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4.3.강론."나를 더 이상 붙들지 마라." -파주 올리베따노 이영근 아오스딩신부.
작성자송문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8-04-03 조회수2,363 추천수1 반대(0) 신고

 

 

요한 20,11-18(부활 8부 화)

 

어제 <복음>에 이어, 오늘 <복음>은 부활 예수님께 대한 막달레나 마리아의 사랑이야기 2탄입니다.

사랑의 장소는 동산입니다. 하느님의 계획이 처음 준비되고 이루어진 곳도 동산이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동산에서 사랑으로 당신 모습으로 사람을 만드셨듯이, 또 다시 동산에서 사랑으로 부활의 새로운 공동체를 만드십니다. 에덴동산을 회복시키십니다. 그리고 소명을 주십니다.

 

두 제자는 이미 돌아갔건만, 마리아 막달레나는 차마 무덤을 떠나지 못하고 울고 있었습니다. 여기서, 울다의 원어의 뜻은 감정을 억제하지 못해 큰소리로 통곡하여 우는 것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곧 사랑이 그만큼 컸던 것입니다. 그 사랑으로 무덤을 들여다보고 하얀 옷을 입고 앉아 있는 두 천사를 봅니다.

한 천사는 예수님의 시신이 놓였던 자리 머리맡에,

다른 천사는 발치에 있었습니다.”(요한 20,12).

 

성 그레고리우스는 천사가 있었던 머리맡한 처음에 말씀이 계셨다(요한 1,1)는 사실을, 발치말씀이 사람이 되시어 우리 가운데 사셨다(요한 1,14)는 사실을 상징한다고 설명해줍니다. 곧 부활하시어 우리 가운데 살아계심을 말해줍니다.

그러나 뒤로 돌아선 마리아는 예수님이 서 계신 것을 보고도 그분이 예수님인 줄은 몰랐습니다.”(요한 20,14). 또한 그녀는 여인아 왜 우느냐? 누구를 찾느냐?”(요한 20,15)라는 음성을 듣고도 그분이 누구신지를 몰랐습니다. 엠마오로 가던 두 제자들도 그랬고(루카 24,13-35), 티베리아스 호숫가에서의 일곱 제자들도 그랬습니다(요한 21,4).

 

그렇습니다. 오늘도 우리 주님은 낯선 이의 모습으로 오십니다. 무엇인가를 요청하고 무엇인가를 도와달라고 하는 낯선 이의 모습으로 오십니다. 상처받고 버려진 이의 모습으로 오십니다. 무력하고 무능한, 가난하고 아픈, 비천하고 낮은 이, 작고 슬퍼하는 이의 모습으로 오십니다. 그러기에, 부활 체험은 낯선 이 안에서 그분을 만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우리는 낯선 이의 요청 안에서 그분의 음성을 들을 수 있어야 할 일입니다.

분명, 살아계신 예수님께서는 우리 곁에서 말씀을 건네십니다. 그런데도 우리가 지척에서 말씀을 건네시는 예수님의 음성을 알아듣지 못함은 우리가 아직 눈이 닫혀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오늘도 우리 주님께서는 낯선 이로 다가와 우리를 부르십니다.

마리아야!”(요한 20,16)

 

이처럼, 우리는 자신의 이름을 불러주실 때라야, 그분의 그분을 알아보고 눈이 열리어(루카 24,31) 기쁨으로 전환됩니다. 그렇습니다. 그분은 나를 아시는 분이십니다. 나를 알고 계시는 분이 주님이십니다. 그분이 나를 이집트에서 불러내듯, 동굴에서 불러내듯 나를 불러내십니다.

그리고 말씀하십니다.

나를 더 이상 붙들지 마라(요한 20,17)

 

이는 당신이 더 이상 육신의 손으로 붙들 수 있는 존재가 아니라는 사실을 말해줍니다. 그러니, 손으로가 아닌 믿음으로 만지라는 말씀입니다. 자신이 아는 예수님을 떠나보내고 자신이 모르는 예수님을 받아들이는 말씀입니다. 돌아가신 예수님이 아니라, 죽지 않고 살아계신 예수님을 받아들이라는 말씀입니다. 그래서 아우구스티누스는 손보다 믿음으로 그리스도를 만지는 것이 더 좋은 일이라고 하면서, 우리는 믿음으로 그리스도를 붙든다.’고 말합니다. 그것은 사랑의 승리를 믿는 것입니다.

 

결국, 부활은 다름 아닌 사랑의 승리이며, 사랑이 끝나지 않았음을 말해줍니다. 사실 우리의 눈이 열리고 마음이 열리면, 오늘 우리가 살아있다는 것이 이미 부활입니다. 오늘 우리가 사랑의 승리를 믿는다면 말입니다.

그렇습니다. 그리스도와 우리의 아버지이신 분의 사랑으로부터 결코 그 무엇도 우리를 떼어놓을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러기에, 부활을 선포하고 증거 하는 일은 예수님처럼, 마리아 막달레나처럼, 사랑하는 일을 멈추지 않는 일입니다.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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