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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3.14 수/ 생명을 가리는 너울을 사랑으로 벗겨내고 - 기 프란치스코 신부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8-03-13 조회수2,186 추천수4 반대(0) 신고




사순 4주 수, 요한 5,17-30(18.3.14)

“그분께서 하시는 것을 아들도 그대로 할 따름이다.”(요한 5,19)











생명을 가리는 너울을 사랑으로 벗겨내고

 

예수님께서 벳자타 못가에서 병자를 고쳐주시자 유다인들이 시비를 걸며 박해하려 듭니다. 그럼에도 예수님께서는 “내 아버지께서 여태 일하고 계시니 나도 일하는 것이다.”(요한 5,17) 하시며, “당신 자신을 하느님과 대등하게”(5,18) 여기십니다. 그러자 그들은 그분께서 하느님을 모독했다며 더욱 더 죽이려고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아버지의 일을 하는 것이 당신의 사명이며(5,19), 하느님의 아들로서 원하는 이들을 다시 살리거나 심판할 수 있는 권한을 받았다 하십니다(5,21-22). 그렇게 그분은 인간의 삶에 관여하시어 하느님의 일을 하십니다. 그런데 유다인들은 메시아이신 예수님을 통해 선포되는 하느님 나라와 구원의 선물을 알아보지 못하고 철저히 배척합니다.

하느님께서는 황폐함에 풍요를, 갇힘에 해방을, 어둠에 빛을 주시고 굶주림과 갈증을 없애주리라는 희망과 위로를 주십니다(이사 49,8-13). 그러나 유다인들은 예수님이 이런 하느님의 자비를 전해주는 분이심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인정하지도 않은 것입니다. 그들은 소경이 되어 사랑의 표지를 보지 못한 채, 생명의 숨결을 멀리 하며 어둠 속으로 달려가버린 것입니다.

성 프란치스코는 말합니다. “회개 중에 있지 않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몸과 피를 받아 모시지 않으며 악습과 죄를 일삼고 나쁜 욕정과 나쁜 욕망들을 쫓아다니며, 약속한 것들을 지키지 않고, 육적인 욕망과 세속의 근심 걱정과 살아갈 근심에 빠져 세상을 육신적으로 섬기는 이들은 참된 빛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보지 않기에 소경입니다.”(2신자 편지, 63-66)

우리는 예수님께서 하신 하느님의 사랑을 실행하도록 불렸습니다. 그럼에도 얼마나 많은 순간 헛군데 정신을 쓰고 마음을 빼앗기며 소경이 되어버리는지 모릅니다. 생명이요 사랑이신 주님을 만나고 그분의 일을 행한다는 건 그토록 어려운 일입니다. “죄를 짓는 일은 육신에 달콤하고 하느님을 섬기는 일은 육신에 쓰기 때문이며, 모든 악과 악습과 죄는 마음에서 솟아나오기 때문입니다(2신자 편지, 69)

그렇지만 다시 눈을 뜨고 주님께 온전히 의탁하면서, 그분이 원하시고 실천하신 사랑과 생명의 역사를 계속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 깨끗하고 순수한 마음을 지니도록 힘써야 합니다. 생명이신 주님을 알아보지 못하게 하는 너울을 걷어버리는 것이 바로 회개입니다.

살아계신 주님을 만나 생명의 길을 걷기 위해, 탐욕과 편견과 고정관념의 너울을 벗겨내고, 몸에 익은 습관의 벽을 허물어야겠습니다. 그 열린 지평에 비로소 생명이 솟아날 것입니다. 나아가 신앙생활이 내면적 체험이나 감성적인 만족에 그쳐서는 안 될 것입니다. 일상의 삶과 만남과 순간들이 바로 생명을 받아들이고 전달하며 나눠야 할 생명의 터입니다.

오늘도 온갖 탐욕과 근심걱정, 악습의 너울을 벗어버리고 깨끗한 영혼과 따뜻한 사랑을 품도록 힘써야겠습니다. 그 사랑으로 길거리의 외로운 예수님, 소외당하고 무시당하시는 예수님, 배고프고 아파하시는 예수님을 알아보았으면 합니다. 사랑의 동화와 헌신적 실천으로 하느님을 섬기고, 우리 가운데 생명을 샘솟게 하는 거룩한 오늘이길 기도합니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story.kakao.com/ch/france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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