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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부활 팔일 축제 금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8-04-06 조회수3,361 추천수9 반대(0)

남한 예술단이 북한에서 공연을 하였습니다. 주제는 봄이 온다.’였습니다. 서울의 거리에도 예쁜 꽃들이 많이 피었습니다. 겨울이 오래 갈 것 같았는데 봄은 어느덧 우리 곁에 와 있었습니다. 남과 북이 자주 만나고, 서로의 마음을 열면 분단된 우리 민족의 가슴에도 봄은 올 것입니다.

 

저는 수학을 잘 못하였습니다. 수학을 잘 하기 위해서는 어려운 문제도 매달려서 풀어야 하는데 저는 그러지 못하였습니다. 쉬운 문제만 풀려고 하였습니다. 지금도 미분, 적분, 함수, 통계는 생각만 해도 머리가 아플 정도입니다. 변명 같지만 사제가 되기 위해서는 수학문제를 풀기보다는 인류의 지혜와 삶이 가득 담긴 고전 100권을 읽는 것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고전을 읽는 것보다는 영어 단어를 외우고, 수학 문제를 푸는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그물을 배 오른 쪽으로 던지십시오.” 어쩌면 우리는 늘 그물을 배 왼편으로 던지는 것은 아닐까요? 우리가 잡고 싶은 것은 성공, 명예, 권력이기 때문입니다. 그쪽으로는 아무리 그물을 던져도 영원한 생명을 주는 복음의 기쁨을 얻을 수 없습니다. 힘들고 어려운 일이겠지만 교회도 예수님의 말씀을 따라서 그물을 배 오른 쪽으로 던져야 할 것입니다. 가난한 이들의 벗이 되어야 합니다. 젊은이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말씀이 우리들의 삶에서 드러나야 합니다. 사제들은 과연 그물을 어디로 던지고 있을까요?

 

신앙생활을 잘 하는 법이 있을까요? 바람을 피우면서도 음식을 잘 만들 수 있습니다. 교통법규를 어기면서도 운전을 잘 할 수 있습니다. 교만하고 이기적이면서 청소도 잘하고, 공부도 잘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신앙생활은 그렇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신앙생활은 기술이나 방법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신앙은 온전히 그리스도와 인격적으로 일치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신앙생활을 잘 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들이 3가지 있습니다.

첫째는 지식입니다. 하느님에 대해서 아는 신학적 지식이 필요합니다. 하느님의 말씀에 대해서 아는 성경적인 지식입니다. 하느님의 말씀에 대해서 알지 못하면 하느님을 전하기 어렵고, 하느님의 말씀을 살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둘째는 생활입니다. 교리를 배워야 합니다. 전례의 분위기를 알아야 합니다. 성당에 처음 오는 분들은 그런 신앙생활을 모르기 때문에 당황하기도 합니다. 성당에서 사용하는 용어들을 알아야 합니다. 성수, 고상, 성물 등과 같은 말들도 알아야 합니다.

셋째는 인격입니다. 특히 신앙인들에게는 인격이 요구됩니다. 하느님을 믿는다고 하면서 매일 술주정을 하고, 이웃과 싸우고, 남을 속인다면 이것은 본인은 물론 하느님을 욕보이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영성입니다. 영성은 지식, 생활, 인격을 하나로 묶어주는 촉매입니다. 영성의 핵심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이제 나의 뜻대로 사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뜻대로 사는 것입니다. 베드로 사도와 동료 제자들은 자신들의 뜻에 따라서 고기를 잡으러 갔습니다. 그러나 밤을 지새워도 한 마리도 못 잡았습니다. 영성이 그런 것입니다. 하느님의 뜻대로 살면 어떤 고난과 역경이 다가와도 풍성한 결실을 맺을 수 있는 것입니다.

 

오늘 제1독서는 바로 그것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그들은 사도들을 붙잡아 이튿날까지 감옥에 가두어 두었다. 이미 저녁때가 되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도들의 말을 들은 사람들 가운데 많은 이가 믿게 되어, 장정만도 그 수가 오천 명가량이나 되었다.” 오늘의 복음도 마찬가지입니다. “ 시몬 베드로가 배에 올라 그물을 뭍으로 끌어 올렸다. 그 안에는 큰 고기가 백쉰세 마리나 가득 들어 있었다. 고기가 그토록 많은데도 그물이 찢어지지 않았다.”

 

신앙인들은 무엇보다도 하느님의 뜻이 이루어지도록 기도하며 살아야 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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