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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하늘땅나 94 【참행복8】 “의로움 때문에 박해를 받는 사람” 11
작성자박미라 쪽지 캡슐 작성일2018-02-20 조회수1,484 추천수0 반대(0) 신고

 

#하늘땅나 94 【참행복8】 “의로움 때문에 박해를 받는 사람” 11 

지금부터 하려고 하는 이야기는 저도 모르는 사이에 제가 전혀 알지 못했던 세상 안에서 제가 전혀 알지 못했던 사람들 틈에 끼어서 살면서 겪은 이야기인데, 그분께서 먼저 그곳에 가 계시지 않았다면 제가 어떻게 그런 곳에서 숨조차 쉴 수 있었겠습니까? 하지만 드높은 곳에 계셨던 그분께서 이 세상에 내려오시어 세상 사람들 중 가장 낮은 곳인 짐승의 집에서 태어 나셨고, 바람과 돌 뿐이 척박한 광야에 가시어 마귀와 싸우셨고, 마침내 하느님을 모독한 극악무도한 사형수가 되시었는데, 그분을 따라 살겠다고 나선 제가 못 할 일이 무엇이고 가지 못할 곳이 어디에 있겠습니까?

 

제가 지금부터 드릴 이야기가 생소하거나 터무니없게 들리실 수도 있겠지만 이곳에서 주님께서 제게 보여 주신 더 중요하고 놀라운 일들이 너무 많아 이곳으로 이끄시어 제게 겪게 하신 이야기들을 빼 놓을 수가 없습니다.

 

[실생활] 2003년 8월 15일 전·후 ①

지금 생각해 보면 왜 그렇게 이사를 하려고 했는지 모르겠네요. 2002년 4월에 2년 전세 계약을 했기에 계약기간도 멀었고, 딱히 가려고 한 곳도 없으면서 무엇에 홀린 듯 2003년 6월 8일 성령강림 대축일 전부터 시작하여 이사를 해야겠다고 마음먹고 여기 저기 참 많이~ 정신없이 돌아 다녔습니다.

 

6월 6일에 가계약을 하고 6월 10일에 계약하기 위해 갔던 곳은 그 동네에 저희아이와 함께 놀 친구가 없고, 그 동네에 있던 초등학교 병설 유치원마저 아이가 어리다고 받아 줄 수 없다고 하여 부득이 계약을 취소하였습니다. 다행히 그 집주인이 오라버니께 영세를 받은 사람이어서 감사하게도 못하게 된 이유를 설명하니 가계약 금을 기꺼이 돌려 주셨지요. 그 다음에는 꼭 이사를 하려고 오후에 계약하러 부동산에 갔는데, 2시간이나 기다려도 그 집주인이 나타나지 않아 정말 난감한 상황이 벌어졌답니다. 저희 집으로 이사를 올 사람과는 날자까지 정하여 오전에 이미 계약을 마친 상태에서 그런 일이 벌어진 것이었으니까요. 그 날이 바로 8월 15일이었습니다...

 

계약을 하려고 했던 집은 오래 된 집이어서 수리가 필요한 집이었는데, 건축 일을 하고 있던 조카를 데려 가서 보여 주었더니 2주면 수리가 가능하다고 하였고, 저희 집으로 이사 올 사람은 8월 15일이 계약 만기일이라 넉넉잡아 그 때까지면 충분하다고 생각하여 같은 날 약속을 잡았는데, 일이 참 난감하게 된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바로 신문을 뒤진 끝에 마땅한 집을 찾아 바로 계약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그 집은 계약부터 문제가 많은 집이었지만, 그런 것을 따져 볼 여유가 없었지요. 그 때 살고 있던 사람은 젊은 사람들이었는데, 3년 전에 산 집을 등기를 내지 않고 있어서 그 전 주인과 계약을 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이유인즉슨, 집을 사자마자 돈이 급히 필요해서 그 사람들에게 돈을 빌렸는데, 돈을 갚을 때까지 등기를 내주지 않는 것이 조건이었다고요... 그 후에 돈을 갚았지만 등기를 내주는 것을 차일피일 미루어 신문에 낸 것이었는데, 그 다음날로 제가 가서 집을 사겠다고 나선 것이었지요.

 

그 집을 짓고 30년을 그 집에 살다가 그 동네 끝에 아주 넓은 2층집을 짓고 살고 있었던 전 주인이 제게도 등기이전을 해 주는 조건을 내 걸었는데, 그 집 땅이면서 바로 옆집 대문 앞에 있는 세 평의 땅을 자기의 이름으로 해 달라는 조건이었습니다. 저는 급한 마음에 ‘그것이 무슨 문제가 되랴?’ 하는 마음으로 흔쾌히 그 조건을 받아들이고, 바로 그 날 계약을 하고 저희 땅에 그 사람의 이름을 올려 주었습니다. 그것이 그 집을 팔려고 할 때 제 발목을 잡을 줄은 까맣게 모르고요... 그것 때문에 저는 그곳을 떠나와서도 집을 팔수가 없었고, 그것 때문에 7년 후에 그 집을 많은 손해를 보며 팔 수 밖에 없었답니다.

 

그 집은 그 동네로 들어가는 길 가운데 있었는데, 그 길은 동네로 들어 와 다섯 집을 거쳐서 저희 대문을 지나 저희 집 울을 빙~~ 돌아 동네 끝으로 나갑니다. 그 길 끝에 그 집을 짓고 30년을 살았던 사람들이 살고 있었는데, 그 집을 지었다는 그분은 매일 아침에 한 번, 점심에 한 번, 저녁에 한 번, 저희 집 뒤 울 담에 서서 저희 집을 들여 다 보고, 저희 집 대문 앞에서 저희 집을 보며 지나갔다가 다시 되돌아가며 대문 앞에서, 뒤 울 담 너머에서 저희 집을 들여다 본 후에 자기 집으로 되돌아가는 것이었습니다. 하루에 열 두 번을요... 정말 끔찍한 사랑이지요?

 

그렇게 어렵사리 계약을 치르고 집을 수리하려고 하였는데, 미리 집을 보고 그곳도 2주면 되겠다고 했던 조카가 한 참 후에 손을 떼겠다고... 그래서 또 부랴부랴 집을 수리할 사람을 찾아 수리를 맡겼는데, 집을 다 헐어야겠다고 하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 집을 지을 때 논에 있는 흙으로 벽돌을 만들었는데, 그 흙이 진흙이 아니라 푸석거리는 흙이라서 벽의 반 이상이 물이 차서 조금만 건드려도 집이 무너지게 생겼다고요... 어쩝니까요. 허물고 다시 지으라는 수밖에요. 그래서 군청에 가서 멸실 신고를 하고 신축허가를 내서 집을 지어야 하니 그 시간 내에 어떻게 할 수가 있겠습니까?

 

간신히 수리만 할 수 있는 돈으로 신축을 해야 하니 돈은 부족하지요~~ 거기다 설상가상으로 그 해 여름에 비는 왜 그렇게 많이 오는지... 그래서 결국 8월 15일에 이사를 가지 못하고, 짐은 그 전날 삼성에 계셨던 오라버니 집 천막차고로 옮기고, 저와 어머니와 아이는 어린이집을 했던 언니 집에 조카가 살고 있었는데 그곳으로 간단한 짐만 가지고 곁방살이를 하러 들어갔습니다.

 

언제 그 곁방살이가 끝날지 기약도 없이...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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