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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주님 부활을 듣는 이 밤에 / 토요일 파스카 성야 나해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8-03-31 조회수2,059 추천수3 반대(0) 신고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고흐는 하늘이 내린 천재 화가였다. 스물일곱에 미술을 시작해 서른일곱 살로 죽을 때까지 850여 점의 작품을 남겼단다. 하지만 자살한다. 무엇이 이 천재를 죽음으로 몰아갔는지? ‘삶의 두려움일 게다. 그는 평생 불안과 고독으로 살았고 마침내 정신병을 얻었다. 병에 지쳐 희망을 접고는 자신에게 권총을 쏘았고 이틀 뒤 세상을 떠났다.

 

살아생전 그는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다. 그의 그림도 단 한 점만이 팔렸으니까. 그렇지만 지금은 그를 모르는 이 없다. 누구라도 그의 작품을 한 번 이상은 접하였다. 그는 새로운 고흐로 분명 다시 살아났다. 이렇게 부활은 역전이다. 전혀 예기치 않은 상황으로의 반전이다. 살면서 우리는 이런 모습을 가끔씩 체험한다. 부활의 은총으로.

 

놀라지 마라. 너희가 십자가에 못 박히신 분을 찾고 있지만 그분께서는 되살아나셨다. 여기에 계시지 않는다. 보아라, 여기가 그분을 모셨던 곳이다. 그러니 가서 베드로에게 일러라. ‘그분께서는 전에 여러분에게 말씀하신 대로 여러분보다 먼저 갈릴래아로 가실 터이니, 여러분은 그분을 거기에서 뵙게 될 것입니다’(마르 16,6-7 참조).”

 

복음의 여인들도 그렇게 은총을 만났다. 그들은 스승님이 보고 싶어 그냥 무덤에 갔으리라. 그런데 천사를 만난 게다. “놀라지 마라. 너희가 예수님을 찾고 있지만 그분께서는 되살아나셨다.” 놀란 눈으로 천사를 보는 여인들 모습이 생생하게 드러난다. 참으로 부활의 은총이 기다려진다. “놀라지 마라.”고 외치는 그 모습이 정녕 그립다.

 

파스카 성야는 주님께서 당신 백성을 죄의 종살이에서 해방시키신 은총의 밤이다. 죽음에서 생명으로 건너가신 그리스도의 은총을 늘 우리 곁에 두는 밤이다. 교회는 이 밤을 소리 높여 찬송한다. 우리들 마음에 주님 영광이 끊임없이 타오르는 밤이다. 어둠이 사라지는 밤이다. 무덤에서 부활하신 그리스도께서는 우리를 밝게 비추신다. 우리는 다가오는 빛을 맞는다. 하느님과 인간이 결합된 밤, 참으로 복된 밤을 찬미하자.

 

이렇게 부활의 빛은 죽음의 어둠 속에서 빛난다. 인간 역사는 빛과 어둠을 번갈아 보여 준다. 선하게 창조된 세상이었지만, 세상은 끊임없이 고통과 죽음으로 얼룩져 있다. 그런데 바로 그 어둠에서 하느님께서는 불기둥으로 우리를 이끄신다. 부활 성야를 홀로 밝히는 부활초처럼, 하느님의 빛은 어둠에서 당신 백성의 길을 훤하게 비추신다.

 

그러므로 죄로 얼룩진 절망의 무덤에서부터 부활의 기쁜 소식은 선포되어야만 한다. 무엇보다도 세상 변두리에 전해져야 한다. 죽음에서 살아나신 그리스도, 우리의 빛이시다. 그분께서는 부활로 결국 진실과 진리가 승리하는 것을 보이셨다. 그래서 우리는 부활하신 예수님을 삶과 죽음을 비롯하여, 모든 것을 주관하시는 주님으로 고백한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파스카 성야,부활,갈릴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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