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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부활 팔일 축제 목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8-04-05 조회수3,872 추천수11 반대(0)

남한의 예술단이 북한엘 다녀왔습니다. 공연의 주제는 봄이 온다.”였습니다. 화사한 꽃이 피어 봄이 오는 것인지, 봄이 오니까 화사한 꽃들이 피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북한에서는 가을이 왔다.”라는 주제로 공연을 하면 좋겠다고 이야길 합니다. 아무쪼록 남과 북의 예술인들이 자주 만나고, 이산가족들도 더 늦기 전에 만나고, 외국에 가는 것처럼 여권만 보여주면 서로가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는 그런 날이 오면 좋겠습니다. 주님 부활의 기쁨이 북한에도 전해지는 날이 오면 좋겠습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평화가 너희와 함께!’라고 말씀하십니다. 부활하신 후에 제자들에게 하신 말씀입니다. 행복과 평화는 비슷한 말입니다. 행복한 사람은 평화로울 수 있고, 평화로운 사람은 행복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 평화가 너희와 함께라고 하신 말씀은 평화를 이루는 것이 힘들고 어렵기 때문입니다. 행복에 이르는 것이 힘들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평화를 바라고, 행복을 원하지만 현실의 삶에서는 평화롭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평화롭지 못한 이유는 무엇인가 생각합니다.

첫째는 욕심 때문입니다. 욕심은 바닷물을 마시는 것과 같아서 채우면 채울수록 더욱 갈증을 느끼게 됩니다. 재물을 많이 가져도, 명예를 얻어도, 권력을 얻어도 그것만으로는 참된 평화를 느끼기 어렵습니다.

둘째는 분노와 원망입니다. 내가 건강하지 못한 것이, 내가 사업에 실패한 것이, 내가 시험에 떨어진 것이 부모를 잘못만나서, 이웃을 잘못 만나서, 시기를 잘못 만나서라고 생각하면 평화를 느끼기 어렵습니다.

셋째는 근심과 걱정입니다. 제자들은 근심과 걱정이 있었습니다. 자신들도 예수님처럼 잡혀서 십자가를 지고 갈지도 몰랐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많은 것을 소유하고 있어도 근심과 걱정이 있는 사람은 평화로울 수 없습니다.

 

예수님께서는 평화롭지 못한 이런 조건들을 다 극복하셨기 때문에 제자들에게 평화를 나누어 줄 수 있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의 아들이셨지만 모든 권한과 능력을 기꺼이 포기 하셨습니다. 예수님의 삶은 먼가를 채우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자신의 것을 나누는 것이었습니다. ‘친구가 오리를 가자고 하면 십리를 가주라고 하셨고, 벗을 위하여 목숨을 바치는 것보다 더 큰 사랑은 없다.'고 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의 배반을 보았으면서도 원망을 하지 않았습니다. 자신을 십자가에 못 박으라고 외치는 군중들에게도 분노하지 않았습니다. 자신을 모함하고, 재판정에 올린 대사제와 율법학자들에게도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십자가의 길에 자신을 모욕하고, 조롱하던 사람들에게도 기꺼이 자신의 얼굴을 내어 주었습니다. 오히려 이렇게 말씀을 하셨습니다. ‘아버지 저 사람들을 용서해 주십시오. 저들은 지금 무슨 일을 하는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죽음의 순간에서도 이렇게 말씀을 하셨습니다. ‘다 이루었다.’ 예수님께서는 사람들에게도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너희는 근심하고 걱정하지 마라, 지금 목마르고 굶주린 사람들은 모두 다 나에게로 오너라. 나의 멍에는 가볍고 편하다. 내일 일을 걱정하지 마라, 하느님께서는 하늘의 새도 먹이시고, 들의 꽃도 입히신다. 그러니 너희는 근심하거나 걱정하지 마라.’

 

부활하신 예수님께서는 이런 삶을 사셨기 때문에 부활하시기 전에도, 부활하신 후에도 제자들에게 참된 평화를 주실 수 있었습니다. 우리가 예수님의 이런 가르침을 충실하게 살아간다면 이 세상에서도 평화를 이룰 수 있고, 예수님처럼 천상에서도 영원한 삶을 얻을 수 있습니다.

 

영성이란 정상을 획득하는 것이 아니라, 정상을 향해 가는 과정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부활의 삶은 죽은 후에 얻어지는 것만은 아닙니다. 지금 여기에서 부활의 삶을 사는 사람은 현실의 삶에서 이미 부활의 삶을 사는 것입니다. 욕심을 버리고, 분노와 원망을 털어버리고, 근심과 걱정을 날려 보내는 사람은 평화를 얻을 수 있고, 평화로운 사람은 부활의 삶을 살아가는 것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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