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 3.29 목/ 친교와 섬김으로 거행하는 사랑의 만찬 - 기 프란치스코 신부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8-03-28 조회수2,478 추천수5 반대(0) 신고




주님 만찬 저녁미사, 요한 13,1-15(18.3.29)

“너희도 서로 발을 씻어 주어야 한다.”(요한 13,14)





The washing of the Disciples' Feet





친교와 섬김으로 거행하는 사랑의 만찬

 

교회는 성삼일 전례를 통하여 주님의 수난과 죽음, 부활의 파스카 신비를 거룩하고 장엄하게 기념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십자가에 죽으실 것을 예감하시며, 사랑하는 제자들과 고별만찬을 드십니다. "그분께서는 이 세상에서 사랑하신 당신의 사람들을 끝까지 사랑하셨습니다."(요한 13,1)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빵과 포도주를 주시며 이르십니다. "이는 너희를 위한 내 몸이다. 너희는 나를 기억하여 이를 행하여라. 이 잔은 내 피로 맺는 새 계약이다. 너희는 이 잔을 마실 때마다 나를 기억하여 이를 행하여라.”(1코린 11,24) 빵과 포도주를 나누고, 예수그리스도를 기억하며, 주님의 죽으심을 전해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목숨 바쳐 전부를 건네주신 그 사랑을 기억하여 실천하라는 말씀이지요.

성만찬은 부활하신 그리스도와의 친교요, 그리스도인들 서로의 친교입니다. 부활하신 그리스도와 하나되는 그리스도인들까리 하나되는 것이 성만찬입니다. 성만찬은 예수님께서 "내어주는 몸"과 "쏟는 피"라 하신, 주고 나누는 행위를 뜻합니다. 우리의 일상도 그렇게 많은 이들과 삶을 공유하고 나누는 성만찬이 되도록 힘써야겠습니다.

나아가 성만찬은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 오신 예수님의 사명을 잘 보여줍니다. 예수님께서는 식탁에서 일어나시어 겉옷을 벗으시고 수건을 들어 허리에 두르신 다음, 대야에 물을 부어 제자들의 발을 씻어 주십니다(13,4-5). 예수님의 대야에는 사랑의 물이 담겨 있었으나, 빌라도의 대야에는 비겁함과 무책임의 물이 채워졌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섬기는 종의 자세를 갖추시고 제자들의 발을 몸소 씻어주심으로써, 극진한 사랑을 보여주십니다. 하느님의 아들이신 분께서 자신을 낮추시어, 친히 인간의 발을 씻어주셨듯이, 우리도 대접받을 생각을 버리고 다른 이들을 극진히 섬겨야겠습니다. 섬김은 사랑의 구체적인 표현입니다. 따라서 더 잘 섬기도록 더 큰 사랑을 지니도록 힘써야겠지요.

예수님께서는 몸소 제자들의 발을 씻겨 주심으로써 당신을 내어주십니다. 그렇게 십자가의 죽음에 이르는 사랑으로, 우리 영혼의 어둠에 빛을 밝혀주십니다. 그런데 베드로는 예수님의 발씻김을 거절합니다. 그러자 그분께서 이르십니다. “내가 너를 씻어 주지 않으면 너는 나와 함께 아무런 몫도 나누어 받지 못한다.”(13,8) 열린 마음으로 하느님의 사랑에 맡길 줄 알아야, 그 사랑으로 서로 사랑할 수 있다는 말씀이지요.

이어 예수님께서는 “너희도 서로 발을 씻어 주어야 한다.”(13,14)고 분부하십니다. 중요한 것은 서로 섬기고 사랑하는 것입니다. 낮추어 사랑으로 '서로' 섬기는 것이 바로 성만찬례와 제자직의 본질입니다. 그렇게 자신을 밥으로 내어주는 사랑으로 주님의 죽음을 선포해야겠지요.

아울러 친교와 섬김의 성만찬례를 합당히 거행하도록 회개해야겠습니다. 서로 사랑으로 일치하고 섬기지 않은 채 드리는 성만찬은 오히려 주님을 모욕하는 연극에 지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나눔을 실천하지 않고 가난한 이들을 무시하는 태도로 성만찬례를 드려선 안 되는 까닭입니다. 지속적임 회개로 일상 안에서 친교와 섬김의 성만찬을 거행하는 우리이길 희망합니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story.kakao.com/ch/francesco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