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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언젠가 실현될 영광스러운 그 모습을 / 사순 제2주일 나해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8-02-25 조회수1,579 추천수0 반대(0) 신고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예수님께서 베드로와 야고보와 요한만 데리고 산에 오르셨다. 그리고 그들 앞에서 모습이 변하셨다. 그분의 옷은 새하얗게 빛났다. 그때에 엘리야가 모세와 함께 그들 앞에 나타나 그분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러자 베드로가 나서서 말하였다. “스승님, 저희가 여기서 지내면 좋겠습니다. 저희가 초막 셋을 지어 하나는 스승님께, 하나는 모세께, 또 하나는 엘리야께 드리겠습니다.” 사실 베드로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던 것이다. 제자들이 모두 겁에 질려 있었기 때문이다’(마르 9,2-6 참조).

 

예수님의 이 변모 사건 바로 직전에 예수님께서는 베드로와 심하게 논쟁하셨다. 제자들에게 당신의 죽음을 예고하셨기에. 제자들은 지금까지 자신들이 스승님께 기대했던 모든 게 무너지는 듯 했으리라. 논쟁 후 예수님께서는 제자 셋을 따로 데리고 엄청난 고뇌 끝에 산에 오르신다. 구약의 산은 하느님을 만나는 곳일 수도. 거기에서 세 제자는 엄청난 체험을 한다. 그들은 예수님께서 눈이 부시게 변화되시고 모세와 엘리야와 함께 이야기 나누는 것을 목격한다.

 

사실 엘리야와 모세는 과거 산에서 하느님을 만났던 이들이다. 따라서 이는 예수님께서 죽음을 극복하시고 장차 부활하신다는 표징일 게다. 이는 예수님께서 율법과 예언서에 약속된 바로 그 메시아이시라는 것을 증명해 주는 거니까. 이처럼 예수님 모습의 거룩한 변화는 하느님 손에 내어 맡길 때 찾아온다. 우리의 내적 모습도 마찬가지이다. 우리는 인간적인 노력으로 변화되기도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하느님께서 변화시켜 주신다. 하느님 때문에 변화된 삶, 그것이 신앙인이 받게 되는 영광이다.

 

그 세 제자들은 그 변모의 한순간에 깨달음이 있었으리라. 그 산에서의 스승님 본모습이 편안한 모습이며, 아무나 바라볼 수 있는 모습이며,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고 주시기만 하는 모습이며, 무슨 말을 하거나 어떤 요구를 해도 사랑으로 받아 주시는 모습이라는 사실을. 그리하여 예수님께서 그 험한 수난과 죽음의 길을 가실 때에도 그날의 그 기억을 떠올리며 힘을 얻었을 게다. 이렇게 이 변모 사건은 그분께서 제자들에게 남겨 주신 사랑의 사건이었다.

 

제자들이 보았던 예수님의 영광스러운 그 모습은, 그 모든 것이 실현되고 부활하신 그분을 다시 뵙는 그날까지 그들 뇌리에서 결코 떠나지 않았을 게다. 우리도 하느님의 아드님이신 예수님에 대한 믿음으로 그분 수난을 견뎌 내야만 한다. 오늘날 세상의 힘이 예수님을 없애 버릴 수 있는 듯이 거들먹거린다 해도, 그분은 당신 길을 고독하게 걸어가신 하느님의 아드님이시다. “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 우리도 산에서 내려와 그날의 그 기억을 고이 간직해야 했던 그 제자들처럼, 세상의 어둠 속에서도 빛나는 예수님의 얼굴을 우리 마음속에 품고 살아가자.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거룩한 변모,엘리야,수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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