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 예수님께서 사랑하신 것처럼 우리도 서로 / 주님 만찬 성목요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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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윤식 | 작성일2018-03-29 | 조회수2,231 | 추천수1 | 반대(0) 신고 |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주님 만찬 성목요일이다. 예수님은 때가 다가왔음을 아시고 제자들 발을 씻기시고 빵과 포도주 형상으로 당신을 내어 주신다. ‘파스카 성삼일’은 전례주년에서 가장 거룩한 기간으로, 그리스도의 수난과 죽음, 부활에 대한 신비를 기념하는 기간이다. 파스카는 이스라엘 백성이 이집트 종살이에서 해방된 것을 기념하는 축제이다. 그들은 이집트를 떠나기 전날 밤 어린양을 잡아 그 피를 문설주에 바른 뒤, 허리띠를 두르고 쓴 나물과 누룩 없는 빵 먹으며 이집트를 떠나 홍해를 건너 약속의 땅으로 나아갔다.
그러므로 그분께서 제자들 발을 씻겨 주셨다는 것은 희생적이며 겸손한 사랑으로 그들 안에 있는 가장 더러운 죄악까지도 깨끗이 치우시겠다는 의미이리라. 이는 마치 모세가 처음 하느님을 뵐 때에 신발을 벗어야 했던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이렇게 예수님은 제자들 발을 씻겨 주신다. 말도 없이 그렇게. 억지로가 아닌 사랑으로. 제자들은 어쩔 줄을 모른다. 어정쩡하게만 발을 내맡긴다. 그렇지만 그들은 느낌으로는 안다. 스승님께서 베푸시는 마지막 애정임을 직감하면서 이게 사랑임을 가슴으로 체험한다.
예수님의 몸을 받아 모신 우리 아닌가! 십자가 죽음까지 받아들이시고 사랑으로 목숨을 내어 주시는 것에 비하면, 우리의 이 모습은 상대적으로 작은 일로 여겨질 게다. 그 만찬장에서 그토록 산란하신 마음을 억누르시며 예수님께서 마지막에 하신 그 일은 도망칠 제자들 발 씻기셨다. 그리고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요한 13,34ㄴ).’라고 새로운 사랑의 계명을 당부하셨다. 이렇게 서로 사랑은 분명히 ‘새 계명’이다. 그렇다. 예수님께서 사랑하신 것처럼 우리도 다른 이를 사랑하자. 발 씻어 주시는 예수님 모습에서 하느님 사랑을 느낀다. 섬기는 삶이 무엇이지 알게 해 준다. 그분 십자가 죽음이 사랑으로 가득 찬 희생 제사임을 떠올린다. 우리를 낮추며 이웃의 부족한 점을 감싸려는 마음이 인다. 사랑과 용서의 삶을 살려고 다짐도 한다. 용서받은 우리에게 그분께서는 말씀하신다.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요한 13,34) 많이 용서받은 이는 많이 사랑한다. 또 용서를 체험한 이는 그분 사랑을 곧잘 본다. 그간 우리는 얼마나 자주 섬김을 받으려고 안달을 부렸나? 부끄러운 일이다. “주님, 저희에게 당신을 본받을 수 있는 힘을 주십시오.”하고 기도하는 신앙인이 되자. 날마다 자신의 부끄러움을 고백하고 용서받는 신앙인이기를. 이것이 그분께서 이 세상에서 사랑하신 당신 사람들을 끝까지 사랑(요한 13,1)하신 방식이다. 죽기까지 자신을 내어 놓으신 사랑은 이제 우리 안에서 새롭게 시작이 될 게다. 그리고 그것의 가장 완벽한 행동이 바로 작은 이 돌봄이다. 이를 널리 실천하자. 예수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신 것처럼 우리도 서로를 사랑하자. 이게 바로 새 계명이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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