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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3.11 주일/ 사랑을 바라보며 빛을 밝히는 삶 - 기 프란치스코 신부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8-03-10 조회수2,500 추천수4 반대(0) 신고




나해 사순 4주일(18.3.11)
2역대 36,14-16.19-23; 에페 2,4-10; 요한 3,14-21


“믿는 사람은 누구나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려는 것이다.”(요한 3,15)







 



사랑을 바라보며 빛을 밝히는 삶

 

오늘 제1독서에서 이스라엘의 지도 사제와 백성들은 이방인들의 온갖 역겨운 짓을 따라 주님을 배신하고, 주님의 집을 부정하게 만들어버립니다. 그들은 하느님의 사자들을 조롱하고 그분의 말씀을 무시하였으며, 그분의 예언자들을 비웃었습니다. 마침내 주님의 진노가 그들을 향하여 타올라 그들은 처참한 꼴을 당하고, 바빌론으로 유배를 가게 됩니다.

그럼에도 주님께서는 페르시아 임금 키루스의 마음을 움직이시어, 그들을 유배생활에서 벗어나게 해주십니다. 주님께서는 헤아릴 수 없는 자비로 그들을 다시 품어주시어, 또다시 사랑의 길을 길을 열어주신 것입니다. 나아가 "자비가 풍성하신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사랑하신 그 큰 사랑으로, 잘못을 저질러 죽었던 우리를 그리스도와 함께 살리셨습니다."(에페 2,4)

예수님의 십자가는 광야의 구리뱀처럼(민수 21,4-9) 구원의 징표입니다. 십자가는 세상을 구원하려고 죽음에 이르기까지 보여준 하느님의 사랑과 헌신의 결과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세상을 너무나 사랑하신 나머지 외아들을 내주시어, 그를 믿는 사람은 누구나 멸망하지 않고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셨습니다.”(요한 3,16) 목숨바쳐 서로 사랑하는 것이 우리의 정체성입니다.

사람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께서 십자나무 위에 들어 올려진 것은, 상처를 입고 타락의 밑바닥에 누워 있는 사람들에게 사랑을 주시려는 것이었습니다. 주님께서는 우리가 사랑과 생명의 표지인 십자가를 바라보면서 사랑을 회복하고 인간의 존엄성을 살려나가기를 바라신 것입니다. 십자가를 ‘본다는 것’은 사랑과 정의 때문에 죽어가신 예수님을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사랑 안으로 들어가는 것입니다.

사랑 안에 머물러 사랑을 실천하는 이는 빛 가운데 머뭅니다. 그런데 악을 저지르는 자는 누구나 자기가 한 일을 감추려고 빛을 미워하고 빛으로 나아가지 않습니다. 그러나 진리를 실천하는 이는 자기가 한 일이 하느님 안에서 이루어졌음을 드러내려고 빛으로 나아갑니다. 그렇게 빛이신 하느님을 외면하고, 악을 저지르며 어둠 안에 머무는 사람은 심판을 자초할 뿐입니다.

우리는 무엇을 바라보며 어디로 가고 있습니까? 교회의 목자들과 봉사직무를 맡은 이들의 위선과 삐뚤어진 권위행사, 고귀한 성을 상품화하고 유희의 수단으로 악용하는 폭력과 파렴치함, 기업인들의 끝없는 탐욕은 우리를 슬프게 합니다. 그런 것들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요?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에서 절정을 이룬 사랑을 갈망하지 않기 때문이겠지요.

삶의 중심에 허망한 우상과 인간을 피폐케 하는 독버섯을 키우는데 정신이 팔려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거짓을 덮으려고 더 큰 어둠의 동굴을 파고 또 파는 어리석음과 죄악을 되풀이하는 까닭입니다. 민족의 평화와 국민들이 더 인간답게 살 길을 고민하기보다 유치한 어깃장 놀음에 팔린 정치인들이 얼마나 많습니까. 그들은 스스로 어둠의 터널을 파며 악취나는 시체가 되어갑니다.

우리 모두 어둠보다 빛을 더 사랑하고, 예수님께서 보여 주신 하느님의 생명을 빛으로 받아들이며, 그 빛 안에서 사랑과 정의를 실천해야겠습니다. 이 사순절은 예수님을 따라, 그분의 사랑의 진리를 배워 실천함으로써, 진정 자유로운 사람이 되라고 우리를 초대합니다. 진리를 감춰버리는 어둠의 터널을 빠져나와, 사랑과 정의의 실천으로 살아계신 주님의 빛을 내 안에 환히 밝히는 오늘이었으면 합니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story.kakao.com/ch/france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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