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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 / 부활 제2주간 토요일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8-04-14 조회수2,250 추천수1 반대(0) 신고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저녁때 제자들은 배로 건너편 카파르나움으로 떠났다. 이미 어두워졌는데 큰 바람이 불어 호수 물결이 높게 일었다. 그들이 서른 스타디온쯤 갔을 때, 예수님께서 호수 위를 걸어오시는 것을 보고 두려워하였다.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 그래서 그분을 배로 모셔 들이려는데, 배는 어느새 그들이 가려던 곳에 가 닿았다(요한 6,16-21 요약).’ 1스타디온(stadion)은 대략 185m 정도 된단다. 서른 스타디온이면 5~6km 되는 거리이다. 어둠 깔린 큰 바람 이는 분위기에 인천공황 활주로가 약 4km이니 쾌나 긴 거리를 예수님은 곡예사 마냥 걸으셨단다.

 

제자들이 두려워한 것은 당연한 일이리라. 귀신 곡할 노릇 아닌가! 그런데 예수님은 그 물 위를 걸어오신다. 그분이 스승이심을 알고 더더욱 놀란다. ‘허깨비를 보는 줄 알고 극도의 초자연적인 두려움과 공포에 휩싸인다. 그러기에 스승 예수님은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라고 답하셨다. 살다 보면 간혹 이렇게 허깨비를 보는 것같은 때가 있으리라. 계획과는 전혀 다른 방향의 생각지도 않은 사건에 휩쓸린다. 능력은 뒷전이고 자신이 가야 할 곳에 실력 없는 이가 꼴사납게 시리 앉아있는 것도 본다.

 

그런데 주님께서는 이럴 때마다 내가 하는 일이니 두려워하지 마라.’라고 말씀하시는 것 같다. 그렇게 생각해야만 일이 풀리고 그게 풀려야 한이 사그라질 터이니. 그분의 뜻이려니 하면서 우리의 미약함을 던져버린다. 그래야만 그 긴 시간이 그렇게 끝날 것이기에. 이렇게 실패도 은총이다. 고통마저 그분은 은총으로 감싸신다. 연약한 우리의 모습이 결코 아니다. 이래서 실패 때문에 체념하는 것은 큰 잘못일 게다.

 

사실 물 위를 걷는 것을 보고 놀라지 않거나 두려워하지 않을 이 어디 있을까? 겉으로 드러난 두려움은 실상 그 안에 하느님의 참된 양심이 담겨 있음을 깨달아야 할 게다. 하느님 그분의 것이기에. 그래서 물 위를 걸으신 것이리라. 그렇다. 우리도 예수님 힘을 지니면 물 위를 걸을 수 있다. 아니 물 위를 걷는 것과 같은 그 어려운 일까지도 할 게다. 도저히 할 수 없다면서 포기하고 제쳐 둔 일이 가능해지리라.


그러니 예수님의 능력과 함께하면서 믿음을 늘 가지는 게 그토록 중요하다. 그것이 무엇이겠는가? 그분 가까이에서 기도와 선행을 빠뜨리지 않는 일이다. 우리가 참여하는 교회의 여러 활동 역시 그분의 은총을 체험하고 생활화하는 삶의 원천이 되리라. 모든 일이 형통하고 그 어떤 위험하고 아찔한 현실도 기쁘게 넘길 수 있으리라.

 

우리는 눈에 보이는 것만 믿으려 한다. 거센 파도를 타며 놀이 기구로 물 위를 이리저리 달리는 모습은 자주 본다. 그러나 물 위를 걸으신 예수님에 대해서는 여전히 경험으로도 상상도 못한다. 그러나 그분께서는 그 먼 물길을 분명히 걸으셨다. 마술사같이 걸으시면서 제자들을 다독이셨다.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도 물 위를 걸으시면서 이르신다.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라고. 이 예수님께서 내 안에 들어오시게끔 공간을 마련해 드리자. 물론 이웃에게도. 이렇게 그분 가까이 모시면서 양심성찰을 하면 그분께서는 우리가 해야 할 일, 나아가야 할 방향을 늘 일깨워 주시리라.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두려워하지 마라,호수,스타디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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