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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3.9 금/ 우리가 연주해야 할 사랑의 이중주 - 기 프란치스코 신부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8-03-08 조회수2,158 추천수3 반대(0) 신고




사순 3주 금, 마르 12,28ㄴ-34(18.3.9)

“주 너의 하느님과 네 이웃을 사랑해야 한다.”(마르 12,30-31)







 



우리가 연주해야 할 사랑의 이중주

 

오늘 복음은 유다 제사의식과 사랑의 이중계명 실천 가운데 어떤 것이 더 중요한지 고민하던, 1세기 헬라계 그리스도인들에 대한 답변입니다. 율법학자 한 사람이 모든 계명 가운데서 첫째가는 계명이 무엇인지 묻자, 예수님께서는 신명기(6,4-5)를 인용하시며 답하십니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정신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주 너의 하느님을 사랑해야 한다. 그리고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마르 12,30-31)

예수님께서는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이 똑같이 중요하며, 서로 다른 현실이 아님을 가르치신 것입니다. 사랑은 하나뿐입니다. 하나인 사랑은 하느님 사랑에서 시작하여 이웃 사랑으로 표현되어야 합니다. 사랑이신 하느님께 뿌리를 두지 않고 그분에게서 비롯하지 않은 사랑은 오래가지 못합니다. 이웃사랑으로 실행되지 않는 하느님 사랑은 거짓입니다. 그런 사랑은 자기만족적인 것에 머물 뿐입니다.

한편 이웃사랑은 다시 하느님을 향해야 합니다. 그렇게 하는 것은 사랑을 주신 주님께 감사드리고, 그분 사랑의 샘물을 마시려는 것입니다. 오직 한 방향, 곧 하느님께 향하지 않는 사랑은 힘을 잃고 말 것입니다. 사랑이 하느님에게서 멈춰버리면, 사랑이 아닌 관념의 유희에 그쳐 버립니다. 또한 우리에게서 멈춰버리면 거룩한 친교나 성사적 만남이 아닌 에로스적 사랑으로 변질되고 말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사랑의 강물이 하느님과 이웃과 피조물을 향하여 영원토록 흐르게 할 수 있는 길을 가르쳐주십니다. 먼저 마음과 목숨과 정신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하느님을 사랑하라 하십니다(12,30). 오직 사랑에 집중하여, 자신의 모두를 쏟아부어 주님을 사랑하라 이르십니다. 한마디로 내 존재 자체를 있게 하신 분께 자신 전부를 돌려드리라는 것입니다. 하느님이 아닌 우상에서 눈을 떼라는 것입니다.

또한 이웃을 자기 자신처럼 사랑하라 하십니다. 곧 자신을 가장 아끼고 소중히 여기듯 '극진히' 사랑하라는 것입니다. 자신만은 결코 포기할 수 없듯이 이웃을 관심 밖으로 내몰지 말고 사랑하라는 것이지요. 자신만은 늘 생생하게 의식하듯이, 관심을 갖고 이웃을 바라보고 의식하며 사랑하라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이웃을 소중히 여기고 어떤 순간에도 함께하며, 모든 것을 받아들이는 타자중심의 사랑을 하라는 말씀입니다.

우리는 이런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이 얼마나 어려운지 너무도 잘 압니다. 사랑은 죽음에 이르는 희생과 항구한 헌신을 요구하기 때문이지요. 예수님께서는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의 실천이 모든 번제물과 희생제물보다 낫다는 율법학자를 칭찬하시며, 하늘나라에서 멀리 있지 않다 하십니다. 참 행복의 문은 제사의식이 아니라 항구한 희생과 정의와 평화를 향한 사랑의 투신으로만 열린다는 뜻이겠지요.

우리 모두 사랑의 으뜸 계명을 살아내도록 힘써야겠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 한복판에 하느님의 선과 의로움과 평화를 실현함으로써, 주님 마음에 드는 사랑의 이중주를 연주해야겠습니다. 오늘 다시 세상의 불의와 불평등, 그리고 이웃의 고통을 외면하는 그 어떤 기도나 행동도 거짓임을 자각했으면 합니다.

주님, 아버지의 사랑이 하늘에서와 같이 우리 사이에서도 울려퍼지게 해주소서. 참 사랑의 이중주가 이 땅에 영원히 울려퍼지도록, 이웃의 고통을 외면하지 않고, 불평등과 불의 앞에 '아니오'를 말하는 행동하는 신앙으로, 당신께 대한 사랑을 고백하게 하소서!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story.kakao.com/ch/france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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