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 2.28 수/ 목숨 바쳐 섬기는 제자의 삶 - 기 프란치스코 신부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8-02-27 조회수2,396 추천수5 반대(0) 신고




사순 2주 수, 마태 20,17-28(18.2.28)

“내가 마시려는 잔을 너희가 마실 수 있느냐?”(마태 20,22)





The Request of James and John


 



목숨 바쳐 섬기는 제자의 삶

 

예수님께서는 이제 예루살렘으로 올라가십니다. 수난과 십자가 죽음이 기다리는 십자가 여정을 자발적으로 걷기 시작하신 것이지요. 그분께서는 다른 민족 사람들에게 넘겨져 조롱 당하고 채찍질 당한 뒤 십자가에 못박혀 죽었다가 사흗날에 되살아날 것임을 열두 제자에게 이르십니다. 그러나 제자들은 예수님의 말씀을 전혀 알아듣지 못합니다.

제자들은 예수님과 함께 가야 할 자신들의 운명을 알아차리지 못했던 것입니다. 그들은 딴데 마음을 두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예수님의 옆자리를 탐하고 있었습니다. 수난을 겪어낸 뒤에야 주어질 수 있는 영광의 자리를 맨입으로 차지하려 한 것이지요. 한마디로 그들은 출세하여 명예를 누리려는 욕심에 사로잡혀, 눈이 멀고 귀가 막혀버린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한심한 야고보와 요한에게, “내가 마시려는 잔을 너희가 마실 수 있느냐?”(20,22) 하고 물으십니다. 그분께서 마시려는 잔은 고난의 잔입니다. 따라서 그 잔을 마신다는 것은 죽음에 이르는 조롱과 모욕과 온갖 고통을 받아들임을 뜻이지요. 그러자 그들은 자신있게 '할 수 있다'고 대답합니다. 그들은 자신들이 마셔야 할 잔이 무엇인지 모르고, 마실 준비도 안 된 상태에서 그렇게 답한 것입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너희 가운데에서 높은 사람이 되려는 이는 너희를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또한 너희 가운데에서 첫째가 되려는 이는 너희의 종이 되어야 한다.”(20,26-27) 사실 예수님 당대의 종교 지도자와 정치 지도자들은 비민주적 전제와 폭정을 일삼았지요.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그것을 거슬러 섬김이 제자의 본분이라 하십니다.

그렇습니다! 예수님을 따르는 우리 삶의 본질은 사랑이요, 사랑으로 섬기는 것입니다. 여기서 예수님께서는 섬김의 또다른 측면을 말씀하십니다. 곧, 진정한 섬김은 "많은 이들의 몸값으로 자기 목숨을 바치는"(20,28) 것으로 완성된다는 것입니다. 섬김으로써 몸값을 치르라는 말씀이지요. 예수님께서는 일시적이며 단순한 섬김이 아니라, 자기 목숨까지 내어주는 대속적 사랑의 섬김을 보여주시고 요구하신 것입니다.

이처럼 예수님의 길을 따르며, 그분의 운명을 나의 것으로 받아들이는 사람이 참 제자입니다. 우리도 예수님 곁에 머물 수 있도록, 그분이 걸으셨던 수난과 죽음의 길에 기꺼이 동참해야겠습니다. 우리는 출세나 권력 행사가 아니라 섬김을 살아야 합니다. 언제 어디서나, 더 작아지고 더 낮추어 서로를 섬길 뿐 아니라, 목숨까지도 내놓을 줄 알아야겠지요. 자신 전부를 그것도 가장 소중한 것을 내놓는다는 것은 죽음보다 더한 사랑 없인 불가능할 것입니다.

사실 자기 목숨까지 내놓으며 섬기는 제자의 길은, 결코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의를 고발하고 파멸을 선포한 자신을 죽이려던, 못나고 죄 많은 백성을 끝까지 섬긴 예레미야처럼 그 길을 묵묵히 걸어가야겠습니다. 목숨을 바친 사랑의 저항과 죄악의 결정적 폭로를 통해, 우리를 살리신 주님의 길에 동참해야겠습니다. 거기에 구원이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도 나를 유혹하며 붙드는 저 높은 데서 내려와, 서로를 목숨바쳐 섬기고, 함께 손잡고 불의에 맞섬으로써 다시 일어서는 복된 수난과 부활의 여정이길 소망합니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story.kakao.com/ch/francesco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