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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순 제3주간 목요일 제1독서 (예레7,23-28)
작성자김종업 쪽지 캡슐 작성일2018-03-08 조회수2,182 추천수0 반대(0) 신고

 

 

 

 


 

사순 제3주간 목요일 제1독서 (예레7,23-28)

 

"내 말을 들어라. 나는 너희 하느님이 되고 너희는 내 백성이 될 것이다.

 내가 너희에게 명령하는 길만 온전히 걸어라. 그러면 너희가 잘 될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순종하지도 귀를 기울이지도 않고,

 제멋대로 사악한 마음을 따라 고집스럽게 걸었다.

 그들은 앞이 아니라 뒤를 향하였다." (23~24)

 

예레미야서 7장 23절 직접화법을 사용하여 번제물과 희생제물에 대해 명령하기 전에

하느님께서 출애굽 직후에 우선적으로 명령하신 중요한 요구사항이

바로 순종이라는 사실을 밝힌다.

 

'주님의 말씀을 듣는 것보다 번제물이나 희생 제물을 바치는 것을

 주님께서 더 좋아하실 것 같습니까? 진정 말씀을 듣는 것이

 제사드리는는 것보다 낫고 말씀을 명심하는 것이

 숫양의 굳기름보다 낫습니다.' (1사무15,22)

 

예레미야서 7장 23절에서

하느님께서 명하신 것으로 제시되는 것은 '내 말을 들으라'는 요구이다.

풀이하면 '너희는 내 목소리를 들으라'는 요구이다.

 

여기서 '너희는~들으라'에 해당하는 '쉬므우'(shimu)'듣다'란 의미 뿐만 아니라

'순종하다'란 의미를 지닌 '샤마으'(shamah)의 능동 명령형 동사이다.

또한 '내 말을'(내 목소리를)에 해당하는 '베콜리'(beqolli)전치사 '뻬'

(be)'목소리', '소리', '말'이란 의미를 지닌 명사 '콜'(qol)에 1인칭

남성 단수 접미어가 부착된 형태의 표현이다.

 

여기서 사용된 전치사 '뻬'(be)는 종종 주어가 목적어에 대해 인격적으로

위탁함을 나타내기도 하는데, 여기서 그와 같은 의미로 사용되었다.

 

하느님의 목소리, 하느님의 말씀에 대하여 전폭적으로 신뢰하며

그 말씀을 듣고 순종해야 한다는 의미를 나타내기 위해 사용된 것이다.

 

이같은 본문의 표현을 통해 하느님께서는 선민들에게 제사 이전에

당신을 향한 인격적 신뢰, 그리고 그에 따른 순종을 요구하셨음을

말씀하신다. 

이러한 본문의 표현은 당시 선민들이 하느님을 인격적으로 신뢰하지도

않았으며, 그에 대해 순종하지도 않았음을 지적하는 것이다.

 

이처럼 하느님을 향한 인격적 신뢰와 순종의 자세없이 드리는 제사는

분명 하느님께서 보시기에 무의미한 것이었으며, 더 나아가 하느님을

비인격적인 자연물 등을 신격화한 우상처럼 취급하는 가증하고

역겨운 것, 죄악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예레미야서 7장 23절하느님의 명령에 순종할 때 그들이 얻게 될 축복이 제시된다. 

그것은 '나는 너희 하느님이 되고 너희는 내 백성이 될 것이다'는 것이다. 

하느님과 계약적 관계를 소유하게 되며, 하느님의 소유가 되는

축복을 누리게 된다는 것이다.

 

이 말씀의 배경이 되는 탈출기 19장 5절에는 '이제 너희가 내 말을 듣고

내 계약을 지키면, 너희는 모든 민족들 가운데에서 나의 소유가 될 것이다'

라고 표현한다.

 

이것은 다만 하느님의 소유, 하느님께 소속되어 있다는 의미만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소중히 여기시며 특별히 보존하실 것이라는

의미를 내포하는 표현이다.

 

하느님의 이러한 말씀은 당시 남부 유다 백성들도 역시 상기하고 있었음에 틀림없다.

그러나 그들은 이처럼 하느님의 소유, 하느님께 소속된 자로

인정받기 이전에 하느님의 말씀을 들어야 했다.

 

그들은 사실 하느님의 말씀에 순종하지 않으면서 제사 의식만으로

자신들이 하느님의 특별한 소유, 하느님의 보호를 받아 누리는

자들이라고 확신하였고 자부했던 것이다.

이에 대해서 하느님께서는 그들이 먼저 지켜야 하고 행해야 할 것이

제사가 아니라 순종에 있음을 가르쳐주시는 것이다.

 

그리고 이어서 하느님께서는 '내가 너희에게 명령하는 길만 온전히 걸어라'라는

명령을 주시며 '그러면 너희가 잘 될 것이다'라는 약속을 제시하신다.

이것은 주님의 율법을 순종하는 사람들에게 안전과 유익, 선한 삶 등의

축복이 주어짐을 보여준다.

 

여기서 '그러면 너희가 잘 될 것이다'라는 표현은 앞서 제시된 '나는 너희

하느님이 되고 너희는 내 백성이 될 것이다'는 표현과 대구를 이룬다.

 

이것을 감안할 때 주님의 율법에 순종하는 삶을 통해 주님 신앙을 고백하는

사람들에게 주어지는 축복이란, 바로 하느님께서 그들의 하느님이 되시며,

그들이 하느님의 백성이 됨으로써 하느님과 일치하는 은총, 하느님의

보호와 위로, 돌봄을 받는 것임을 알 수 있다.

이것 역시 형식적 제사 의식만으로 축복을 기원하는 남부 유다 사람들의

행동과 태도가 신앙의 본말(本末)을 왜곡한 것임을 확인시켜 준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그들은 순종하지도 귀를 기울이지도 않고'

예레미야서 7장 24절에서는 점층법을 사용하여 남부 유다 백성의 불순종이

점차 악화되어 결국 배반으로 치닫고 말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가장 먼저 제시되는 남부 유다의 반역의 면모는 '그들은 순종하지도 않고'이다.

 

이것에 해당하는 '로 샤메우'(lo shameu)히브리어에서 가장 강한 부정을

표현할 때 사용하는 부정어 '로'(lo)'듣다', '순종하다'라는 의미의 동사

'샤마으'(shamah)의 완료형이다.

이것은 '그들이 순종하지 않았다'라는 의미로도 이해할 수 있지만,

아예 들으려고 하지도 않았다는 의미로도 이해할 수 있다.

 

두번째로 제시되는 것은 '귀를 기울이지 않고'이다.

여기서 동사로 사용된 '힛투'(hittu)'뻗다', '펴다', '기울이다'라는 의미의 동사

'나타'(nata)의 사역형으로서 앞서도 사용된 부정어 '로'(lo)와 더불어 사용되어

듣지 않으려는 고의성이 강조된 표현이다.

 

이어서 세번째로 제시되는 것은 '제멋대로 사악한 마음을 따라

고집스럽게 걸었다'이다.

여기서 '제멋대로 사악한 마음을 따라' '고집스럽게'란 표현은 그들이

하느님의 말씀을 듣는 것을 대체하여 자기들의 행동의 원리로 삼은 것이

무엇인지를 고발한 것이다.

 

특히 '걸었다'에 해당하는 '와이엘레쿠'(waielleku)는 계속적 의미의 접속사

'와우'(wau)'걷다', '실행에 옮기다', '행하다'란 의미를 지닌 '얄라크'

(yallak)동사의 능동 미완료형으로 즉각적인 행동, 또는 실천을 나타내는 표현이다.

즉 그들은 하느님의 말씀에 불순종과 거절로 일관하였으며, 즉각적으로

그것을 대체할 것으로 자신들의 악한 본성, 사악한 마음의 꾀를 따르며

그것이 요구하는 것에 주저함없이 순응하였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제시되는 것은 '그들은 앞이 아니라 뒤를 향하였다'이다.

여기서 '뒤를 향하였다'는 것은 '등을 내게서 돌렸다'는 뜻이다.

고대 사회에서 그 누구도 왕의 앞에서 등을 보여서는 안되었다.

설령 왕 앞에서 물러날 때에도 뒷걸음질하여 물러나야 했다.

 

일반적으로 등을 보인다는 것은 변덕, 변절, 변심, 배신을 의미하는

행동이기 때문이다.

또한 '그들은 앞이 아니라'는 말은 '그 얼굴을 나에게 향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누군가에게 얼굴을 향한다는 것은 그를 사랑하고

그에게 자비와 은혜를 구한다는 의미이다.

반대로 얼굴을 향하지 않는다는 것은 그를 질시하고 미워하고

인격적으로 모독한다는 의미를 가진다.

즉 본절은 아주 쉬운 회화적 표현을 통해 인격적으로 하느님을 모독한

선민들의 죄악을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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