주십시오!


이제부터 제가 당신께서 서 계셨던 그 자리에 서겠습니다.

저는 죄인입니다! 하늘에 계신 아버지를 모독한 죄인입니다!


당신께서는 사랑으로 이 세상을 만드시고
저를 끊임없이 당신께로 이끄시고자
얼마나 오랫동안 준비하시고 기다리셨습니까?

 

아버지께서는 그토록 애타게 저를 기다리고 계셨는데
저는 얼마나 오랜 세월 당신을 외면한 채 살아왔나이까?


당신의 사랑을 외면한 채 살아오면서 얼마나 많이 당신을 모독하고,
얼마나 많이 당신의 마음을 아프게 해드렸나이까?

 

주님! 사랑하올 주님! 저는 당신을 모독한 죄인입니다.
이제 저에게 사형 선고를 내려 주십시오!

 

십자가를 지고 당신을 따라 골고타 언덕에 올라
아버지 집으로 갈 수 없게 만든 온갖 더러움에서 죽게 하여 주십시오.


그래서 마침내 아버지 집에서 당신과 함께
영원한 행복을 누릴 수 있는 사람이 되게 하여 주십시오!

 

★ 어머니께 청하오니 제 맘속에 주님 상처 깊이 새겨 주소서.

 

 

제 2 처 예수님께서 십자가 지심을 묵상합시다.


 †.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십자가를 지신 주님!
당신께서는 온 세상의 죄악을 당신의 어깨에 다 짊어지셨습니다.


마땅히 십자가를 짊어져야할 사람은 저인데,
왜 죄 없는 당신께서 그 십자가를 짊어지셨습니까?

 

이제 제게 넘겨주십시오. 주님!
하늘에 계신 아버지를 제대로 섬기지 못하고
저 스스로 주인인줄 알고 행세를 하면서 저지른 죄가 얼마나 많사옵니까?


제 것이 아닌 것을 제 것으로 만들기 위해 욕심을 부리고
제가 주인인 줄 알고 제 뜻대로 행한 것이 얼마나 많사옵니까? 


그렇게 하면서 저 자신을 해치고, 이웃을 해치면서
당신의 마음을 상하게 해드린 모든 잘못을 기워 갚기 위해
이제부터는 저 스스로 제 십자가를 지고 당신의 뒤를 따르게 하여 주십시오!
 
제가 잘못한 모든 것들을 이 세상에 살고 있는 동안 저 스스로 책임지고
저의 모든 잘못을 기워 갚을 수 있게 제게도 십자가를 지워 주십시오!

 

당신을 따라 십자가를 짐으로 욕심 때문에...

자존심 때문에... 체면 때문에...
당신을 멀리한 모든 잘못을 기워 갚을 수 있게 하여 주십시오!

 

“밀알 하나가 땅 속에 들어 가 썩지 않으면 많은 열매를 맺지 못한다.”
고 말씀하신 주님! 저도 많은 열매를 맺기 위해 땅 속에 들어가는 밀알처럼
저를 완전히 당신의 사람으로 변화 시킬 수 있는 그런 자리에 있게 하여 주십시오! 

 

 당신께서 사형을 당하신 골고타 언덕에 오를 때까지

십자가를 지고 가셨듯이 제 안에 당신과 맞지 않는

모든 것들을 다 없애버리는 그날까지 저도 그 자리를 떠나지 않고

 그 자리를 지킬 수 있게 하여 주십시오!

 

★ 어머니께 청하오니 제 맘속에 주님 상처 깊이 새겨 주소서.

 

 

제 3 처 예수님께서 첫 번째 넘어지심을 묵상합시다.
 

 †.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우주만물을 창조하신 전능하신 주님께서 넘어지셨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당신께서 권위 있게 말씀하시는 것을 보고,
죽은 사람도 살리시고 많은 병자들도 고쳐 주시며,
성난 파도도 잠잠하게 하시는 당신의 능력을 보고 당신을 따랐는데,
당신을 따르던 많은 사람 앞에서 보기 좋게 넘어 지셨습니다.

 

저는 모든 것을 다 잘하기를 원하며
남들 앞에서 제가 잘난 것을 드러내는 것을 좋아하는데 주님!

높아만 지려는 저를 위해 당신께서 넘어 지셨습니다...

 

남 앞에 실패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죽기보다도 싫지만 주님!
저도 당신을 따라 그렇게 할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저 자신을 낮추어 제가 아무 것도 아님을 남 앞에 보이는 일을

기꺼이 받아들여 땅에 넘어져 계신 당신께로

더욱 가까이 나아갈 수 있게 하여 주십시오.

 

      ★ 어머니께 청하오니 제 맘속에 주님 상처 깊이 새겨 주소서.

 

 

제 4 처 예수님께서 성모님을 만나심을 묵상합시다.


 †.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십자가를 지고 가시는 길에서 어머니 마리아님을 만나신 주님!
당신의 마음은 얼마나 아팠나이까?

어머니께 좀 더 좋은 모습을 보여 드리지 못하므로

 당신의 마음이 얼마나 아팠을지 짐작이 갑니다.

 

살과 피를 나눈 혈육은 좀 더 맛있는 것을 먹여주고 싶고,

 좀 더 편한 곳에서 잘 지내기를 바라는 마음이

서로 간절한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그런데 당신은 어머니께

 사형수가 되어 온 몸이 피투성이가 되어
십자가를 지고 가는 모습을 보여 드렸습니다. 


 주님! 저도 제 혈육에게 그런 모습을 보이며 살고 싶지는 않습니다.
하오나 주님! 하늘에 계신 아버지를 배반한 제 죄를 다 기워 갚기 전에는
저도 당신을 따라 이 길로 걸어가는 것을 포기할 수는 없습니다.


저도 당신처럼 영광스럽게 부활하는 그날까지는
제 혈육이 저로 인하여 겪는 아픔을 멈추게 할 수는 없습니다.

 

제가 당신을 따라 십자가의 길을 걸어감으로 인해

제 혈육이 당하는 이 고통을, 당신께서 어머니 마리아님을

하늘에 오를 수 있게 해 주신 것처럼, 
저에게도 그렇게 해 주시어, 저로 인하여 고통당한

제 혈육들 모두를 당신께서 계신 하늘나라로 이끌어 주시어,

모두 함께 영원한 행복을 얻어 누릴 수 있는 사람들이 되게 하여 주십시오!

 

 ★ 어머니께 청하오니 제 맘속에 주님 상처 깊이 새겨 주소서.

 


제5처 예수님께서 시몬의 도움을 받아들이심을 묵상합시다!

 

†.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십자가를 지고 가시는 길에서 시몬의 도움을 받으신 주님!
당신은 무엇이나 다 하실 수 있는 전능하신 분이심에도 불구하시고
당신과 비겨 아무것도 아닌 인간의 도움을 받아들이셨습니다.

 

제가 남을 도와주는 것은 참으로 좋습니다.
그런데 제가 부족하게 되어 남의 도움을 받는 것은 정말 싫습니다.
언제까지나 힘도 좋고, 가진 것도 많아
남을 도와 줄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러나 주님! 제가 얼마나 교만한지를 잘도 알고 계신 주님!
당신께서 그것을 잘 알고 계시기에 저의 그 교만을 없애 주시기 위해

당신께서 먼저 그렇게 하시었으니 저도 제 부족함을 받아들이고,

 당신을 따라 그 길로 나아가 남의 도움을 받아들일 수 있는

 겸손한 사람이 되게 하여 주십시오!

 

★ 어머니께 청하오니 제 맘속에 주님 상처 깊이 새겨 주소서.

 


제6처 예수님께서 베로니카의 수건에 당신의
       고통당하는 얼굴을 박아주심을 묵상합시다.

 

†.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주님께서 십자가를 지고 가시는 길에 마음 아파하며
군중을 헤치고 당신 앞에 나온 베로니카!


베로니카는 당신의 땀과 피로 얼룩진 얼굴을 닦아 드리기 위해
자신만이 쓰던 수건을 내밀었습니다.
당신은 피와 땀과 먼지로 얼룩진 당신의 얼굴을
그 수건에 박아주셨습니다.

 

 주님! 저도 당신을 따라 십자가의 길로 걸어가는 동안

제게 인간적인 사랑을 보여주고

그 사랑을 함께 나누고 싶어 하는 사람에게

 저의 피와 땀과 먼지로 얼룩진 고통당하는

 제 얼굴을 박아 주는 일밖에 할 수 없습니다.

 

 제가 이 길을 끝까지 잘 걸어가 온전하게 되면
당신처럼 그 사랑을 다 갚아 줄 수 있게 될 것임을 압니다.

주님! 당신처럼 그만큼만 제 사랑을 보여주며
저도 이 길을 끝까지 잘 걸어갈 수 있게 하여 주소서.  

 

★ 어머니께 청하오니 제 맘속에 주님 상처 깊이 새겨 주소서.

 

 

제7처 예수님께서 두 번째 넘어지심을 묵상합시다.


†.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십자가를 지고 가시는 길에서 두 번째 넘어지신 주님!
전능하신 당신께서 나약한 인간이 되시어 실패의 실패를 거듭하시며
당신을 믿고 따르는 사람들에게 또 실망을 안겨 주고 계십니다.


어른이면 누구나 길을 가다가 넘어지면 얼른 일어나

아무에게도 넘어진 자신의 모습을 보이고 싶어 하지 않고

 아파도 아프지 않은 척 꼿꼿이 서서 걸어가려고 합니다.

 

주님! 저도 그렇습니다! 언제나 남에게 잘하는 모습만 보이고 싶고,

실패하는 것을 남에게 보여주는 것은 정말 싫습니다.

하지만 주님! 제 안 깊숙이 계신 당신을 만나러 가는 이 길에서

저의 두꺼운 겉껍질을 깨버리지 않고서는

당신께서 계신 그곳으로 들어갈 수 없음을 제가 아오니,

저의 체면 자존심을 꺾어 버리고, 저를 둘러싸고 있는

 두꺼운 껍질을 벗어버릴 수 있도록,

 저도 많은 사람들 앞에서 실패하는 사람이 되게 하여 주십시오!

 

★ 어머니께 청하오니 제 맘속에 주님 상처 깊이 새겨 주소서.

 

 

제8처 예수님께서 예루살렘 부인들을 위로하심을 묵상합시다.


†.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밤새도록 끌려 다니시며 매를 맞으시고,

가시관을 쓰고 피를 흘리시고,
사형선고를 받으신 후 무거운 십자가를 지시고

 넘어지고 또 넘어지며 여기까지 오신 주님!


육신의 고통뿐만 아니라, 사랑하는 어머니에게 실망을 안겨 드리고
당신을 믿고 따르던 많은 사람들에게 실패한 사람으로 보이는 아픔까지...


당신은 몸과 마음으로 더 이상 감당할 수 없을 만큼

고통을 당하셨음에도 불구하시고

당신을 보고 마음아파 울고 있는 여인들을 위로해 주고 계십니다.

 “나를 위해 울지 말고 너와 네 자녀들을 위하여 울어라.“ 하고......

 

주님! 사랑하올 주님!
저도 이제 당신의 그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제가 너무나도 소중히 여기던 저의 체면 자존심을 조금 없애버렸는데도
얼마나 마음이 가벼워지고 자유스러워지는지....

 

한 처 한 처를 겪을 때마다 멀게만 느껴졌던

십자가에 못 박혀 계신 당신께로 한 발 한 발 다가가고 있음을

 온 몸으로 느낄 수 있기에 얼마나 기쁘고 행복해지는지.....

 

 주님! 이 길을 걸어보지 못한 사람들이

 어찌 이 기쁨을 느낄 수 있겠나이까?

 

저도 제 목숨이 다하는 그 순간까지

세상 모든 사람들이 이 길로 나아오도록 외치고 싶나이다......

이 길 한 처 한 처마다 당신의 그 크신 사랑이

배어있음을 알리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한 처 한 처를 올라갈 때마다 당신께로 향하여

한 발 한 발 다가감으로 얼마나 큰 사랑을 느낄 수 있는지를

세상 모든 사람에게 외치고 싶나이다....

 

주님! 사랑하올 주님!
세상 모든 사람이 당신의 크신 사랑을 느낄 수 있도록

이 길로 나아오게 하여 주십시오!

 
★ 어머니께 청하오니 제 맘속에 주님 상처 깊이 새겨 주소서.

 

 

제9처 예수님께서 세 번째 넘어지심을 묵상합시다!


†.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주님! 사랑하올 주님!
당신께서는 십자가를 지고 가시는 길에서 세 번이나 넘어지셨습니다.


한두 번 실패하는 것은 그래도 봐줄만 하지만

세 번이나 실패를 한다는 것은 그 누구에게서도

신용을 얻을 수 없는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십자가를 지고 가시는 길에서 당신은

 세 번째 넘어지시어 온 몸과 지존하신 당신의 얼굴까지도

더럽기 그지없는 땅에다 갔다 대시었습니다.

 

주님! 저는 제가 하는 모든 일이 다 잘되기만을 바라며

실패하는 것을 참으로 두려워하였습니다.

실패한다는 것은 체면이 깎이는 일이며

남들로부터 버림을 받을 수도 있는 일이기에 그것을 두려워하였습니다.


 하지만 주님! 하늘과 땅의 주인이시며

모든 것을 주관하시는 당신께서 먼저 친히 그렇게 하시었고

 제게 그렇게 하라고 하시니,

저도 실패를 거듭하여 저의 자존과 체면을

다 버리는 이 일을 받아들이도록 노력해 보겠습니다.


당신과 맞지 않는 저를 둘러싼 껍질을 다 벗어버릴 수 있게
넘어지고 실패하는 일을 기꺼이 받아들일 수 있는 용기를 제게 주십시오!
  
★ 어머니께 청하오니 제 맘속에 주님 상처 깊이 새겨 주소서.

 


제10처 예수님께서 옷 벗김 당하심을 묵상합시다.

 

†.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당신을 믿고 따르는 많은 사람들 앞에서 옷 벗김을 당하신 주님!
어린아이라면 남 앞에서 발가벗겨지는 것이 창피한 일이 아니지만
어른이라면 남 앞에서 발가벗겨지는 것은 너무나도 창피한 일입니다.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는 아담과 하와가 죄를 지어 낙원에서 쫓겨날 때에
짐승의 가죽옷을 만들어 입혀 주셨습니다.

 

땅의 것을 욕심 내 땅의 것을 소유하기 위해 두 손을 땅에다 대므로
짐승처럼 된 사람이 짐승의 가죽옷을 입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영원히 살 수 있게 만들어진 사람이

죽어서 땅으로 돌아갈 짐승의 옷을 입고 죽는 것 또한 당연한 일입니다.

그런데 지존하신 당신께서는 제 죽음의 굴레를 벗겨 주시기 위해

비천한 사람들 앞에서 온갖 수모를 당하시며

저보다 먼저 옷 벗김을 당하셨습니다.

 

주님! 사랑하올 주님! 제 욕심 때문에
저의 교만심 때문에 제가 짐승처럼 죽게 되었는데,
왜 지존하신 당신께서 그런 수모를 겪고 계십니까?


주님! 이제 제가 하렵니다.
이제 제 옷을 벗겨주십시오!  

 

세 번이나 넘어짐으로 더 이상
제 얼굴을 감싸고 있던 자존심도 체면도 남아있지 않습니다.


이제 저의 본 모습을 감추었던, 저를 둘러싸고 있던
그 더러운 짐승의 옷을 벗겨 주십시오! 

 

짐승의 옷을 벗어 버리고 짐승처럼 살았던

모든 것에서 온전히 죽어 부활하신 주님의 살과 피로 다시 태어나게 하시고,

이 세상 그 어떤 마전장이도 더 이상 희게 만들 수 없는

 그런 흰 옷을 제게 입혀주십시오!

 

★ 어머님께 청하오니 제 맘속에 주님 상처 깊이 새겨 주소서.

 


제11처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 박히심을 묵상합시다!

 

†.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두 손과 두 발을 십자가에 못 박혀 계신 주님!
당신은 이제 아무것도 하실 수 없고,

 어떤 곳에도 가실 수 없게 되시었습니다.

 

저는 하고 싶은 것도 많고, 가고 싶은 곳도 많습니다.

 제 뜻대로 제 마음대로 살고 싶지만

그렇지 못하여 마음에서 얼마나 많은 불평이 일어나는지

당신께서 너무나도 잘 알고 계실 것입니다.


제가 하고 싶은 일을 못하고,

제가 가고 싶은 곳에 못가고,

 전혀 제 의사와는 전혀 다르게 행동하며 사는 것이

얼마나 힘이 드는지 모릅니다.

 

주님께서 그런 저의 사정을 너무나도 잘 알고 계시기에
당신 친히 먼저 십자가에 못 박혀 계시오니 주님! 사랑하올 주님!


저도 기꺼이 제가 하고 싶은 대로 하고자 하는 마음과
제가 가고 싶은 곳으로 마음대로 가고자 하는 그런 마음을 다스려
주어지는 모든 일을 기꺼이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이 되게 하여 주시옵소서!

 

★ 어머님께 청하오니 제 맘속에 주님 상처 깊이 새겨 주소서.

 


제12처 예수님께서 십자가 위에서 죽으심을 묵상합시다!


†.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하늘과 땅 그 중간에서 십자가에 높이 달려계신 주님!


당신은 이제 아무의 위로도 받지 못한 채
그 어디에도 속하지 않은 사람이 되셨습니다.

 

아무 것도 할 수도 없고
아무 것도 소유할 수도 없는 사람!


뿐만 아니라 죽는다는 것은
무엇을 갖고 싶다는, 무엇을 하고 싶다는
마음까지도 버려야만 되는 일입니다.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
당신의 입김을 불어 넣으시어
영원히 살도록 만들어진 제가
그분의 뜻을 거슬러
제 마음대로 하려고 하고,
제가 주인인 줄 알고,
무엇이든 제 것으로 만들므로 죽음에로 몰고 간
저의 모든 잘못을 기워 갚기 위해
십자가 위에서 죽으신 주님!

이제 그 일을 저 스스로 하고 싶나이다.


당신처럼 세상 모든 것에서 벗어나
하늘과 땅 그 중간에서 아무 것에도 매임이 없이
마음 속 안의 조그마한 욕심까지도 다 버리고 온전히 죽어
당신께서 주시는 완전한 자유를 누리고 싶나이다....

 

오! 사랑하올 주님!
교만과 불순종으로 인해

저 스스로 만든 제 십자가에 못 박혀
당신과 함께 온전히 죽게 하여 주십시오!


땅에 속한 모든 것에서 온전히 죽어
묶여있던 모든 끈에서 벗어난 새처럼 훨훨 날아올라
아버지 집에서 영원히 당신과 함께 참행복을 누리게 하여 주십시오!
 
★ 어머님께 청하오니 제 맘속에 주님 상처 깊이 새겨 주소서.

 


 제13처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내리어져 성모님 품에 안기심을 묵상합시다!


†.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모든 것이 다 끝이 났습니다.
혹독하게 휘몰아치던 모든 고통은 다 사라지고
오직 평화와 안정만이 있을 뿐입니다.


머리를 찌르던 가시관의 아픔도,
채찍으로 맞아 온 몸의 살점이 떨어져 나간 곳의 아픔도,
거칠고 무거운 십자가를 짐으로 벗겨졌던 어깨의 아픔도,
두 손과 발에 박혀있는 못으로 인한 아픔도,
십자가에 못 박으라고 외치며 욕을 해대던 군중들도 다 사라지고
오직 고요와 어둠만이 있을 뿐입니다.......

 

태초에
아무도 없는 그곳에 오직 사랑으로 삼위일체를 이루신
하느님께서만이 홀로 계셨던 그곳에
저도 이제야 도달하게 되었습니다.

 

이곳은 “평화와 안정의 경계 그 안”입니다.


이제 아무도 고통을 줄 수 없는 곳!
다시는 죽지 않을 곳!


이곳은 주님과 함께

영원히 행복을 누릴 수 있는 그런 곳입니다.


밀알 하나가 다 썩어 뿌리를 내리고
싹을 틔워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을 곳!
온유한 사람이 차지할 땅!

영원한 아버지의 나라와 맞닿은 곳에 있는 그런 땅입니다.

 

이제 밀알 하나로 살고 있는 이 세상 그 누구도
알아볼 수 없는 그런 새로운 사람이 되어
육신을 낳아 준 혈육의 눈에는 한낱 시체에 불과하기에
어머니께서는 통곡하십니다.

 

이 땅에서 자라나 열매를 맺고 부서지고 반죽이 되어
“참생명의 먹이”인 “그리스도님을 닮은 빵”이 되기까지는
이 세상 그 어떤 사람의 눈에도 띄지 않을 사람이 되었기에
어머니께서는 슬피 우실 수밖에 없지만
지금은 그런 어머니를 달래줄 아무런 말도 할 수가 없습니다.

 

그저 그렇게 사람들이 하는 대로 내어 맡기고
무덤에 들어갈 때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습니다.

 

★ 어머님께 청하오니 제 맘속에 주님 상처 깊이 새겨 주소서.

 

 

제14처 예수님께서 무덤에 묻히심을 묵상합시다!


†.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주님께서는 이제 시체가 되시어 무덤에 묻히셨습니다!

 

캄캄한 땅 속!
어둠뿐인 그곳에 지존하신 하느님께서 들어가 계십니다.

 

영원히 어두움 속에서 살아야할 저의 죄로 인하여
빛 자체이시며 생명의 근원이신 분께서 시체가 되시어
그 캄캄한 죽음의 나라에 들어 가셨습니다.

 

주님! 사랑하올 주님!

이제 그만 나오시고 저를 그 속에 넣어 주십시오!


사람들이 밟고 다니며 침을 뱉고,

온갖 오물을 버리는 땅!

 

이제 제가 아무에게도 존재하지 않는 사람이 되어

그 속에 들어가 있겠습니다.

 

그동안 살아오면서 저의 체면과 자존심을 중히 여기며

 많은 사람들에게 제 얼굴을 드러내고

 저의 존재를 인정받으려 얼마나 애를 썼나이까?

 

그러나 이제 세상 모든 것에서 죽었으니

저는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닙니다.

그러하오니 주님! 아무도 저를 몰라주어도,

존재 가치도 없는 사람으로 여기고 아예 없는 사람으로 취급받아도 좋습니다.

 

사흘 만에 영광스러이 부활하시어 무덤을 뚫고 나오신 당신께서
저도 그렇게 새로운 사람으로 옷 입혀 부활시켜 주시어
새로운 땅에서 살게 해 주시리라는 것을 굳게 믿기에
저도 당신처럼 그 캄캄한 무덤 속에 들어가 있을 수 있겠나이다.

 

그 속에서 저 스스로 주인이 되고자 하여

 하늘에 계신 아버지로부터 멀어져 있던 제 모든 것을 완전히 다 썩혀버리고,

하느님의 아들이시며 참사람이신 예수 그리스도님 당신을 닮은

 새로운 사람으로 다시 태어나게 하여 주십시오!


 ★ 어머님께 청하오니 제 맘속에 주님 상처 깊이 새겨 주소서.


 . 교황님의 의향이 이루어지시도록 주모경. 영광송을 바친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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