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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3.8 목/ 완고함을 버리고 온유하게 - 기 프란치스코 신부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8-03-07 조회수2,957 추천수4 반대(0) 신고




사순 3주 목, 루카 11,14-23(18.3.8)

“내 편에 서지 않는 자는 나를 반대하는 자다.”(루카 11,23)





Jesus and Beelzebul


 



완고함을 버리고 온유하게

 

주님께서 말씀하십니다. “나는 너희 하느님이 되고 너희는 내 백성이 될 것이다. 내가 너희에게 명령하는 길만 온전히 걸어라.”(예레 7,23) 그러나 이스라엘 백성들은 “순종하지도 귀를 기울이지도 않고, 제멋대로 사악한 마음을 따라 고집스럽게 걸었고”(7,24), “오히려 목을 뻣뻣이 세우고 자기네 조상들보다 더 고약하게 굴었습니다.”(7,26)

하느님의 백성이 된다는 것은, 주님을 차지하고 그분 안에 머무는 것을 뜻합니다. 그런데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느님의 말씀을 듣지 않고 훈계를 받아들이지 않아, 결국 그들의 입술에서 진실이 사라지고 끊겨 버렸습니다(7,28). 그들은 완고하여 하느님의 의지의 표현이자 행동 규범인 말씀을 받아들이지 않음으로써 스스로를 단죄하고 만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하느님의 능력, 곧 성령의 힘으로 벙어리 마귀를 쫓아내시자 말을 못하는 이가 말을 하게 됩니다(루카 11,14). 그분께서는 이 치유로 자신이 메시아이시며 하느님의 힘으로 활동하신다는 것을 보여주셨습니다. 하느님 나라가 ‘지금, 여기에’ 이미 시작되었음을 알려주신 것입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예수님께서 사탄의 힘을 빌려 마귀를 쫓아낸다고 하거나, 그분을 시험하려고 하늘에서 내려오는 표징을 요구합니다(11,15-16). 완고하여 예수님의 신적 권위를 인정하지 않은 것입니다. 그렇게 그들은 하느님과 자신들 사이에 가림막을 쳐버린 것입니다.

하느님보다 더 의지하고 신뢰하려는 생각과 행동이 바로 완고함입니다. 완고한 사람은 자기 힘과 뜻이 중심을 이루므로 유연하지 않습니다. 완고한 사람은 융통성이 없고 고집이 셉니다. 따라서 다른 사람의 생각과 말을 듣고 받아들일 여백이 적습니다. 그래서 온유하지도 너그럽지도 않습니다.

완고함은 나를 보호해 주거나 나를 더 나답게 만들어주는 고유함으로 여겨지기도 합니다. 그러나 바로 그것이 하느님을 보지 못하게 하는 치명적인 독이 됨을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완고함은 하느님을 밀어내고 자기 뜻을 내세우도록 부추기기 때문입니다. 결국 완고한 사람은 자신에 사로잡혀 하느님의 말씀을 받아들이지 않음으로써 주님과 단절된 감옥에 갇혀 살아가게 됩니다.

우리 모두 완고함의 감옥에서 나와 온유의 옷을 입어야겠습니다. 온유함으로 번역된 히브리어 '아나브'는 '가난한', '비천한'이라는 뜻을 갖습니다. 곧 온유해진다는 것은 가난해지는 것을 뜻합니다. 오늘도 완고함과 고집의 가림막을 찢고 가난하고 온유한 자 되어, 말씀을 듣고 실행하는 주님의 자녀가 되도록 힘썼으면 합니다.

"행복하여라, 온유한 사람들! 그들은 땅을 차지할 것이다."(마태 5,5)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story.kakao.com/ch/france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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