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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3.10.강론."자신을 낮추는 이는 높아질 것이다.”- 파주 올리베따노 이영근 아오스딩신부.
작성자송문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8-03-10 조회수2,837 추천수0 반대(0) 신고

 

 

루카 18,9-14(사순 3 )

 

 예수님께서는 스스로 의롭다고 자신하며 다른 사람들을 업신여기는 자들에게 비유를 말씀하십니다.

 이 비유에는 대조를 이루는 두 인물이 등장합니다. 스스로를 의인이라고 여기는 죄인인 바리사이와 스스로를 죄인이라고 여기는 의인인 세리가 있습니다.

그들은 뭐가 서로 다른 걸까요? 대체, 무엇이 이들을 서로 다르게 만드는 걸까요?

 

 그들은 보는 눈이 서로 달랐습니다. 우선, 자신을 바라보는 눈이 달랐습니다. 한편에는 자신이 의롭다고 보는 눈이고, 다른 한편에는 자신이 죄인이라고 보는 눈이 있습니다. 곧 자신을 높이는 눈이 있고, 자신을 낮추는 눈이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타인을 보는 눈도 서로 달랐습니다. 한편에는 타인을 업신여기는 눈이 있고, 다른 한편에는 타인을 중히 여기는 눈이 있습니다. 곧 꼿꼿이 서서 하늘을 향하는 눈이 있고, 멀찍이 서서 하늘을 향할 엄두도 내지 못하는 눈이 있습니다. 그래서 타인의 가슴을 치는 이가 있고, 자신의 가슴을 치는 이가 있습니다.

 또한, 그들의 눈이 서로 다름은 어디를 보고 있는지, 누구를 향하고 있는지에 있습니다, 바리사이는 자신을 향하여 있고, 세리는 하느님을 향하여 있습니다. 바리사이는 스스로를 의롭다고 자신하고 혼자말로 기도하지만, 세리는 하늘을 향하여 가슴을 치며 하느님을 향해 기도합니다.

 그렇습니다. 바리사이는 혼자말로 기도했습니다.” 이 말의 원어를 직역하면, 자신을 향해 기도했다는 뜻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그는 , 하느님! 제가 다른 사람들 ~같지 않으니, 하느님께 감사드립니다.”(루카 18,11)라고 말하지만, 실은 긴 독백으로 하느님께 설교하려 들었습니다. 그러니, 그는 하느님을 섬기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이 자신을 위해 있어야 했습니다. 곧 자신의 가치 확인과 자화자찬을 위해 있어야 했습니다. 그래서 하느님을 우러르기보다 자기 자신을 바라보며 자신을 앞세웁니다.

 그러나 세리는 하느님을 향하여 있으며, 자신과 하느님의 거리를 알아차립니다. 그래서 그분을 감히 올려다보지도 못했습니다. 그리고 그분 앞에서 자신이 진실로 누구인지를 곧 죄인임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가슴을 치고. 회개의 마음을 드러내게 됩니다. 그리고 하느님의 은총과 자비에 자신을 맡깁니다.

 그렇습니다. 진정한 겸손은 하느님 앞에 있기에, 자기를 비하하거나 경시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자비가 필요함을 알고 그 은혜를 구하는 것입니다. 자신을 낮추되, 결코 자신을 하잖게 여기지 않는 것입니다. 오히려 자신을 중히 여기고 자비를 구하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또한 다른 사람도 귀중하게 여기고 중시하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자신을 낮추기만 한 것이 아니라 타인을 우러르며 존경하는 것이 겸손입니다. 하여 다른 사람을 섬기고 봉사하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자신이나 다른 사람을 중시 여기지 않는 사람은 겸손한 사람이라 할 수 없을 것입니다. 실은, 자신이나 다른 사람을 중시 여기지 않는 사람은 오히려 교만한 사람일 것입니다.

 그러니 언제나 주님 앞에 서 있고, 주님을 향하여 있어야 할 일입니다. 그분의 자비를 입고서야 살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분의 자비가 아니면 살 수가 없는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그렇습니다. 진정 필요한 것은 당신의 자비, 그 외엔 아무 것도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오늘도 가슴을 치며 하느님을 향해 기도합니다.

, 하느님! 이 죄인을 불쌍히 여겨주십시오.”(루카 18,13)

 

 그런데, 그들은 둘 다 성전에 나와 기도하고 있습니다. 둘 다 하느님 눈앞에 나와 있습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공로로 권리를 주장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불쌍히 여겨주기를 바라며 자비를 청합니다. 이들은 마치 돌아온 탕자의 비유에 나오는 큰 아들과 작은 아들과 같습니다. 세리와 작은 아들은 주님을 떠난 줄을 알기에 돌아왔지만, 바리사이와 큰 아들은 떠난 줄조차도 모르기에 돌아오지를 않습니다. 그는 아버지와 함께 있으면서도 함께 있음을 보지 못하고, 떠나 있어도 떠나 있음을 보지 못합니다. 눈이 감겨져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혹, 우리도 지금 하느님 앞에 나와 있기는 하지만 눈감고 있지는 않는지요? 큰 아들과 세리처럼, 눈을 뜨고 있어도 자기 자신을 향하여 있어, 자신의 뜻을 성취하고자 하는지는 않는지요? 혹은 자신을 타인과는 곧 작은 아들과 세리와는 달리 의인이라 여기고 있지는 않는지요? 나는 지금 진정 하느님을 향하여 있고, 하느님의 뜻이 이루어지기를 바라고 있는지요?

 

 예수님께서는 비유를 마치신 다음에 말씀하십니다.

누구든지 자신을 높이는 이는 낮아지고, 자신을 낮추는 이는 높아질 것이다.”(루카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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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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