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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3/5♣.어떤 이유로도 전쟁은 일어나서는 안 됩니다. (김대열 프란치스코 사베리오 신부)
작성자신미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8-03-05 조회수1,976 추천수5 반대(0) 신고

 

 

오래 전의 글입니다. 시간은 짧지 않게 지났지만, 세상 돌아가는 것을 보면 별반 달라진 것이 없는,

아니 오히려 무고한 목숨들이 더욱 더 고통을 받는 현실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는 시리아, 콩고, 남 수단의 최악의 상황에 대해

종교, 이념, 국적을 넘어선 기도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계십니다.
대한민국의 상황도 녹녹치 않습니다. 어떤 이유로도 전쟁은 일어나서는 안 됩니다.

다행히 평창 올림픽을 통해 남북 대화의 물꼬가 트여 상생하는 길이 열리기를 희망합니다.
오늘 특사단이 이북으로 출발했고, 그 결과야 누구도 예단할 수는 없지만,

최소한 전쟁으로 치닫지 않는 길이 열리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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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당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이 말씀을 듣고 화가 잔뜩 났다.” (루카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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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 난 이유는 무엇일까?
엘리야와 엘리사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화를 냈다고 한다.
엘리야와 엘리사는 이스라엘 사람들이 큰 예언자로 생각하는 인물들이었다.
그런 그들이 이스라엘의 곤란한 상황을 돌보지 않고,

오히려 사람으로조차 취급하지 않던 이방인들을 도와주었다는 이야기에 죽여버리고 싶을 정도로 예수님께 화가 난 것이다.

왜 그리도 화가 났을까?
이스라엘의 독특한 문화이면서 그들의 역사에 때로는 디딤돌이, 때로는 걸림돌이 되어온 뿌리깊은 의식이 하나 있다.
그것은 선민의식(選民意識)이다. 하느님께 특별히 선택된 민족이라는 생각이다.
이 선민의식은 바깥으로는 폐쇄적 민족주의를 만들어냈고,

안으로는 엘리트 의식으로 인한 온갖 종류의 차별을 만들어내는 근거가 되었다.
그리고 지금도 구약성서만을 바탕으로 하는 세계관은

‘온 세상이 예루살렘을 중심으로 모여야 한다’는 새로운 형태의 시온주의(Zionism)를 만들어내었고,

온갖 폭력과 침략을 정당화하는 하나의 배경이 되고 있다.

위대한 선지자이며 예언자인 엘리야와 엘리사가 이스라엘을 외면하고 다른 민족의 아픔을 보듬어주었다는 것은 결국,

하느님께서 이스라엘이 아닌 다른 민족을 선택하실 수도 있다는 경고가 되며,

자신들이 믿고 있는 민족적 정체성을 뿌리째 흔들어놓는 것일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예수님에 대한 그들의 분노는 당연한 것이었을 지도 모른다.
결국 예수님은 이스라엘의 민중을 선동하여 기존 질서를 위협할 수 있는 정치범으로 전락하고 만다.

오늘 복음을 통해서 우리가 생각해보아야 할 것이 있다.
정치적으로 경제적으로 안정이 되지 않으면 보통 세상이 오른 쪽 날개(右翼)에 힘을 실으려는 경향이 있다고 사회학자들은 이야기 한다.

그리고 그 흐름에 휩쓸릴 수밖에 없는 이들은 국민들이다.

요즘, 각 나라들이 자국의 부흥을 외치면서,

민족주의를 자연스럽게 강조하며 국수주의로 치달으려는 모습이 너무 쉽게 눈에 띈다.

언론매체의 장악으로부터 시작해서 온갖 교묘한 방법들을 동원하고 있다.
결국 치졸하고 비겁한 정치꾼들의 사기행위다.

자기 민족을 사랑하고 자기 민족을 위해 사는 것은 아름다운 일이다.
단 옳은 방향으로 제대로 사랑해야 한다.
진정으로 나라를 생각하고 민족을 위하는 이들이라면 절대로 옳지 않은 방법을 선택하지 않는다.
과거의 해묵은 이념사회처럼 ‘우리나라는 좋은 나라, 너희 나라는 나쁜 나라’라는 식의 극단적 이분법으로

세상을 편견에 사로잡히게 하여 망가뜨려서는 안 된다.
어찌 보면 온갖 종류의 분열과 무조건적인 상호증오심은 이러한 사고방식에서 나오는 지도 모르겠다.
지역주의, 파벌주의, 계파주의, 학연지연사회, 집단 이기주의 등등의 부조리는

이러한 바탕에서 생산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양아치 동네를 만들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지혜가 필요하다. 역사마저 자신들의 이익의 기반으로 삼으려는 파렴치한 자들에 의해 왜곡되고

거짓 교과서가 만들어져 어린 아이들이 세뇌되는 작태를 보면 통탄할 일이다.

바른 마음을 가진 이들이 먼저 통합과 화해의 노력을 해야 한다.
우리의 귀와 입이 이기적이 되어버린다면 올바른 것을 보고 들을 수 없으며, 바른 말을 할 수도 없다.

이른바 가진 자들, 그리고 위에 있는 자들의 자성과, 올바르고 순수한 자국민들의 연대와 견제가 필요하다.
조금 손(損)이 나더라도 옳은 것에 마음을 몰아줄 줄 아는 우리가 된다면,

결국 손(損)이 아니라 익(益)이 된다는 진리를 믿어야만 한다. 그것이 살만한 세상이 아니겠는가?

어느 시대보다 세상의 평화와 국가간의 화해와 공영을 위해서 절실히 기도해야 할 때인 것 같다.
이 세상이 유지되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모두가 깊이 생각하며 고심해야 할 때인 것 같다.

선이 악을 이기는 세상이 오기를 간절히 청한다.
(20130304)

 

(김 대열 프란치스코 사베리오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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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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