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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흩어지면 죽는다!
작성자김리원 쪽지 캡슐 작성일2018-02-24 조회수2,296 추천수2 반대(0) 신고
 



2018년 나해 사순 제2주일



< 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이다. >


복음: 마르코 9,2-10






십자가 위의 그리스도


렘브란트 작

 

 

현재 상영하고 있는 영화 월요일이 사라졌다의 포스터를 보면 흩어지면 죽는다!’라고 쓰여 있어 흥미를 자극합니다. 줄거리를 보면 지구 인구가 급속도로 늘어나서 1가구 1자녀 산아제한법이 실행되고 있는 미래사회를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유전자 조작을 통한 식량들이 많이 유통되는 관계로 쌍둥이들이 많이 태어나게 되는데 그런 때는 한 명만 살려두고 나머지는 미래를 위해 냉동을 시켜버립니다.

한 여자가 일곱 딸 쌍둥이들을 낳고 죽었습니다. 그 아기들의 할아버지가 그들을 빼어내어 자신의 집에 숨겨두고 이름을 각각 월요일, 화요일, 수요일... 일요일로 지었습니다. 한 명만 살아있는 것이 되어야하기 때문에 이 일곱 명은 각자 자신의 이름에 해당하는 요일에만 카렌 셋맨이라는 공통된 이름으로 밖에 나갈 수 있습니다. 직장의 사람들은 카렌 셋맨이라는 다 같은 사람이 출근하는지 알지만 사실은 요일마다 다른 쌍둥이들이 출근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월요일이 사라져버렸습니다. 저녁 때 그 날 있었던 모든 것을 보고해야 같은 사람 행세를 할 텐데 월요일이 빠져버리니 모두가 두려움에 사로잡힙니다. 한 사람이 잘못하여 손가락 하나가 잘리면 모두가 손가락을 똑같이 잘라야 할 정도로 그들은 서로 일치해야 발각되지 않습니다. 만약 자신들이 살아있는 쌍둥이들이라는 것이 정부에서 알게 되면 그들은 나오는 족족 잡혀 들어가서 냉동인간이 될 것입니다. 알고 보니 월요일이 어떤 사람과 사랑에 빠져 아기를 가지게 되었기에 자신의 아기를 살리기 위해 사라져버렸던 것이고 그렇게 자신의 자매들이 모두 위험에 빠지고 죽게 됩니다. 하루라도 흩어지면 죽게 됩니다.

 

우리는 누구와 흩어지면 위험에 빠지게 될까요? 바로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높은 산에 오르시어 하느님 아버지를 만나신 것처럼 하느님과 흩어지면 죽게 됩니다. 하느님과 흩어지면 자아가 우리를 사로잡게 되는데 자아에 사로잡히면 자신이 나쁜 행위라고 생각하여 하기를 원치 않아도 자신이 통제되지 않아 자아가 원하는 대로 죄를 범하게 됩니다. 죄를 범하지 않기 위해서는 자아에 사로잡히지 않기 위해 하느님께 사로잡히는 시간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됩니다. 예수님께서 이를 위해 높은 산에 오르신 것입니다. 자아에 사로잡히면 파라오의 지배하에 있는 죄의 종살이를 하고 하느님께 사로잡히면 하느님이 통치하시는 하느님의 나라가 됩니다.

 

오늘 복음은 마르코 92절부터 10절까지의 내용이지만 실제로는 마르코 91절부터 시작해야 옳을 것 같습니다. 예수님께서는 91절에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여기에 서 있는 사람들 가운데에는 죽기 전에 하느님의 나라가 권능을 떨치며 오는 것을 볼 사람들이 더러 있다.”

예수님께서 하느님의 나라가 오는 것을 볼 사람이 있을 것이라고 말씀은 하셨지만 그게 언제인지는 나오지 않습니다. 그러나 오늘 높은 산에서의 예수님의 변모가 곧 하느님의 나라가 오는 것이고 그 곳에 함께 했던 베드로와 야고보와 요한은 하느님의 나라가 권능을 떨치며 오는 것을 보게 된 것입니다.

 

하느님의 나라는 하느님에 의해 통치되는 나라입니다. 성경에서 나라’, 혹은 민족한 사람을 상징하기도 합니다. 이스라엘 백성의 역사가 곧 우리 각자의 역사가 되기 때문입니다. 하느님께서 우리 안에 들어오셔서 우리의 왕이 되어주신다면 우리 각자가 하느님의 나라가 됩니다.

그런데 통치하기 위해서는 이 있어야합니다. ‘입니다. 왜냐하면 하느님의 나라가 이루어지지 않은 사람 안에는 어둠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하느님께서 우리를 차지하시려고 하시는 이유는 어둠 속에 사로잡혀 살지 않게 하시기 위함입니다. 자아에 사로잡혀 살아가는 것이 어둠 속에서 살아가는 것입니다.

저의 오랜 동창 중 하나는 범죄조직에 들어가 큰 죄를 범하였습니다. 그는 범죄를 저지르는 순간에 두려워서 자신도 모르게 그렇게 했다고 말합니다. 그때는 자기 자신이 아니었다고 말합니다. 자아가 두려움으로 그 사람을 사로잡았던 것이고 그렇게 되면 원치 않아도 악한 일을 저지르게 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상태에 있는 우리들에게 새로운 법이 들어와야 내 안의 악한 법이 죽습니다. 그래서 법 자체이신 그리스도의 옷이 하얗게 빛난 것입니다. 그리스도께서는 당신께서 하신 것을 우리도 따라하라고 그렇게 모범을 보여주셨습니다. 그분이 바로 하느님의 법이요 하느님의 말씀이고 그 법과 말씀이 우리 안에서 실현될 때 우리 각자가 하느님의 나라가 되는 것입니다. 이에 하느님께서는 두려워 떨고 있는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

 

예수님도 지금 두려움이 일려고 하는 순간입니다. 왜냐하면 십자가의 죽음이 눈앞에 기다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누가 그 고통을 좋아할 수 있겠습니까? 두려움이란 자아의 저항입니다. 그 두려움을 이기지 못하면 하느님의 나라가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예수님은 이럴 때마다 산에 오르라고 모범을 보여주신 것입니다. 산은 기도하는 장소입니다. 하느님을 만나는 장소입니다.

산에 오르면 모세와 엘리야가 있습니다. 모세는 구약이고 엘리야는 신약을 상징합니다. 모세는 율법(말씀)을 나타내고 엘리야는 믿음(성령)을 나타냅니다. 모세가 시나이 산에서 하느님께 받았던 것은 율법입니다. 그 율법으로 금송아지를 부수었습니다. 금송아지는 자아의 상징입니다. 그래서 하느님의 법을 깨달아 자아의 욕망과 싸우게 되는 시간이 기도의 시간인 것입니다. 하지만 율법만으로는 자아가 완전히 죽지 않습니다. 자아는 성령의 불로 죽습니다. 엘리야는 가르멜 산에서 자아로 상징되는 소를 제단 위에 잡아놓고 봉헌하였습니다. 그랬더니 하늘에서 불이 떨어져 그 소를 불살랐습니다. 참된 예배는 이렇게 자신을 주님께 봉헌하여 성령의 자리를 마련해드리는 행위입니다. 기도한다면서 자신이 원하는 것만 청한다면 그것은 여전히 금송아지만 섬기며 하느님을 헛되이 예배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느님이 원하시는 것을 청해야 함을 알려주는 분이 모세이시고, 그렇게 성령께서 우리 안의 욕망을 불사르게 하는 분의 상징이 엘리야인 것입니다.

 

예수님은 이렇게 기도라는 것이 이 율법과 믿음을 받아들여, 즉 말씀과 성령을 받아들여 자아의 욕망을 죽여 그로부터 자유로워지는 시간임을 알려주십니다. 예수님은 내려오시며 당신께서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다시 살아나실 때까지 지금 본 것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분부하십니다. 이제 죽으실 준비가 된 것입니다. 죽어야 함을 아신 것은 율법을 받아들이신 것이고 죽어도 부활하실 수 있다는 믿음은 성령을 받아들이셔서 생긴 것입니다. 기도는 이렇게 자아로부터 해방될 수 있는 지혜와 힘을 받는 시간입니다. 그러니 자아에 사로잡혀 벌어지는 모든 죄는 기도를 소홀히 하는 데서 시작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신학교에서 강의하며 신학생들에게 신자들이 가장 원하는 신부님 상은 무엇인지 아느냐고 물어보았습니다. 다들 멋있는 신부, 능력 있는 신부, 강론 잘 하는 신부, 인사 잘 하는 신부, 공부 많이 한 신부, 신자들과 잘 어울리는 신부 등의 자기 생각들을 말하지만 정작 신자들이 원하는 사제 1위와 2위의 대답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1위는 겸손한 신부, 2위는 기도 잘 하는 신부였습니다. 어쩌면 신학교에서 공부하면서도 정작 신자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기도 잘 하며 교만할 수 없습니다. 교만한 자아가 죽기 때문입니다.

흩어지면 죽습니다. 월요일만 빠져도 나머지 육일이 위험에 처하게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매일양식을 달라고 주님의 기도에서 청하는 것입니다. 우리 각자는 자신을 십자가에 매달기 위해 골고타로 향하고 있습니다. 이 두려움을 이겨내는 방법은 기도밖에 없습니다. 매일 기도하지 않는다면 이미 자아의 영향 하에 있을 수밖에 없고 교만과 육욕과 소유욕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기도하지 않으면 죽습니다. 사순절동안 기도하는 맛과 습관을 들여 하루에 한 시간 정도는 세상 것으로부터 떠나고 자신의 생각들로부터 떠나 하느님의 음성을 듣고 그분의 성령을 받는 높은 산에 오르는 시간을 꼭 마련하시기 바랍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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