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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부활 팔일 축제 토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8-04-07 조회수2,986 추천수6 반대(0)

사람의 그림자는 더 커 보입니다. 그러나 그림자는 사람이 움직이는 방향을 따라갈 뿐입니다. 사람들이 저를 판단한다면 저의 말보다는 저의 행동이 기준이 될 것입니다. 말은 그럴듯하게 하지만 삶과 행동이 따라주지 않으면 사람들은 다르게 판단할 것입니다. 늑대가 오지도 않았는데 늑대가 온다가 말했던 양치기 소년의 말을 사람들은 믿지 않게 되었습니다. 진짜 늑대가 나타났을 때도 사람들은 양치기 소년의 말을 믿지 않았습니다.

 

저는 해야 할 일이 있으면 미리 하는 편입니다. 가톨릭 다이제스트에서 2018년 매월 원고를 부탁하였습니다. 저는 아직 4월이지만 12월까지 원고를 미리 정리했습니다. 성소국의 소직지 부르심에도 매월 글을 써야 합니다. 저는 이 글의 원고는 작년에 미리 정리를 했습니다. 지금은 제가 하지 않지만 예전에는 강사를 선정할 때면 적어도 2년 전에는 부탁을 드렸습니다. 이런 저의 성격을 좋게 보면 준비를 잘 하는 것이라고 할 것입니다. 그러나 다른 편으로 보면 성격이 급하다고 할 것입니다. 급한 성격은 때로 실수를 하기도 하고, 준비에 소홀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저의 성격은 오랜 시간에 걸쳐서 형성되었기에 쉽게 고쳐지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저를 믿어 주셨던 신부님이 생각납니다. 20년 전 보좌신부였을 때입니다. 월요일엔 본당 신부님과 함께 새벽미사를 하였습니다. 어느 날입니다. 그만 미사시간이 다 되어서 일어났습니다. 급하게 준비를 하고, 제의실로 갔습니다. 입당성가는 이미 시작되었고, 저는 미안한 마음으로 제대로 갔습니다. 미사 후에 저는 신부님께 죄송하다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그런데 신부님은 뜻밖의 말씀을 수녀님께 하셨습니다. ‘조신부는 미사에 늦을 사람이 아니니, 앞으로 20분 전에 나오지 않으면 미리 전화를 하세요.’ 저는 30분 전에는 성당에 갔었기 때문에 신부님께서 저를 믿어주신 것입니다. 저는 신부님의 말씀이 고마웠고, 감사했습니다.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나타나신 방법은 3가지 였습니다.

첫째는 말씀입니다. ‘너희에게 평화를, 평안하냐.’와 같은 말입니다. 막달레나에게도, 엠마오로 가는 제자들에게도, 두려움에 떨고 있던 사도들에게도 예수님께서는 다정한 말씀을 건네셨습니다.

두 번째는 자신의 손과 발을 보여 주신 것입니다. 토마 사도에게는 직접 만져보라고도 하셨습니다. 말씀만 하시는 예수님이 유령인줄 알았기 때문에 직접 만져보라고 하신 것입니다. 제자들은 직접 만져보고서야 기쁨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세 번째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과 함께 먹을 것을 나누었습니다. 고기를 준비해서 나누어 주시기도 하셨고, 그물에서 잡아 올린 고기를 가져오라고 해서 함께 드시기도 했습니다. 엠마오의 제자들과는 함께 식사를 하시면서 대화를 하셨습니다.

 

부활시기를 지내면서 우리들의 자세도 이와 같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이웃들에게 생명의 말씀, 기쁨의 말씀을 전하는 증인이 되어야 합니다. 남을 비난하는 말, 상처를 주는 말, 분열을 가져오는 말은 버려야 합니다. 사랑과 나눔, 기쁨과 평화를 주는 말을 해야 합니다.

두 번째는 우리도 주님께서 못에 찔리셨던 발과 손을 보여 주셨듯이, 창에 찔리셨던 옆구리를 보여 주셨듯이, 우리들의 희생과 사랑을 우리의 행동으로 보여 주어야 합니다. 우리들의 손과 발이 십자가에 달리셨던 주님의 손과 발이 되어야 합니다. 가난한 이들에게 내미셨던 바로 그와 같은 손이 되어야 합니다.

세 번째로 우리도 우리가 가진 것을 함께 나누어야 합니다. 초대교회의 신자들은 아무런 조건 없이 자신들의 소유를 함께 나누었습니다. 신앙인들이 신앙을 갖지 않았던 사람들보다 더 많이 나눌 수 있어야 합니다. 형편이 좋아져서 나눌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나누면 형편이 좋아 집니다.

 

여러분은 온 세상에 가서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십시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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