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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3.1 목/ 무관심과 인색함을 버리고 여는 사랑의 잔치 - 기 프란치스코 신부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8-02-28 조회수2,277 추천수6 반대(0) 신고




사순 2주 목,예레 17,5-10; 루카 16,19-31(18.3.1)

“너는 좋은 것들을 받았고, 라자로는 나쁜 것들을 받았다.
그래서 그는 이제 여기에서 위로를 받고 너는 고초를 겪는 것이다.”(루카 16,25)





The Parable of the Rich Man and Lazaru

 



무관심과 인색함을 버리고 여는 사랑의 잔치

 

예레미야 예언자가 주님의 말씀을 선포합니다. "사람에게 의지하고 스러질 몸을 제힘인 양 여기는 자는 저주를 받을 것이다. 그러나 주님을 그의 신뢰를 주님께 두는 이는 복되다."(17,5.7). 우리네 삶의 뿌리가 무엇이며, 삶이 어디로 향해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말씀입니다.

오늘 복음에 나오는 부자는, 노동자 하루 품삯의 3-4000배에 이르는 초고가의 옷을 입고, 날마다 즐겁고 호화롭게 살았습니다(루카 16,19). 라자로는 그 부잣집 문간에서 종기투성이 몸으로 누워 있다가, 식탁에서 손을 닦고 버린 빵부스러기로라도 배를 채우기를 간절히 바랐습니다. 개들까지 와서 그의 종기를 핥곤 했습니다.

부자는 모든 것이 갖춰진 호화롭고 안락한 집안에서 살았으나, 라자로의 거처는 아무런 보호장치도 없는 남의 집 대문 앞이었습니다. 부자는 사람을 거느리는 주인이었으나, 라자로는 모실 주인도 없는 노숙인이었지요. 부자는 자기가 지닌 재물로 자기 배를 가득 채웠으나, 라자로의 배는 굶주림만이 켜켜이 쌓여있는 빈 동굴이었습니다. 부자는 가진 재물과 능력으로 힘이 넘쳤지만, 라자로는 애긍을 청하려고 문을 두드릴 힘도, 자신의 종기를 핥는 개를 물리칠 힘도 없었지요.

죽은 뒤 두 사람의 처지는 완전히 뒤바뀌게 됩니다. 라자로는 아브라함의 품으로 갔으나, 부자는 저승에 가서 불길 속에 극도의 고통을 받게 됩니다. 그 부자의 죄는 부유함 자체가 아니었습니다. 무엇보다도 그는 삶의 뿌리를 부의 근원인 하느님께 두지 않았습니다. 그는 자비심 대신 인색함의 옷을 입고, 애정어린 관심 대신 냉혹한 무관심의 음식을 먹으며, 거기서 행복을 찾으려 한 것입니다. 결국 그는 좋으신 하느님의 좋음을 추구하지 않고,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날마다 즐기며 착각 속에 산 것입니다.

스스로 하느님의 자비를 왕따시켜버린 그에게 남은 것은, 무관심과 인색함의 군상뿐이었습니다. 그런 그의 눈에 가난하고 비참한 라자로의 처지가 들어올 리 없었습니다. 그의 귀에 라자로의 허기진 신음소리가 들릴 턱이 없었던 것입니다. 탐욕의 그림자로 자신을 가려버린 부자에게는 노숙인 라자로가 들어갈, 한평도 안되는 쪽방의 여백조차 없었습니다.

극도의 비참과 가난한 처지에 있었던 라자로는, 오직 사람들을 통해서 오는 하느님의 자비를 갈망했기에 축복을 받았습니다. 그와 달리 부자는 하느님을 신뢰하지 않은 채 재물과 자신의 부귀영화에만 시선이 고정되어 있었습니다. 그는 “스러질 몸을 제힘인 양 여겨 저주를 받은 것입니다.”(예레 17,5) 부자는 인색함과 무관심의 구렁텅이에 빠져, 자비의 정원으로 건너가지 못한 것입니다.

우리 모두 오늘 복음에 나오는 부자처럼 탐욕과 인색함과 무관심 속에 살고 있지 않은지 돌아봐야겠습니다. 재물이 하느님께서 주신 것임을 까맣게 잊고 살지 않는지 살펴야겠습니다. 하느님의 것을 자기것으로 착각하여, 탐욕의 옷으로 자신의 썩은 영혼을 가릴수록 비참해지는 까닭입니다. 이기심의 빵으로 배를 채우며 벌이는 인색함과 무관심의 잔치를 그만 둬야 할 때입니다.

나아가 오늘의 라자로인 노숙인들에게도 따뜻한 관심을 가져야겠습니다. 그들은 돈의 우상화와 재벌들의 탐욕, 불평등한 사회구조, 부의 편중으로 인한 극심한 빈부격차 등의 희생양이기 때문입니다. 대문 밖을 서성이는 노숙인들을 집안으로 맞아들여, 자비의 옷을 입히고 사랑의 빵을 나눠야겠습니다. 그리하여 가난한 이와 부자, 힘 있는 이들과 약자들이 한데 어울려 사랑 넘치는 잔치를 벌였으면 합니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story.kakao.com/ch/france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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