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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3.3 토/ 생태질서의 회복과 통합의 길 - 기 프란치스코 신부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8-03-02 조회수2,094 추천수6 반대(0) 신고




사순 2주 토, 루카 15,1-3. 11ㄴ-32(18.3.3)

“너의 저 아우는 죽었다가 다시 살아났다.”(루카 15,32)





The parable of the lost son


 

 



생태질서의 회복과 통합의 길

 

오늘 복음의 비유에서 작은아들은 자신에게 돌아올 유산의 몫을 모두 챙겨 먼 고장으로 떠납니다. 그는 아버지의 집을 떠남으로써 자신을 아버지와 무관한 처지로 내몰았고 다른 이들과의 관계도 단절해버리게 됩니다. 그는 생명이 아닌 재물을 소유한 채 생명공동체에서 스스로 떨어져나간 것입니다.

아버지의 집은 함께 숨쉬고 서로를 수용하며 살아가는 생명의 터입니다. 생명이신 주님과 함께 하는 그곳은 생기가 넘칩니다. 그 생명을 공유하고 나누는 자체가 기쁨의 축제이지요. 끊임없이 생명이 피어나고 유지되고 성장하도록 하는 근원적인 힘은 사랑입니다. 생명으로 하나되는 아버지의 집은 자비의 집입니다.

그런데 작은 아들은 생명이 아닌 자기 욕망의 신기루를 찾아나섭니다. 소유욕에서 비롯된 생명으로부의 단절은 생태 파괴를 가져옵니다. 하느님에게서 온 모든 생명은 하나로 연결되어 있으며 예외없이 존귀하지요. 그러나 이기심과 자기중심주의와 탐욕은 폭력과 죽음을 부를 뿐입니다. 작은 아들은 자비를 등지고 스스로 냉혹함과 무자비의 세계로 들어감으로써 생태질서를 파괴하고 맙니다.

작은 아들은 방종한 생활로 재산을 탕진하고, 돼지들이 먹는 열매 꼬투리조차 얻어먹을 수 없는 생명 결핍상태에 떨어집니다. 자비로 가득한 생명 대신 사라져버릴 재산을 선택한 당연한 결과였습니다. 그는 스스로 망가뜨린 생태환경에서 바닥을 치는 고통을 체험하고서야 ‘제정신’을 차립니다. 생명 고갈을 체험한 그는, 아버지에게 돌아가 용서를 청하고, 종으로라도 살아야겠다고 다짐합니다.

아버지는 집을 떠난 아들을 기다리며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고 수없이 사랑의 눈물을 흘렸을 것입니다. 날이면 날마다 아버지는 아들이 떠나간 길목을 바라보며 사랑의 그리움을 키우고 또 키웠을 것입니다. 그렇게 사랑은 죽어가는 생명을 잊지 않습니다 생명은 스러져가는 생명에 애정을 갖고, 생명없는 것과 하나되고자 합니다.

간절하고 한없는 사랑에 가득 찬 마음은 저 멀리 돌아오는 아들을 알아보고 ‘가엾은 마음이 들어’ ‘달려가 목을 껴안고 입을 맞춥니다.’(15,20) 아무것도 묻지 않고 따지지 않고, 누더기 옷을 입고 해진 신발을 신은 몰골이 엉망인 있는 그대로의 아들을 받아들인 것입니다. 생태 질서는 수용을 통해 이어져갑니다. 미움, 증오, 분열, 폭력, 다툼, 절망, 어둠, 의혹, 슬픔을 사랑으로 받아들일 때 생태질서는 회복됩니다.

아버지는 생명의 빈자리로 돌아온 아들을 기쁘게 맞이하며 생명의 잔치를 벌입니다. 그런데 큰아들은 아버지의 사랑을 먹고 생명을 마시며 살아왔음에도, 다시 생명의 집으로 돌아와 하나되려는 동생을 시기하며 분노를 터뜨립니다. 아버지는 그런 큰아들도 생명의 축제에 초대합니다. 자비로 모두를 받아들이는 아버지의 집은 생명의 집입니다.

우리 모두 작은 아들처럼 이기심과 탐욕에 사로잡혀, 주님 생명의 집에서 멀어져서는 안되겠습니다. 큰 아들처럼 스러져가는 생명의 회복을 거부하지 말아야겠지요. 생명의 집에 사는 이들답게 사랑으로 공생하고 나누며, 서로를 존중하며 조건없이 받아들여야겠습니다. 오늘도 아버지의 생명의 집으로 돌아가, 사랑으로 생명을 싹틔우고 키우며, 통합과 화해를 이룸으로써 생태질서를 회복하는데 투신했으면 합니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story.kakao.com/ch/france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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