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하늘땅나 97 【참행복8】 “의로움 때문에 박해를 받는 사람” 14
작성자박미라 쪽지 캡슐 작성일2018-02-23 조회수1,268 추천수0 반대(0) 신고

 

#하늘땅나 97
【참행복8】 “의로움 때문에 박해를 받는 사람” 14

[실생활] 2003년 10월 8일 이후 ②
10월 15일 수요일. 앞집 여자와 아침부터 온 동리가 떠나가도록 아주 큰 소리로... 그걸 싸움이라고 하나요? 우리 집 위로 길이 나있고 마당은 길 아래로 쑤~~욱 내려와 있었는데, 마당 바로 위 담에다 매일 매일 개똥이며 온갖 거름을 갖다 놓는 것입니다. 심지어는 자기네 태울 것도 우리 집 담에다 갔다 태우고 있지 뭡니까요. 그래서 제가 따라 올라가 왜 거기다가 거름을 갖다 놓느냐고 따졌지요...

그 사람 왈 그 전 사람도 그랬고, 그 전 사람도 그랬고, 거기는 옛날부터 '덤탱이'기 때문이라고... 그래서 제가 그랬지요. 그럼 이 집에 사는 사람 덤탱이지 왜 그 집 '덤탱이'냐고... 우리 하수구 물이 자기 집 담 밖으로 함께 흐르는 것도 싫어 하수구를 틀어막으면서 어떻게 남의 집 담에다 거름을 갔다놓을 수 있느냐고 하였더니 온 동네가 떠나갈 듯 고래고래 소리 지르며 아무튼 난리도 그런 난리가 없었답니다... “이사 온 지도 얼마 안 되는 것이... 교회를 다닌다는 것이... 옛날부터 덤탱이니까 버리는데 그런다.” 라고요... 아무튼 세상에 태어나서 그렇게 고래고래 소리 지르는 사람을 처음 보았습니다.

애고! 애고!! 잘못 하거나 말거나 모든 일을 눈감고 살아야 하는 건지~ 맞서서 같이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그렇게 살아야 하는 건지~ 시골로 오면 텃세가 심하여 힘들다고 하던 다른 사람들의 말이 정말 실감이 났답니다. 그리고 이제야 사람들이 사는 곳에 제가 함께 살고 있음이 실감나기도 하였고요~ 싸움을 걸어오는 사람도 있고요~ 먹을 것이 생기면 갖다 주는 사람도 있고요~ 신당 창당 궐기 대회가 있다고 함께 가자고 하는 사람도 있고요~ 그때까지 그런 일은 제 생전에 처음 겪는 그런 일이었답니다...

10월 17일 금. 제방 처마와 헌집 지붕의 각진 부분을 보기 흉하게 잘라내었던 옆집에서 손수 달랑 무를 뽑아다 총각김치를 해서 큰 통으로 한 통 해서 주었습니다. 또, 어머니가 속이 아프다니까 속 아플 때 먹는 약도 BOX로 한 통 갖다 주고, 고구마며, 감이며, 배며... 자기네 집에 있는 것이라곤 다 갖다 주는 것 같을 정도로요...

앞집 악바리와 함께 한 통속이 되어 거름더미에서 거름물이 우리 집으로 내려오지 않는 다고 맞장구치던 그 아랫집 아주머니도 이른 새벽에 휴지를 들고 찾아 왔지요. 그 사람과 함께 놀던 그 윗집에서는 아저씨께서 몇 번이고 찾아오시어 마당에 새는 물을 걱정해 주었고요.... 상수도가 터지면 우리 집 마당이니까 우리가 먹지 않더라도 우리가 고쳐야 한다고 하더니 그 날은 반에서 돈을 모아서라도 고쳐 주려고 했다고 했답니다. 이제는 좀 나아지고 이 동네 사람이 될 수 있으려나요?

신부 오라버니께서 어머니와 함께 점심을 드시러 오셨습니다. 함께 점심을 먹고 마당에 어디선가 계속 물이 나와 물구덩이가 되었다고 말씀드리니 삽을 들고 마당 위 언덕을 여기 저기 파기 시작하셨습니다. 한참을 파니 물이 새어 나오는 곳을 찾아 예전에 온 동리 사람들이 먹었던 울 집 마당에 있는 샘에서 물이 나와 흐르는 곳으로 그 물길을 만들어 주셔서 더 이상 마당으로 많은 물이 흘러내리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조금씩 새는 물은 제가 다시 정비를 하여 마당이 아주 뽀송뽀송하게 되었지요...

수요일부터 뒷목이 뻣뻣했다고 하시면서도 낮에 무리를 하셨는지... 밤에 오라버니한테서 전화가 왔습니다. 교리를 하고 있던 중 몸이 이상하여 마무리를 못하고 들어왔다고요... 어떻게 하면 좋겠냐고 하셔서 임시방편으로라도 사혈 침으로 열 손가락을 따보시라고 말씀드렸더니 마침 사무장에게 침이 있어 그 사람이 오라버니 손을 따 드렸답니다.

10월 18일 토요일. 오후가 되면서 오라버니께서 몸이 더 나빠지셔서 청주 성모병원에 응급실에 오셨다는 연락이 와서 언니와 함께 달려갔습니다. 오라버니께서 힘없이 누워계셨는데, 어찌나 마음이 아프던 지요... 위급할 수도 있는 상황이라 수술을 하셔야 하는데 의사가 없다나요! 여기 저기 청주에 있는 병원마다 다 전화를 해 보았는데, 그 수술을 할 수 있는 신경외과 의사들이 다 학회에 갔다지 뭡니까요!!! 미국인지, 서울인지... 모든 병원의 수술을 할 수 있는 서열 1,2위는 물론 수술 할 수 있는 그 아래 서열의 의사도 없다는 것입니다.

어떻게 그런 일이!!!

사람의 힘으로라면 어떻게 그런 일을 꾸밀 수조차 있을까요? 정말 막막하기 그지없었는데, 이런 걸 천우신조(天佑神助)라고 하는지, 대전에 있는 성모병원에 수술을 할 수 있는 서열 4위의 의사가 있는데, 자기가 어떻게 해 보겠다고 그리로 오라는 연락이 왔습니다... 다행히 그곳 병원장 신부님이 오라버니의 동창신부님이셨기에 가능했던 것 같습니다.

어제 이글을 쓰려고 인터넷 검색을 해 보니,
행사명 - 대한신경외과학회 제43차 추계학술대회 및 총회
일시 - 2003년 10월 15일(수)~18일(토)
장소 - Hotel Grand InterContinental(서울, 삼성동).

미국 위스콘신 외과대학 프롤로 치료학회 10.16~ 19.
라는 글이 있더라고요... 아무튼 그 어딘지는 모르겠으나 그날 모든 신경외과의사들이 오라버니를 수술할 수 없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였지요...

수요일부터 뒷목이 뻣뻣했다고 하시면서도 삽을 들고 마당을 파헤쳐 새는 물줄기를 잡아주시고 가셨었는데, 그 다음날 이렇게 쓰러지셔서 어찌나 마음이 아프던 지요... 연락을 받고 바로 엠블런스를 타고 대전 성모병원으로 가시는 중 위험한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다른 신부님까지 따라 가셨는데, 그런 와중에 엠블런스 기사도 더 보태서 대전IC로 빠져야 할 길을 지나쳐 더 내려가서 다시 돌아 왔다나요! 그래도 무사히 병원에 도착하셨고, 의사가 보더니 다행히 월요일에 다른 의사들이 올 때까지 기다려 보아도 될 것 같다는 진단이 나와서 월요일에 수술하기로 결정을 하였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