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부활 팔일 축제 수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8-04-04 조회수3,153 추천수10 반대(0)

목련, 개나리, 진달래, 벚꽃들이 지천으로 피고 있습니다. 계절의 봄도 오고, 남과 북도 만나고, 주님의 부활의 기쁨이 남과 북에도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 오늘은 빈 무덤에 대한 이야기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을 무덤에서 본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어떤 이들은 다락방에서 보았습니다. 어떤 이들은 엠마오로 가는 길에서 보았습니다. 어떤 이는 다마스쿠스로 가는 길에 부할 하신 예수님을 만났습니다.

 

그렇다면 빈 무덤은 무엇일까요? 내가 주님을 보지 못할 만큼 영적으로 메마른 것은 아닐까요? 내가 신앙인이라고 하면서 세상의 것에 마음을 빼앗기는 병에 걸린 것은 아닐까요? 빈 무덤에서는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날 수 없습니다. 내 마음이 빈 무덤이면 부활하신 예수님을 볼 수 없습니다. 마리아 막달레나처럼 예수님을 보려는 열망이 있어야 합니다. 베드로 사도처럼 회개의 눈물을 흘려야 합니다. 엠마오로 가는 제자들처럼 주님께로 마음을 열고, 주님의 말씀에 귀를 열어야 합니다. 그러면 우리는 알에서 깨어나는 병아리의 모습에서도, 봄에 피어나는 새싹에서도, 어린아이의 맑은 얼굴에서도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날 수 있습니다.

 

신혼부부가 매일 다투었다고 합니다. 정말 둘이 서로 사랑해서 결혼을 했는지 의심이 들 정도로 싸우고, 부수고, 큰 소리가 이웃집에까지 들리는 말 그대로 힘든 결혼 생활이었다고 합니다. 어느 날 아이가 아빠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아빠는 엄마와 어떻게 만났어요? 아빠가 이렇게 말을 했다고 합니다. 엄마는 하늘에서 왔어! 아이가 말을 합니다. 그럼 엄마는 천사! 그러니까 아빠가 말을 합니다. 아니 천벌! 물론 우스운 이야기지만 부부가 서로 등을 지면 힘들겠다는 생각입니다.

 

신혼부부의 앞집에는 결혼한 지 30년이 넘은 부부가 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부부는 언제나 웃음이 가득하고, 평화로웠습니다. 어느 날, 신혼부부는 그 앞집에 찾아가서 질문을 했다고 합니다. 우리는 이렇게 서로 싸우는데, 두 분은 어떻게 이렇게 화목하게 웃으면서 지낼 수 있습니까? 그 부부가 이렇게 말을 하더랍니다. 우리는 무슨 잘못된 일이 있으면 항상 내 탓이요.’라고 한답니다. 그러면 싸울 일이 없지요. 방 안에 물그릇이 있어서 실수로 밟으면 말을 합니다. 여보, 미안해 내가 실수로 그릇을 밟았소. 그러면 아내는 말을 합니다. 여보, 미안해 내가 부주의해서 그릇을 방안에 놓았어요. 그렇게 말을 하면 싸울 일이 없다고 합니다.

 

우리가 미사 중에, 늘 고백의 기도를 하며, ‘제 탓이요, 제 탓이요, 저의 큰 탓입니다.’라고 고백하는 것은 우리 삶에 있어서 꼭 필요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느님께 제 탓이요.’라고 하는 사람은 가족에게도 이웃에게도 제 탓이요.’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엠마오로 가는 제자들은 주님을 만났습니다. 그리고 행동했습니다. ‘주님 날도 저물었으니 오늘은 저희와 함께 머물러 주십시오.’ 그들은 행동하였고, 부활하신 주님을 알아 볼 수 있었습니다. 행동이 없는 믿음은 참된 믿음이 아닙니다. 실천 없는 사랑은 관념에 머물 뿐입니다. 제자들이 겁에 질려 다락방에만 머물렀다면 그들은 안전하게 살 수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들은 다락방에서 내려와 문을 열고 세상을 향해 나왔습니다. 이제 그들의 발은 주님의 발이 되었고, 그들의 손은 주님의 손이 되었고, 그들의 말은 복음이 되었습니다. 주님의 부활은 이렇게 전해지는 것입니다.

 

예수님을 만난 제자들에게 엠마오는 더 이상 의미도 가치도 없어졌습니다. 그들에게는 이제 예수님께서 함께 하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과 함께라면 그곳이 언제 어디서이든지 엠마오가 되는 것입니다. 본당 신부로 있어도, 학교 교수 신부로 있어도, 병원의 원목으로 있어도, 교포사목을 해도, 저같이 교구청에 있어도 예수님과 함께하지 않는다면 그곳은 엠마오가 아닙니다. 그러나 주님의 말씀을 듣고 변화된 삶을 살아간다면 그곳은 바로 엠마오가 되는 것입니다.

 

우리 모두가 추구하는 하느님 나라도 어쩌면 그와 같을 것입니다. 돈으로, 명예로, 권력으로 가는 곳이 아닙니다. 오늘 내가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변화된 삶을 산다면 내가 있는 이곳이 바로 하느님 나라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분명하게 말씀하셨습니다. ‘하느님 나라는 여러분 가운데 있습니다.'

 

신앙의 신비여! 우리는 주님의 죽음을 전하며 그분의 부활을 굳게 믿나이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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