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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2.17 토/ 자비의 땅으로 가는 다리를 놓으시는 주님 - 기 프란치스코 신부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8-02-16 조회수1,896 추천수5 반대(0) 신고




재의 예식 다음 토, 루카 5,27-32(18.2.17)

“나는 의인이 아니라 죄인을 불러 회개시키러 왔다.”(루카 5,32)





The call of Levi


 



자비의 땅으로 가는 다리를 놓으시는 주님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세리 레위를 제자로 부르십니다. 세리는 로마 식민통치자에게 고용되어 백성들로부터 세금을 거둬들였습니다. 그 과정에서 부당이득을 챙겨 재물을 축적했습니다. 그래서 매국노로 여겨졌지요. 또한 그들은 이방인들과 접촉하여 그들의 수입품목을 다루었기에 직업상 죄인 취급을 받았습니다.

바리사이와 율법학자들은 율법을 지키지 않는 세리와 창녀들을 죄인으로 취급하여 '상것들, 천민'의 부류에 묶어버렸습니다. 그들은 사람의 행동을 판단하여 단죄하면서 자신들과 철저히 구별하여 차별했던 것입니다. 그들은 죄를 짓고 율법을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로, 죄인들이 하느님께 돌아가는 다리를 폐쇄해버린 것입니다.

그들과 달리 예수님께서는 한걸음 더 들어가시어, 천대받고 외면당하는 죄인들과 천민들이 하느님의 자비의 땅으로 돌아갈 수 있는 다리가 되어주십니다. 이렇듯 세리의 부르심은 자비와 회개의 부르심입니다. 의인이 아니라 죄인을 불러 회개시키러 오신(5,32) 예수님께서는, 바리사이들과 달리 세리와 죄인들과 함께 먹고 마심으로써(5,30) 죄를 선으로 바꿔주신 것입니다.

우리도 이런 예수님을 본받아야겠습니다. 가난하고 배운 것 없다고 무시하고, 종교와 피부색이 다르다고 차별하는 옹졸한 마음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한 번 죄를 저지르고 못되게 굴었다는 이유로 끝까지 선입견을 갖고 거리를 두는 바리사이의 태도를 버려야겠습니다. 오히려 죄중에 있는 사람이나 천대받고 소외된 관심밖의 사람들에게 사랑으로 다가가 함께 함으로써 모두가 주님의 자비의 땅으로 돌아가야겠지요.

한편 레위는 예수님께서 부르시자 세관에 ‘앉아 있다가’ 모든 것을 버려둔 채 ‘일어나’ 그분을 따릅니다(5,27-28). 세리가 세관에 ‘앉아 있었다’는 것은 재물과 권세에 애착을 두고 살아왔음을 말해줍니다. 그는 세관에 앉아서 탐욕의 독버섯을 키워가며 재물을 쌓고 권세를 누리는 일에 골몰했을 것입니다. 돈의 단맛에 길들여진 그가, 황금일을 낳는다고 믿던 세관을 박차고 떠난다는 건 무척 어려웠을 것입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부르시자 "모든 것을 버려둔 채" 일어나 그분을 따릅니다. 그는 내적인 것들, 곧 애착과 탐역과 교만뿐 아니라, 소유하고 있던 재물 전부를 버려둔 채 예수님을 따랐습니다. 곧 일시적인 재산포기 그 이상으로 전인격적인 변모가 이루어진 것입니다. 이제 그는 재물과 권세에서 해방되어 삶의 방향과 목적을 예수님으로 삼은 것이지요.

이렇듯 주님의 제자가 되려면 자신과 재물로부터 떠나 전적으로 주님께 의탁하는 가난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모든 것을 버리고 주님의 사랑의 부르심에 응답한 세리 레위는 사랑 넘치는 잔치를 벌입니다. 그는 자신에게 사랑의 다리를 건너 주님과의 친교를 회복하게 해준 예수님과 제자들을 초대합니다. 그뿐 아니라 자신을 단죄하고 차별했던 바리사이와 율법학자들, 그리고 죄인들도 잔치에 초대합니다.

우리 모두 세리 레위처럼 모든 것을 버리고 애착과 집착과 팀욕으로 얼룩진 삶의 자리를 떠나 자비의 땅으로 건너가는 가난한 사람이 되었으면 합니다. 나아가 바리사이들처럼 스스로 의인이라 여기는 착각과 교만으로 다른 이들을 죄인으로 단죄하여 무시하고 소외시키는 일이 없어야겠습니다. 오늘도 모두가 주님의 사랑과 선의 식탁으로 돌아가는 회개의 여정을 이어가길 희망합니다. 그럴 때 "빛이 어둠 속에서 솟아오르고, 물이 끊이지 않는 샘터처럼 될 것입니다."(이사 58.10.11)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story.kakao.com/ch/france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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