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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3.12 월/ 주님의 말씀과 인간의 믿음이 만나는 자리 - 기 프란치스코 신부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8-03-11 조회수2,432 추천수3 반대(0) 신고




사순 4주 월, 요한 4,43-54(18.3.12)

“가거라, 네 아들은 살아날 것이다.”(요한4,50)





The Healing of a royal official's son





주님의 말씀과 인간의 믿음이 만나는 자리

 

예수님께서는 카나 혼인잔치의 표징에 이어 두 번째 표징을 보여주십니다. 카파르나움에 사는 왕실 관리가 카나에 계신 예수님께 찾아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죽어가는 아들을 고쳐주시라고 애원합니다. 죽어가는 아들을 보며 그의 가슴은 타들어갔을 것입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는 “가가라. 네 아들은 살아날 것이다.”(4,50) 하십니다.

이에 그 이방인 왕실관리는 예수님의 말씀만을 믿고 집으로 돌아갑니다. 예수님께서 그렇게 말씀하신 바로 그 시간에 관리의 아들은 완쾌되었고, 그의 온 집안은 그분을 믿게 됩니다(4,51-53). 그렇게 죽어가는 목숨이 생명을 회복합니다. 이 놀라운 치유는 주님의 말씀과 관리의 믿음이 만나 이루어진 것입니다.

이방인 왕실관리의 믿음은 갈릴래아 사람들과 달랐습니다. 그는 "표징과 이적을 보고" 믿은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는 나자렛에서 목수일을 하고 살아온 예수님에 대해 잘 알고 있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왕실 관리는 예수님의 인간조건을 넘어 그분의 메시아성을 알아보고 인정한 것입니다. 그는 민감한 영적 감각과 가난하고 겸손한 마음으로, 예수님의 말씀을 온전히 받아들인 것이지요.

그뿐 아니라 왕실관리는 카파르나움에서 카나까지의 먼 거리를 고생하며 걸어와 아들의 치유를 청할만큼, 인간생명에 대한 존중심과 애정이 깊었습니다. 그는 신분이나 인습이나 주위 시선에 개의치 않고 예수님께 시선을 두었습니다. 그는 단순한 믿음으로 조건없이 예수님께 아들의 목숨을 내맡긴 것입니다.

믿음은 눈으로 볼 수 있고 손으로 만져 확인할 수 있는 것을 보증으로 삼지 않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사랑이요 생명이며 모든 선, 으뜸선이시기 때문입니다. 이런 것들은 감각의 세계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지요. 보이지 않으나 내 안에 계시는 주님을 알아뵙는 것이 믿음입니다. 나를 초월하여 계시나 늘 내 안에 살아숨쉬는 생명의 주인을 알아차림이 믿음입니다.

참 믿음은 사랑으로 시작하여 사랑으로 돌아옵니다. 그래서 믿음의 사람은 늘 희망 속에 살아갑니다. 현실의 고통과 변화에 휘둘리지 않고 예수님을 메시아로 받아들이며 살아갑니다. 예수님 안에서 그분을 통하여 구원받을 수 있음을 신뢰하는 사람이 참 신앙인입니다. 그런 신앙이 사랑이신 주님의 마음을 움직이고, 생명의 활기를 불러일으킵니다.

우리도 그렇게 새로운 생명의 숨을 마실 수 있을까요? 십자가의 예수님께서는 당신께 믿음을 두고 해방과 치유의 길로 오라 하십니다. 따라서 우리는 아지랑이처럼 흔들리는 현세의 것들에 속지 말아야겠습니다. 생명과 자유의 주인이신 주님께 내 마음과 영의 중심을 둘 때, '주님께서 창조하신 것을 대대로 기뻐하고 즐거워할 것입니다.'(이사 65,18)

사순절은 가난하고 겸손한 마음으로 사랑이요 생명이신 그분을 만나기 위해 빈그릇을 마련하는 때입니다. 오늘도 주님께서는 고통과 시련 속에 살아가는 내 십자가를 함께 져주시겠다 하십니다. 불의와 핍박을 받는 나에게 반드시 정의를 회복시켜주시겠다 하십니다. 죽을만큼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살려주겠다 하십니다. 우리 모두 왕실관리처럼 보이지 않는 하느님께 믿음을 두고, 인간다움과 자유를 찾아나서야겠습니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story.kakao.com/ch/france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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