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성주간 월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8-03-26 조회수4,316 추천수14 반대(0)

치약을 쓰면서 한 가지 알게 되었습니다. 치약이 잘 나오지 않으면 뒷부분에 서류를 묶어두는 커다란 클립을 끼워 두는 것입니다. 치약은 뒤로는 나갈 수 없기 때문에 앞으로 잘 나왔습니다. 치약을 사용하면서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하신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쟁기를 잡고 자꾸 뒤를 돌아보면 밭을 제대로 갈 수 없습니다.” 제자들이 예수님을 따르기 전에 다른 일들을 생각할 때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하신 말씀입니다. 일을 할 때도 그렇습니다. 바로 해야 할 일을 하면 좋은데 꼭 다른 것들에 마음을 빼앗기곤 합니다. 컴퓨터를 열면서 메일을 확인합니다. 뉴스를 검색합니다. 이런저런 것들에 신경을 쓰면 시간이 훌쩍 지나곤 합니다. 삶을 풍요롭게 사는 사람들은 소중한 일을, 중요한 일을 먼저 한다고 합니다. 우리는 주님의 수난과 죽음을 묵상하는 성주간을 시작하고 있습니다. 이번 한 주일만큼은 다른 것들은 잠시 묻어두고 주님의 수난에 깊이 동참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성주간 전례에 함께 하면서 주님 부활의 증인이 되면 좋겠습니다.

 

기적이 일어나면 믿음이 생길 거라고 합니다. 하지만 믿음이 있기 때문에 기적이 생기는 것은 아닐까 생각합니다. 예수님께서는 늘 먼저 질문을 하셨습니다. ‘믿느냐? 믿는 대로 될 것이다.’ 소경의 눈을 뜨게 하실 때도, 앉은뱅이를 일으켜 세우실 때도, 중풍병자를 치유하실 때도 늘 먼저 말씀하셨습니다. ‘믿느냐그 믿음들이 기적을 가능하게 하였습니다.

 

오늘 우리는 향유로 예수님의 발을 닦아 드린 마리아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제자들은 비싼 향유를 팔아서 가난한 사람들에게 주면 좋을 것이라고 생각하였습니다. 저는 이런 제자들의 모습을 오천 명을 먹이신 기적에서도 볼 수 있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사람들에게 빵을 주도록 이야기하였습니다. 그러자 제자들은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저 사람들을 다 먹이려면 돈이 많이 필요할 텐데!예수님께서는 먹을 것이 없는지 말씀하셨고, 어린아이는 가지고 있던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나누었습니다. 사람들이 가진 것을 기꺼이 나누었을 때 오천 명이 배불리 먹고도 남았습니다.

 

예수님께서는 향유로 예수님의 발을 닦아 드린 여인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이 여인은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을 하였습니다.” 무엇을 좀 안다는 사람들은 계산을 하는 동안 마리아는 행동을 하였습니다. 우리 사회가 당면한 많은 문제들이 있습니다. ‘저출산, 고령화, 청년실업과 같은 문제입니다. 이것은 정책과 예산의 문제일 수도 있지만 의지와 행동의 문제입니다. 기득권을 포기하고, 자신의 것을 내어 수 있는 희생의 문제입니다. 마음이 순수한 사람은 자신을 돌아볼 때, 하느님이 보입니다. 하느님께서 삶의 중심이 되는 사람은 지금 여기에서 부활의 삶을 사는 것입니다. 삶의 중심에 자신의 욕심과 야망이 보이면 그는 지금 살아있지만 죽음을 사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나온 마리아는 순수해져서 자신을 돌아볼 때 예수님이 보였습니다. 이제 그녀는 모든 것이 우선순위가 예수님이 되었습니다. 예수님을 배반한 유다는 삶의 중심에 자신의 야망과 욕심이 보였습니다.

 

염불에는 관심이 없고 제삿밥에만 관심이 있다!’ ‘떡 줄 사람은 생각도 없는데 김칫국 먼저 마신다.’라는 속담이 있습니다. 이는 마음의 중심에 돈과 욕심이 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 영광의 자리에 오르면 누가 높은 자리를 차지할까 다투는 제자들, 주님께 배반의 입맞춤을 한 유다, 예수님을 세 번이나 모른다고 한 베드로, 권력을 이용해서 죄 없는 예수님을 죽음으로 몰고 간 헤로데와 빌라도,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으라고 했던 군중들은 영원한 생명과 십자가의 희생을 원하지 않았습니다. 눈앞에 있는 권력, 재물, 명예를 지키기에 바빴습니다. 삶의 중심에 하느님이 있지 않았습니다. 주님의 수난을 기억하는 성주간 월요일입니다. 예수님의 크신 사랑을 잊지 않고 초대했던 라자로처럼, 예수님의 발에 향유를 발라드린 마리아처럼 주님을 우리 삶의 중심에 모시고 살아야 하겠습니다.

 

주님 수난 성주간을 지내면서 고통 중에 있는 모든 분들에게 하느님의 따뜻한 사랑이 함께하시기를 기도드립니다. 주님만이 우리 모든 삶의 고난과 역경을 치유해 주시기 때문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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